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이 많은 음식점

국산배추 작성일 15.02.04 10:34:16
댓글 1조회 4,535추천 5
두 젊은 신사가 완전히 영국 병정의 모습을 하고, 번쩍거리는 총을 메고 백곰 같은 개를 두 마리 데리고 아주 깊은 산속의 나뭇잎이 바삭거리는 곳을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걷고 있었습니다.
"원래 이 근처의 산은 형편없어. 새고 짐승이고 한 마리도 없다니까. 무엇이든 상관없으니까 빨리 탕탕 하고 해보고 싶은데 말이야. "
"사슴의 노란 옆구리짝에 두세 발 먹여주면, 아주 통쾌할 거야. 뱅뱅 돌다가 쿵하고 쓰러지겠지. "
그것은 어지간히 깊은 산속이었습니다. 안내해 온 전문 사수도 조금 갈팡질팡하다 어디론가 가 버렸을 정도의 깊은 산속이었습니다.
게다가 산이 너무 무서워서 그 백곰 같은 개가 두 마리 모두 현기증을 일으켜 잠시 으르렁대다가 거품을 물고 죽어버렸습니다.
"실로 나는 2,400엔을 손해 보았군." 하고 한 신사가 그 개의 눈꺼풀을 잠시 뒤집어 보고 말했습니다.
"나는 2,800엔을 손해 보았어." 하고 다른 한 사람이 억울한 듯이 머리를 숙이며 말했습니다.
처음의 신사는 조금 얼굴색을 찌푸리고 물끄러미 또 한 신사의 얼굴을 보면서 말했습니다.
"나는 그만 돌아가려고 해."
"글쎄, 나도 마침 춥기는 하고 배는 고파오고 해서 돌아가려고 해."
"그러면, 이것으로 끝내지. 뭐, 돌아가는 길에 어제 숙소에서 산새를 십엔 어치쯤 사 가지고 가면 되지."
"토끼도 나와 있더군. 그렇게 하면 결국 마찬가지야. 그러면 돌아가지."
그런데 정말 난처한 것은 어느쪽으로 가면 돌아갈 수 있는 건지 도대체 짐작이 가지 않았습니다.
바람이 쌩하고 불어오고, 풀은 쏴아쏴아, 나뭇잎은 바삭바삭, 나무는 덜컥덜컥 울렸습니다.
"너무 배가 고파. 아까부터 옆구리가 아파 죽겠어."
"나도 그래. 이제 더 이상 걷고 싶지 않아."
"걷고 싶지 않아. 아아 큰일났군, 뭔가 먹고 싶어."
"정말 먹고 싶군."
두 신사는 쏴아쏴아 우는 억새풀 속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 때 문득 뒤를 보니, 훌륭한 한 채의 서양식 집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현관에는
RESTAURANT
서양 요리점
WILDCAT HOUSE
들고양이 집

이라는 문패가 걸려 있었습니다.
"여보게, 마침 잘됐군. 여기는 이렇게 제법 개발되어 있네, 들어가지 않겠나."
"아니, 이런 곳에 이상하군. 하지만 어쨌든 뭔가 식사가 가능하겠지."
"물론 가능하지. 간판에 저렇게 써있지 않은가."
"들어가지. 나는 이제 뭔가 먹고 싶어서 쓰러질 지경이야."
두 사람은 현관에 섰습니다. 현관은 하얀 도자기 기와로 만들어져 정말 멋집니다. 그리고 유리로 된 여닫이문이 있고, 거기에 금색 글자로 이렇게 쓰여 있었습니다.
(누구든 부디 들어오십시오. 결코 사양하실 필요없습니다.)
두 사람은 거기서 매우 기뻐서 말했습니다.
"이거 어떻게 된 거야, 역시 세상은 멋지군, 오늘 종일 힘들었지만, 이번에는 이런 좋은 일도 있다. 이 집은 음식점이지만 공짜로 대접한다잖아."
"정말 그런 것 같군. 결코 사양하실 필요없습니다라는 것은 그런 의미다."
