한 남자가 망치로 머리를 얻어 맞아 병원을 찾았다.
의사 : 아니 도대체 어떻게 망치에 머리를 맞게 된겁니까?
환자 : 약 7년전쯤 말이죠 우리 집 앞집에 글레머스한 미녀가 살고 있었어요.
그런데 어느날 밤 초인종이 울리길래 나가 봤더니 그 여자가 서있더군요.
절 보더니 와인 따개가 없어서 그러는데 빌려 줄수 있냐고 물어 보더라구요.
그래서 빌려줬죠. 그런데 또 한 십분쯤 있다가 그 여자가 또 찾아 왔어요.
이번에는 와인 잔을 빌려 줄수 있냐고 물어 봐서 저희 집에 있던 와인잔을 빌려 줬죠.
그리고 또 한 십분이 지나서 찾아 왔어요. 혼자 마시기 너무 적적해서 그러는데 듣기 좋은 음악 씨디 라도
있냐고 물어 보길래 아주 감미로운 음악 씨디 하나를 빌려 줬죠.
의사 : 아니 이보세요. 머리에 망치 맞은 얘기를 하라니까 갑자기 무슨 얘기를 하시는 겁니까?
환자 : 어제 집에 액자를 걸기 위해 망치질을 하다 그 여자가 정말 필요 한게 뭔지 제가
깨닭아 버렸거든요.
“너는 요즘 이상한 소리 못들어?” 라고 뜬금없이 미란이가 묻는거야?
뜬금없이 이상한 소리라니, 이 상황에서 니말이 더 뜬금없다.
“이상한 소리? 무슨 소리?” 내가 뜨아한 표정으로 되물었어.
그런데 내 대답에는 아랑곳 하지 않게 한참을 내 얼굴을 바라보더니 갑자기 일어 나는 거야.
“나 이제 갈게. 잘자”
그러고는 미란이는 자기 집으로 가버렸어.
아니 뭐 이런 쌍금탕 같은 상황이……..
이것저것 방을 다시 정리하고 나도 자려고 누웠는데 잠이 오겠어?
머리 속에는 오만가지 생각이 다들지.
이상하게 그런 오묘한 상황을 한번 겪고 나니까 미란이가 단순한 옆집 동갑 아이로 느껴지지 않는거야.
그 후 한동안 그 생각이 머리 속 에서 떠나지 않았지.
계속 그 상황이 생각나고 상상되고 상상은 또 꼬리에 꼬리를 물고 부풀어 오르고.
하여간 그 일이 있고 몇 일 정도 지났을거야.
그 날도 밤에 내방 책상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데 복도 쪽에서 뭔가 조그맣게 노래 소리가 들리기 시작 하더라구.
내방 창문이 아파트 복도 쪽으로 나있었거든.
처음에 누가 집에서 부르는 노래 소리가 울리는 거려니 생각하고 별 신경 쓰지 않고 있었는데 조금 지나자 ‘어? 이거 어디서 많이 듣던 멜로딘데?’ 라는 익숙함이 들더라.
‘어디서 들었지? 어디서 들었지?’ 라는 의아함이 들면서 노래 소리에 귀를 귀울이고 있다가
순식간에 온몸에 소름이 쫙 올라 왔어.
그 노래는 미루 엄마가 살아 계실 때 허밍으로 자주 불렀던 노래거든.
모짜르트 ‘편지 이중창’
저 노래가 쇼생크 탈출 교도소에 울려 퍼지는 노래로도 나왔었지.
그걸 깨닭는 순간 그간 여기저기 꾹꾹 눌러 담고 감춰놨던 공포감이 거대한 파도가 되서 날 집어 삼키는 거야.
미루엄마가 죽고 난 후에 그 노래를 누가 부르겠어? 흔하디 흔한 유행가도 아닌데 말이지.
미루엄마가 자살하고 난 뒤 악착같이 공포감에서 도망 쳤는데 그 노래 멜로디가 주술이 되서 내 안에 숨어 있던 모든 공포감을 뒤흔들어 깨워 놓은거지.
그날 그 더운 여름에 창문을 다 닫고 불 환하게 켜놓고 있다가 잠들었어.
어떤 공포감 이라도 어둠이 걷히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힘이 약해 지잖아?
그때도 그런 것 같아.
다음날 날이 밝으면서부터 진짜 내가 멜로디를 들었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결국 ‘에이 내가 무언가 잘못 들었겠지’ 라는 단순한 결론을 내버리고 있었던 거지.
여튼,
그때가 여름 방학 이었기 때문에
고3이니 당연히 여름방학 보충 수업을 갔다가 조금 일찍 집에 들어 온 날 이었어.
그 날 집에 가니 동네 아주머니들의 놀이터는 우리 집이 되어 있더라구.
