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군대 후임이 입대 전 겪었던 일입니다.
인천에 사는 그 후임은 저보다 한 살이 많습니다. 군생활을 FM으로 잘 하고, 말도 재밌게 잘 해서 인기가 많았었죠.
인천 까르푸 근처에 살았었다는데, 어느 날 꿈을 꾸었답니다.
꿈에서는 어머니와 함께 까르푸에서 장을 보고 오던 길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께서 잠시 들를 데가 있다시며 같이 가자고 하셨답니다.
어머니와 가던 길을 바꿔 지하도로 내려섰는데, 지하도 반대편 입구 쪽에 야구모자를 푹 눌러쓰고 뒷짐을 진 사내가 서 있었다는군요.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어서 어머니에게 다른 길로 돌아서 가자고 했답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이 길이 제일 빠른데 무슨 말이냐고 하셨고 할 수 없이 긴장을 하며 지하도를 걸어갔답니다.
중간 즈음 가자 야구모자를 쓴 사내도 발을 떼어 천천히 다가오더니 뒷짐을 진 손에서 식칼을 빼 들어 제 후임과 그 어머니에게로 달려들었답니다.
여기서 꿈을 깬 제 후임은 불안했지만 괜히 걱정하실 것도 같고, 아예 믿지 않으실 것도 같아서 어머니께는
말씀드리지 않았답니다. 단순한 악몽으로 끝나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했었나 봅니다.
그런데 다음 날 어머니와 함께 장을 보고 오는 길에 꿈에서처럼 잠깐 들를 곳이 있다고 하셨답니다.
꿈 생각이 난 후임은
"이 지하도 말고 저 쪽으로 가면 안되나요?"라고 말씀드렸지만, 어머니는 돌아서 가기 싫으시다며
지하도로 내려가셨답니다.
할 수 없이 따라 내려간 제 후임은 지하도 반대편에 꿈에서 본 야구모자를 쓴 사내가 서있는 모습을 보고
순간 소름이 쫙 돋았답니다.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 제 후임은
"엄마! 뛰어!"라고 외친 후
앞 서 가시는 어머니의 손을 잡고 밖으로 달렸답니다.
달리면서 뒤를 돌아보니 그 사내는 당황한 듯 식칼을 꺼내들고 조금 쫓아오다가는 포기하고 반대편으로 달아났답니다.
어머니께서도 목격을 하셨기 때문에 바로 경찰서에 신고를 했지만, 경찰들이 일대를 수색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범인은 잡지 못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