두 사람은 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거기는 바로 복도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 유리문 뒤쪽에는 금색 글자로 이렇게 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뚱뚱한 분이나 젊은 분은 대환영입니다. )
두 사람은 대환영이라고 하므로 더욱 기쁩니다.
"여보게, 우리는 대환영에 해당하는 거야."
"우리는 양쪽 다 겸하고 있으니까."
성큼성큼 복도를 따라가니, 이번에는 물색 페인트 칠을 한 문이 있었습니다.
"참 이상한 집이다. 어째서 이렇게 문이 많은 걸까."
"이것은 러시아식이야. 추운 곳이나 산속은 모두 이렇지."
그리고 두 사람이 그 문을 열려고 하자, 위에 노란 글씨로 이렇게 쓰여 있었습니다.
(당점은 주문이 많은 음식점이므로 부디 그 점은 양해해 주십시오.)
"왜 으리으리하군. 이런 산속에서. "
"그야 당연하지. 보게, 도쿄의 큰 음식점도 대로변에는 적잖아. "
두 사람은 말하면서 그 문을 열었습니다. 그러자 그 뒷쪽에,
(주문이 퍽 많겠지만 부디 하나하나 참아 주십시오.)
"이건 도대체 무슨 소리야." 한 신사는 얼굴을 찡그렸습니다.
"음, 이것은 분명히 주문이 너무 많아서 준비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양해해 주십시오, 이런 뜻이야."
"그렇겠지. 빨리 어딘가 방안에 들어가고 싶군."
"그리고 테이블에 앉고 싶어. "
그런데 아주 성가시게도 문이 또 하나 있었습니다. 그러고 그 옆에 거울이 걸려 있고 그 아래에는 긴 자루가 달린 브러시가 놓여 있었던 것입니다.
문에는 빨간 글씨로,
(손님 여러분, 여기서 머리를 단정히 하고, 그리고 신발의 흙을 털어 주십시오. )
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이건 아주 지당해. 나도 아까 현관에서 산속이라고 깔보았었어."
"예절이 엄격한 집이다. 분명히 훌륭한 사람들이 자주 올 거야."
그래서 두 사람은 깨끗이 머리를 빗고 신발의 흙을 털었습니다.
그러자 어찌된 일입니까. 브러시를 탁자 위에 놓자마자 그것이 뿌옇게 흐려지며 사라지고, 바람이 쉬익 방안으로 들어왔습니다.
두 사람은 깜짝 놀라 서로 바짝 달라붙어, 문을 쾅 열고 다음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빨리 뭔가 따뜻한 것이라도 먹고 기운을 북돋워 두지 않으면, 이제 터무니없는 일을 당하고 말 거라고 두 사람 모두 생각한 것이었습니다.
문 안쪽에 또 이상한 것이 쓰여 있었습니다.
(총과 탄알을 여기에 놓아 두십시오.)
보니 바로 옆에 검은 탁자가 있었습니다.
"그래, 총을 가지고 음식을 먹는 법은 없지."
"아니, 어지간히 훌륭한 사람들이 끊임없이 오는 거야."
두 사람은 총을 끄르고, 혁대를 풀어 그것을 탁자 위에 놓았습니다.
또 검은 문이 있었습니다.
(부디 모자와 외투와 구두를 벗어 주십시오.)
"어쩌지, 벗을까 ? "
"하는 수 없지, 벗자. 분명히 상당히 훌륭한 사람인 거야, 안에 와 있는 사람은."
두 사람은 모자와 오버코트를 못에 걸고, 신을 벗고 철떡철떡 걸어서 문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문 안쪽에는,
(넥타이핀, 커프스 버튼, 안경, 지갑, 기타 금속류, 특히 뾰족한 물건은 모두 여기에 놓아 두십시오.) 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문 바로 옆에는 검은 칠을 한 훌륭한 금고도 어김없이 문이 열린 채 놓여 있었습니다. 열쇠까지 딸려 있었던 것입니다.
"아하, 어떤 요리에 전기를 사용하는 모양이군. 금속은 위험하지. 특히 뾰족한 것은 위험하다고 그러는 거겠지."