미란이네 어머니도 우리 집에 와 계시고.
그런데 그 날은 분위기가 좀 이상 한거야.
보통 동네 아줌마들이 모이면 떠들썩 하잖아. 깔깔대고.
그런데 그날은 둥그렇게 둘러 앉아 머리를 맞대고 무슨 비밀 얘기하듯 속닥속닥 조용히 얘기들을 하고 계시더라.
그리고는 내가 들어가니까 하던 얘기들을 딱 멈추 시는거야.
그때는 그저 그려려니 했지.
동네 아주머니들 모여서 남 흉볼 때 많잖아.
그냥 또 다른 집 누구 흉보다가 내가 들어가니 말을 멈췄겠거니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어.
대충 다녀 왔다고 인사를 하고 내방에서 이것 저것 정리를 하고 있는데 미란이 동생 호진이가 내 방 창문으로 왔어.
“형, 집에 있었네 잘됐다.”
호진이는 미란이 동생이야.
아마 두살 어렸던 걸로 기억 하는데 얘도 형, 형 그러면서 나를 잘 따라 다녔었지.
“왜?” 내가 물어 봤어.
“아니 나 지금 친구 만나러 나가야 되는데 누나가 자꾸 나가지 말래잖아. 그래서 형 집에 있으면 좀 불러 달래 혼자 있기 무섭다고”
아니 무슨 말 만한 처녀가 벌건 대낮에 뭐가 무섭다고.
평소 같았으면 별 생각 없이 갔을 테지만 며칠전 일 때문에 조금 망설여 지더라구.
머랄까,
내가 혼자 이상한 생각을 했던건 아닐까 하는,
왜 그런거 있잖아 이상한 상황에 혼자 도취되어 있다가 정신을 퍼뜩 차리고 난 후 밀려드는 민망함, 죄책감 같은거.
“야 이렇게 밝은 대낮에 뭐가 무섭대?”
“아, 몰라 또라이 같은게. 형 우리 집에 좀 가줘라 부탁할게, 나 벌써 약속 많이 늦었단 말이야” (남매 맞구나-_-)
그래서 내가 알았다 그랬어.
“어, 형 고마워.”
그러더니 자기 집앞으로 가서 큰소리로 미란이 한테 말하더라
“hyundc형 집에 있어. 와 준대, 난 나간다” (제기랄 닉을 개떡 같이 만들어 놨더니 이런 개떡 같은 상황이)
그러더니 득달같이 달려 나가 더라구.
대충 옷갈아 입고 10분쯤 후에 미란이네 집으로 갔을거야.
그때 미란이 엄마는 우리 집에서 놀고 있었고 대 낮이었고, 이상한 생각을 할 상황 자체도 아니니까 그저 별 생각 없이 갔어.
너털너털 미란이네 집으로 들어 갔는데 아무도 없는 거야.
‘머야? 미란이 혼자 있대더니 왜 아무도 없어?’ 라고 생각 하는데 욕실에서 물 소리가 나더라구.
“야 너 안에 있어?” 라고 물으니 안에서 미란이 목소리가 나더라.
“응 왔어? 나 샤워 하고 있으니까 마루에서 놀고 있어”
아니 얘는 사람을 불러놓고 왜 샤워를 하고 난리야? 라고 생각하고 마루에 앉아 있었지.
그런데 또 그런 상황이 되다 보니 며칠전 있었던 일과 연계 선상으로 이어져서 머리속이 복잡해 지더라구.
그때 욕실에서 물소리가 그쳤어.
그러더니 갑자기 욕실 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라.
다 씻었나? 라는 생각에 고개를 돌리려는데 미란이가 그러더라구
“야 나 아무것도 안 입고 있으니까 고개 돌리지마”
코피 쏟을뻔 했어.
진짜 뒤돌아 앉아 있는 상태에서 돌부처 처럼 몸이 딱 굳더라구.
무….물론…다..다른게 굳은건…에헴…..
그런데 웃기는게 내가 욕실을 등지고 앉아 있고 내 앞으로 브라운관 티비가 있었거든.
그 티비로 미란이 실루엣이 적나라 하게 비추는 거지.
이건 국가 핵 재난 보다 더 위급한 재난이야.
미란이네 엄마도 장난이 심하셔서 그 당시에 호진하고 내 나이를 ‘지나가는 여자 치마만 봐도 설 나이’ 라는 말 장난을 곧 잘 하셨는데 (그 당시 동네 아줌마들이 짖궃은 장난을 많이 치셨어) 이건 지나가는 여자의 치마 차원이 아니잖아?
그런 상태니 이젠 움직 일래야 움직 일수가 없는 상황이 된거지.
