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1

갓서른둥이 작성일 14.11.05 20:4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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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고 에고...

미이라 얘기 하느라고 너무 오랫동안 스맛을 봤더니 지금도

눈이 아픕니당 ^^


오늘은 긴 얘기 말고 짧은거, 진짜 짧은 걸로.....

하다보면 또 길어질까 겁나....ㅋㅋ



오늘의 얘기는 흔하디 흔한 얘기야.

어릴때 우리 동네에 있던 빈집 얘기.


나 서울 살던 초딩시절 우리 집 가는 길에 있던 조그만 단독주택

에서 일어났던 일이거든.


우리 집도 그런 집 이었고 그 동네 집들이 거의 그런 형태였어.

보통 방 2,3 부엌, 거실 조그만 마당.


나, 단독 살던 남자야.

못사는 동네....ㅋㅋ

우리 학교 등교길에 있던 그 집이 언젠가 부터 빈집이 되었어.

무슨 사고가 있었던건 아니였던거 같고 아마 빚때문에

그집 가족들이 야반 도주를 했나 그럴거야.

사람들이 몇씩 찾아오고 그 집앞에서 막 큰 소리로 욕도하고

화풀이로 대문도 때려 부수고 했거든.


우리 집에서 얼마 안 떨어진 집이었는데 사람이 안 사는데다

대문까지 부셔지다보니 급격히 폐가가 되어 가더라구.


몇개월이 흘러 한 여름을 나고나니 어디다 내놔도 손색이 없을

폐가의 위엄을 갖추었어.

집 하나 훅 가는거 금방이더만.


그런 집이 대부분 그렇틋 그집도 그 동네 공부 싫어 하고

말 ㅈㄴ게 안 듣는 소위 불량 횽아들의 아지트가 되었어.

때론 일탈의 장소로 횽아,누나들의 미팅 룸이 되었고,때론

가출한 이나라의 새싹들의 하룻밤 합숙소가 되기도 한

그집은 항상 본드와 부탄을 부는데 사용한 검정봉지와 빈 가스캔이 어지럽게 굴러 다녔지.

내가 예전 글 에서도 여러차례 얘기 했지만 집은 사람이 살지

않으면 그게 폐가야.

산 사람 피해서 귀신 꼬이기 마련이야.

산 생물이 아닌 무생물인 집은 거기 사는 사람을 통해

온기와 생기를 얻어.

그래서 사람이 떠나면 급격히 기운을 잃어 그런 생기를 싫어하는

귀신들이 터 잡고 사는거야.


그 집은 급기야 일부 간땡이 부은 횽아들이나 범죄자만이 찾는

명소가 되었지.


매일 지나다니는 나는 처음엔 좀 꺼려지는 정도 였는데

나중엔 쳐다보기도 싫을 만큼 무서워졌어.

그러다 어느 날 기어이 사단이 일어났어.


아침에 언제나처럼 밥 먹고 씩씩하게 학교를 가려고 집을 나섰는데

그 집앞에 이른 시간 인데 사람들이 모여서 쑤근대고 있었어.

난 너무 궁금 했지만 지각하면 혼나니까 일단 학교를 갔어.

학교가 동네다보니 학생들도 다 동네 사람들 이었는데

등교를 했더니 우리집 근처가 집인 친구가 나한테 묻더라구.

''둥이야! 너 새벽에 들었어? ''

모두가 잠든 고요한 새벽에 그 빈집쪽에서 전설의 고향 소리가

났대.....비명소리 말야.

친구도 더 이상은 모르겠다고 하는거야.

말을 꺼내질말지.

내 성질 알면서...

그날 하루종일 궁금해서 아무거도 못하고 있다가 학교가

파하자 마자 정보 수집을 위해 동네로 뛰어갔어.

이모네 집도 안 들리고 말야.

내가 이모네 집을 안들리는 날은 1년에 손으로 꼽았거든.

갔더니 역시 내 짐작대로 정보의 보고인 동네 아줌마들이 모여서

수다를 떠시는 중 이었어.

분명 그 일에 관해선거 같았어.

내가 어릴땐 거의 맬빵바지를 좋아해서 그걸 많이 입었거든.

난 닌자로 변신해선 바퀴벌레처럼 사사삭 아줌마 뒤에 숨었어.

그리곤 멜빵바지 앞주머니에 손을 찔러넣고 엿듣기 시작했어.

겨우 아줌마들 허리에도 못 미칠 꼬마라 아무도 모르더라.ㅋㅋ

워낙 여러분이 얘기하셔 헷갈렸지만 정보를 분석한 결과는

이랬어.

그날밤 새벽 3시경 고요한 밤에 그집쪽에서 찢어지는 비명소리가

들렸다고 해.

그때까지 깨 있던 사람들과 그 소리에 깬 사람들이 파출소에

신고를 했었나봐.

잠시후 경찰이 오고 혹시 범죄가 발생했을지 몰라 렌턴을 켜고

긴장해서 그 집을 수색하는데,

가출 청소년으로 보이는 남자 아이 3명이 하나는 거실에

둘은 방에 기절해서 쓰러져 있었다고 해.

경찰 아저씨들이 억지로 정신이 들게 깨워선 파출소로 데리고

갔는데 눈이 풀려선 한동안 덜덜 떨기만하고 말을 못하더래.

시간이 좀 지나고 진정이 좀 된후 얘길 하더래.

그 집에서 귀신을 봤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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