"그렇겠지, 그렇다면 계산은 돌아가는 길에 여기서 지불하는 걸까?"
"아무래도 그런 모양인데."
"그래. 분명히. "
두 사람은 안경을 벗고, 커프스 버튼을 풀고 하여 모두 금고 안에 넣고 찰칵 자물쇠를 잠그었습니다.
조금 가니 또 문이 있고, 그 앞에 유리 항아리가 하나 있었습니다. 문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습니다.
(항아리 안의 크림을 얼굴과 손발에 모두 발라 주십시오.)
보니 분명히 항아리 안의 것은 우유 크림이었습니다.
"크림을 바르라는 것은 어째서이지?"
"이건 말이야, 밖이 무척 춥잖아. 방안이 너무 따뜻하면 살갗이 트니까, 그 예방인 거야. 아무래도 안에는 굉장히 훌륭한 사람이 와 있어. 이런 데서 뜻밖에 우리들은 귀족과 사귀게 될지도 몰라."
두 사람은 항아리의 크림을 얼굴에 바르고 손에 바른 후 양말을 벗고 발에 발랐습니다. 그래도 아직 남아 있었으므로 그것은 두 사람 모두 각각 몰래 얼굴에 바르는 척하면서 먹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급히 서둘러 문을 열자, 그 뒤쪽에는,
(크림을 잘 발랐습니까, 귀에도 잘 발랐습니까?) 라고 써 있고, 작은 크림병이 여기에도 놓여 있었습니다.
"그렇군, 나는 귀에는 바르지 않았어. 하마터면 귀가 틀 뻔했다. 여기 주인은 정말 용의주도하군."
"그래, 세심한 곳까지 잘 생각이 미치는군. 그런데 나는 빨리 뭔가 먹고 싶은데 말이야, 아무래도 이렇게 끝없이 복도여선 어찌 해볼 도리가 없군. "
그러자 바로 그 앞에 다음 문이 있었습니다.
(요리는 이제 곧 됩니다.
15분만 기다려 주시면 됩니다.
곧 드실 수 있습니다.
빨리 당신 머리에 병안의 향수를 잘 흔들어 뿌려 주십시오.)
그리고 문앞에는 금빛으로 번쩍이는 향수병이 놓여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그 향수를 찰싹찰싹 뿌렸습니다.
그런데 그 향수는 왠지 식초 같은 냄새가 나는 것이었습니다.
"이 향수는 이상하게 식초 냄새가 난다. 어떻게 된 거지?"
"잘못된 거야. 하녀가 감기라도 걸려 실수로 넣은 거겠지."
두 사람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문 뒤쪽에는 커다란 글씨로 이렇게 쓰여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주문이 많아 번거로우셨죠. 죄송합니다.
이제 이것뿐입니다. 부디 몸전체에 항아리 안의 소금을 많이 잘 문질러 주십시오. )
과연 멋진 파란 도자기로 된 소금병이 놓여 있었지만, 이번만은 두 사람 모두 섬뜩하여 서로 크림을 잔뜩 바른 얼굴을 쳐다보았습니다.
"아무래도 이상하군. "
"나도 이상하다고 생각해. "
"많은 주문이라는 것은 저쪽에서 이쪽으로 주문하는 거잖아."
"그러니까, 서양 음식점이란 건, 내가 생각하는 바로는 서양요리를 온 사람에게 먹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온 사람을 서양요리로 해서 먹어치우는 집이다, 이런 말씀이야. 이것은, 그, 결, 결, 결국 우, 우, 우리들이‥‥‥‥ 와들와들와들 떨리기 시작하여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었습니다.
"저기, 우, 우리들이‥‥‥‥우와악." 부들부들 떨려와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었습니다.
"도망‥‥‥." 덜덜 떨면서 한 신사는 뒷문을 밀려고 했지만, 이게 어찌된 일입니까? 문은 이제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안쪽으로는 아직 문 하나가 더 있었는데, 커다란 열쇠구멍이 두 개 나 있고, 은색 포크와 나이프 모양이 잘려나와 있었는데,
(이거, 정말 수고 하셨습니다.
