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그 친구 주위로 벌떼처럼 모여들었어.
다친 얘기 들으러 말야.
녀석은 무슨 전쟁 무용담이라도 되는양 침을 튀기며 설명을 했어.
빨간 자전거를 타고 신나게 밟았다고 해.
집에가서 노트 들고 나올 시간은 충분하겠더래.
그렇게 학교서 집 중간쯤 갔는데 멀리서 택시 한대가 오는게 보이더래.
그건 뭐 그냥 옆으로도 길이 충분하니 신경도 안썼는데,
갑자기 핸들이 뻑뻑해 지더란거야.
그리고는 핸들이 택시 방향으로 틀어지며 움직이질 않터래.
누가 자기 팔을 움직이지 못하게 잡고 있는것 처럼 팔도 안 움직이더래.
그렇게 당황 해선 어어 하는 사이 택시랑 정면으로 부딪치고 말았다고 해.
다행히 택시도 친구를 발견하곤 급히 섰기에 거의 자기가 택시를 때려 박은게 되었지.
그 충격으로 몸이 떠서 바닥에 부딪치며 오른팔이 부러졌고,
다행히 다른곳은 충격 받은 곳이 없어 말짱하더래.
기사님은 놀라 애를 급히 병원으로 데려갔고
학교에도 연락이 와선 담임 선생님이 병원에 가선 애를 데려오신거 였어.
그 와중에 빨간 자전거는 택시를 받아 앞 바퀴가 좀 휘긴 했지만
기사 아저씨가 실어다 주시는 바람에 학교로 돌아왔어.
그때 없애 버렸어야 했는데......
학교로 다시 돌아온 자전거는 다시 자전거 주차장 한 구석을 차지해.
그리곤 언제나 처럼 항상 아침이면 발랑 쓰러져 있었어.
그 일이 있고 한동안 지난후,
2번째 사고가 터지고 말았지.
2번째 사고는 내가 직접 목격 했어.
남자 애들,
특히, 그 또래 남자 애들은 엄청난 말썽 꾸러기들이야.
사방 팔방 돌아 다니면서 뭐 껀수 없나 눈이 반짝반짝 하거든.
하루는 점심시간에 놀던 애들이 그 자전거로 내기를 한거야.
이미 앞바퀴가 찌그러져선
정상적인 직선 운동이 불가했던 자전거를 누가 안 넘어지고 더 멀리까지
몰고가냐 하는 내기를 지들 끼리 붙었어.
나야 당연히 안 했지 미쳤나? 난 구경만..ㅋㅋ
한참 열심히 놀고 있었는데 뜨악!!!! 했어.
언제 나타났는지 그 영가가 나타나선
자전거 타는 애들을 무서운 눈으로 쏘아보고 있었어.
그러다가 그때 자전거 타고 있던 친구에게 달려들어 밀어 버리더라구.
난 위험하다고 소리쳤었는데 이미 늦었어.
친구는 넘어져 버렸고 이번엔 다리가 부러져 버렸어.
나중에 친구들이 어찌 알고 소리쳤냐고 묻길래
위태위태 해보여서 그랬다고 하곤 말았지.
귀신이 무서운 얼굴하고 밀더란 얘긴 못하니까.ㅋㅋㅋ
친구들이 무당해도 되겠다고 했는데...
차라리 그럴 능력이나 되면 확! 그냥! 막! 후악!!!!! 어휴....속 터져....ㅠㅠ
한반에 부상자가 2이나 생겼어.
팔 뿌러진 놈, 다리 뿌러진 놈.
우리 쌤 교장 쌤 한테 한소리 들으신거 같더라.
애들 안전관리 못했다고.
인상 팍 쓰고 다니시는게.
내가 지나가는 말로 우리 쌤 코를 팍! 찔렀어.
아무도 부주의 한거만 생각하고 자전거 때문인건 생각을 안해서 말야.
"선생님! 자전거 주차장에 있는 못 쓰는 임자 없는 자전거는 다 없애죠?
보기도 안좋고 또 위험도 하고.....애들도 다 저 자전거 타다가 다친건데......"
우리 쌤 눈이 반짝 했어.
그리곤 담날 교무회의서 얘길 했나봐.
교쌤이 방송으로 임자 있는 자전거는 그날 저녁까지 다 치우라고 명령하시고
밤에 동네 고물상 아저씨가 리어카로 임자 없는 자전거 다 실어 가셨어.
10대쯤 되었지 아마?
빨간 자전거도 함께......
자전거 치우고 나중에 그 자전거 사연도 알게 되었어.
부활동 같이 하던 3학년 선배형이 안그래도 찜찜 했는데
잘 치웠다고 하시길래 무슨 일이 있냐고 물었는데
그 자전거는 3학년 선배형도 입학 할때 부터 있었던거라며
자기 입학하기 1년전인가 2년전.
그러니깐 나보단 한 4-5년 선배가 한명 계셨는데
그 자전거 주인 이었다고해.
항상 그 자전거로 등하교를 했었다는데
하루는 학교에 등교해선 수업중에 학교에서 쓰러져 버렸다고 해.
그리곤 바로 병원으로 옮겨졌는데
몰랐었는데 심각한 병이 있었다고 하더라구.
소문으로는 급성 백혈병이란 얘기도 있고
갑자기 심장이 나빠졌단 얘기도 있었는데
그 선배는 병원에서의 오랜 투병생활끝에
다시는 학교로 돌아오질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고해.
그때 남겨진 자전거는 집에서 찾아가지 않아 그냥 학교에 방치되어 있던거였어.
처음엔 좋았겠지만 아무도 죽은 사람 물건이라 꺼림칙해서 건딜질 않았던건데
세월이 흐르고 낡아 버린만큼 기억도 지워져 조심을 안한거 같아.
그 선배는 아마 그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가던 꿈을 꿨던건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