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여사'S STORY.3

갓서른둥이 작성일 14.11.12 0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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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살짜리가 그 산중에 혼자 무슨 수로 살아남겠어?

몇날을 빈집에서 혼자 살은 이모는 드디어 큰 결심을 했어.

서울로 가기로.....

서울 가서 말로만 들은 식모 살이를 해도 혼자몸, 충분히 살수는

있겠더래.


이모는 다음날 개나리 봇짐을 지고 슬픈 기억만이 있던 그 집을

영원히 떠났어.

지금이야 길이라도 좋치.

이모는 꼬불 꼬불한 산길을 걸어 걸어 서울로 향했어.

차도 별로 없지만 차비라도 있어?

11살 굶주린 소녀가 목숨을 걸고 춘천서 서울까지 길을 나선거야.


길에서 배가 너무고파 몇번을 정신을 잃고 쓰러졌단다.

그리고 다시 정신이 들면 길을 나서고...

그렇게 몇일을 가다가 어느 날 한 민가를 만났다고해.

이모는 한 발자국도 더 걸을 힘이 없어 그 농가를 찾았대.

그리고 구걸을 한거야.

뭐라도 좋으니 먹을거 좀 달라고.

그 농가 안 주인은 이모를 아무말도 없이 쳐다보더니

방에 들이곤 감자가 잔뜩 든 감자밥 한 그릇과 간장과 김치를

내왔다고 해.

이모가 지금도 얘기 하시는 이모 인생에 가장 맛있었던 음식이야.

이모나 나나 감자를 참 좋아하거든.

난 분이 폴폴 나는 파삭한 감자를 정말 좋아해.

그래서 어릴때도 지금도 내가 가면 이모가 간식으로 감자를

많이 쪄주시거든.

이모랑 밥을 먹으면 감자밥을 많이 해먹었어.

근데,

감자밥을 하면 꼭 이모는 내겐 국이며 계란 후라이, 고기나

생선을 해주셨는데 이모는 항상 간장과 김치만으로

맛있게 식사를 하곤 하셨는데 어느 날 궁금해서 질문을한 내게

저 얘길 해주셨지....잉소가 아는 세상에서 젤 맛난 음식이라며.

내겐 그냥 맛맛으로 먹는 간식일뿐인 감자가 이모에겐

생명인거야.

감자를 먹으면 생명을얻는 느낌 이시라며. ㅜㅜ

아주머니는 자기네도 형편이 너무 안 좋아 누굴 먹일 여력이

없지만 이모를 보는 순간 내가 쫓으면 얘는 죽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시더래.

이모는 그집의 호의로 밥도 먹고 따뜻한 방에서 하룻밤 푹 자고는

다음 날 일찍 다시 길을 나서셨대.

아주머니가 싸주신 소금 간을한 감자밥 두덩이를 보물처럼

품에 꼭 안고서 말야.


그 두덩이의 식은 감자밥을 아끼고 아껴 먹으시며 또 몇날을

걷고 걸어 기어이 서울로 가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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