매우 훌륭히 만들어졌습니다.
자, 어서 안으로 들어오십시오.)
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게다가 열쇠구멍에서는 힐끔힐끔 두 개의 파란 눈동자가 이쪽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우와." 와들와들와들. "우와." 와들와들.
두 사람은 울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문안에서는 소곤소곤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틀렸어. 이제 알아차렸어. 소금을 문지르지 않을 것 같은데."
"당연해. 두목의 문장이 형편없었거든. 저쪽에, 여러가지 주문이 많아서 번거로우셨죠, 수고 하셨습니다, 따위의 어리석은 말을 써놓았잖아."
"어느쪽이든 좋아. 어차피 우리들에게는 뼈다귀도 나누어 주지 않으니까. "
"그건 그래. 하지만 만일 이쪽으로 저 녀석들이 들어오지 않으면 그건 우리들 책임이야. "
"불러 볼까, 불러 보자, 어이 손님들, 빨리 오세요. 오세요. 오세요. 접시도 씻어 놓았고, 채소잎도 벌써 소금에 잘 주물러 놓았습니다. 다음은 여러분과 채소잎을 잘 섞어 새하얀 접시에 올려놓는 일뿐입니다. 빨리 오세요. "
"헤이, 보세요, 오세요. 혹시 샐러드는 싫어하세요? 그러면 지금부터 불을 지펴 프라이로 해드릴까요? 어쨌든 빨리 오세요."
두 사람은 너무 상심하였으므로 얼굴이 마치 꾸깃꾸깃한 휴지처럼 되어 서로 그 얼굴을 바라보고 부들부들 떨며 소리도 없이 울었습니다.
안에서는 쿡쿡 웃으며 다시 소리치고 있습니다.
"오세요, 보세요. 그렇게 울면 기껏 바른 크림이 흘러내리잖아요. 헤이, 이제 곧 가지고 갑니다. 자 빨리 오세요."
"빨리 오세요. 두목이 벌써 냅킨을 두르고, 나이프를 들고 혀로 입술을 핥으며 손님들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두 사람은 울고 울고 울고 또 울었습니다.
그때 뒤에서 갑자기, "컹컹, 으르렁"하는 소리가 나며, 그 백곰 같은 개가 두 마리, 문을 밀어뜨리고 방안으로 뛰어들어 왔습니다. 열쇠구멍의 눈동자들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개들은 으르렁거리며 잠시 방안을 빙글빙글 돌더니 다시 한번, 「컹」하고 크게 짖고 갑자기 다음 문으로 뛰어들었습니다. 문은 쿵하고 열렸고, 개들은 빨려들 듯이 뛰어갔습니다.
그 문 저쪽의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워, 으르렁, 크렁크렁" 하는 소리가 나더니 버스럭버스럭 울렸습니다. 방은 연기처럼 사라지고, 두 사람은 추위에 부들부들 떨며 풀 속에 서 있었습니다.
보니, 상의랑 구두랑 지갑이랑 넥타이핀은 저쪽 가지에 매달려 있기도 하고 이쪽 나무 밑동에 흩어져 있기도 합니다. 바람이 획하고 불어오자 풀은 쏴아쏴아, 나뭇잎은 바스락바스락, 나무는 덜컥덜컥 울렸습니다.
개가 으르렁거리며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뒤로부터는,
"손님, 손님." 하며 외치는 사람이 있습니다.
두 사람은 갑자기 기운이 나,
"어이, 어이, 여기야, 빨리 와." 하고 외쳤습니다.
삿갓을 쓴 전문 사냥꾼이 풀을 바스락바스락 가르며 왔습니다.
그래서 두 사람은 겨우 안심했습니다.
그리고 사냥꾼이 가져온 경단을 먹고, 도중에 십엔 어치의 산새를 사서 도쿄로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먼저 한번 휴지같이 된 두 사람의 얼굴만은 도쿄에 돌아와서도, 목욕을 해도 다시 원래대로 고쳐지지 않았습니다.
국산배추의 최근 게시물

무서운글터 인기 게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