고개를 돌리면 뒤에 미란이가 다 벗고 있고, 앞을 보자니 티비에 실루엣으로 다 비추고
난 누구? 여긴 어디? 상태에서 ‘딱’ 꽂꽂히(응?) 얼어 있는데 얘가 웃기는게 내 뒤에서 지 옷 찾으러 다닌다고 홀딱 벗은채로 막 걸어 다니면서 나한테 깔깔거리면서 이런저런 농담을 하는거야.
‘애는 테레비에 비춘 다는걸 모르나? 모르니까 저러겠지? 아니 지네 집인데 모를수가 있나? 아님 내가 가족 같나? 그럼 이건 근친상…..아 이건 아니고, 내가 우습나? 근데 정말 잘 성장해 주었구……아, 이것도 아니고’ 뭐 이런 개떡 같은 온갖 생각이 드는데 테레비 속 화면이 뭔가 이상 한거야?
미란이는 내 뒤에서 욕실과 자기 방을 왔다갔다 하고 있는데 욕실에 아직도 누군가 있는 것 처럼 보이더라구.
‘지금 욕실에 서있는 사람은 누구지?’ 라는 생각이 들었어.
미란이가 누구랑 같이 욕실에서 샤워를 했을리는 없고 근데 분명 저거 지금 사람이 서있는거 아닌가?
그래서 내가 등돌린 채로 미란이 한테 말했지.
“집에 다른 사람 또 있어?”
“아니 너랑 나 밖에 없는데”
아주 쿨하게 대답하는데 소름이 오싹 돋는거야.
“야 나 우리 집에 가있을 테니까 너도 우리 집으로 와” 그러고는 나는 바로 밖으로 나와 버렸어.
내 방으로 와서 이래저래 쿵쾅거리는 마음을 진정 시키고 있는데 너무 무서운 거야.
분명히 그건 사람 실루엣이 분명 했거든.
그때 아마 그 동안 있었던, 혹은 부정 하고 싶었던 여러가지 공포감이 겹겹이 쌓여서 밀어 닥쳤던 것 같아.
안절 부절 못하고 있는데 미란이가 내 방 창문으로 오더라.
근데 외출 하는 차림인거야?
“너 어디 가?”
“응 그냥 독서실 가서 공부 하다 오려고”
엥? 미란이 얘가 독서실도 다녔나? 싶더라구.
“그래? 그래 그럼 잘 다녀와” 라고 말했는데 미란이가 그런다.
“근데 나 이따 한 열시쯤 들어올 생각인데 열시에 아파트 앞으로 나 좀 마중 나와 줘라. 호진이는 오늘 친구 집에서 자고온대”
“마중? 열시에? 어….그래 아…알았어”
그리고 미란이는 나가더라.
그 때 핸드폰 같은게 있었던 시기가 아니니까 나한테 미리 그렇게 얘기를 하고 나간거야.
그러고 나서 혼자 방에 있는데 오후 내내 심란 한거야.
아까 미란이네 집에서 본 어딘가 익숙한 그 실루엣에 대한 공포감과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하기 힘든 미란이의 행동들이나 그런 일련의 일들로 머리가 멍 해지 더라구.
지금 나이에 그런 일들이 일어 난다면 어떤 시그널 인지, 혹은 어떤 상황인지 바로 느낄수 있을 텐데 말이지.
어린 나이의 남자들이란 정말 멍청한 애송이들 이거든.
나 역시 그 중에 한 부류 였고.
끼리끼리 모여서 다 큰 척, 성인인척 해 봐야 또래 여자들에 비하면 덩치만 커진 꼬꼬마니까 머.
그렇게 밤이 돼서 미란이 마중을 나갔어.
놀이터 그네 의자에 앉아 삐걱 대고 있는데 한 십분정도 지나니까 미란이가 오더라.
미란이를 픽업하고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이런저란 농담을 하고 있는데 얘가 조금씩 나한테 가까이 온다는 느낌이 들더라구.
어떻게 느꼈냐 하면,
샴푸 냄새가 나는거야.
엘리베이터가 와서 내가 먼저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 갔는데 갑자기 얘가 뒤에서 따라 들어 오면서 내 팔뚝을 잡고 따라 들어 온다.
속으로 생각했어 ‘팔짱을 끼려면 팔짱을 끼던가 이건 머야?’
암튼, 우리는 우리 층에서 내려서 복도를 걷고 있는데 미란이가 나한테 그러는 거야.
“너 언제 잘거야? 지금 잘건 아니지?”
“나? 난 좀 늦게 자겠지. 왜?”
“그래? 그럼 내가 이따 니 방으로 놀러 갈게, 자지 말고 기다리고 있어.”
3편에서 계속.........
이러다 야설작가로 등극할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