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중간하게 길긴 한데,
고등학교 시절의 이야기이다.
우리 반에 A군이라는 녀석이 있었는데, 그 녀석은 사람이 좋고 성실하긴 했지만, 흔히들 말하는 놀림받는 역할로, 본인도 그걸 재미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지 즐겁게 지내고 있었다.
학원제가 끝날 무렵, 반에서 뒤풀이를 하자는 이야기가 나와 모두와 뒤풀이를 했다.
다 같이 저녁밥을 먹고, 그 다음에 가까운 성터의 공원에서 불꽃놀이를 하게 되었다.
불꽃놀이가 끝나갈 무렵, 참가자중 한명이 담력시험을 하자고 제안했다.
그 공원에는 제법 커다란 앉아있는 불상? 같은 것이 있었다.
그 불상의 뒤쪽으로 가면, 엉덩이 아랫부분에 내려가는 계단이 있고, 안쪽에는 문이 달려 있는 구조였다.
소문에 의하면 그 문 안에 전쟁에서 죽은 사람이 묻혀있다든가, 미이라가 놓여있다든가 하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었다.
그 때에는 그곳으로 가자고 이야기가 되었다.
어두워서인지, 불상 자체에서 기분 나쁜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고, 문 쪽으로 돌아 들어가자 한층 더 어두워진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하이텐션이던 고등학생들은 기세를 몰아 돌입하기로 결정했다.
그 때, A군이 갑자기 “무리야. 그만둘래. 나 하기 싫어.”라고 말했다.
당시 A군을 솔선(?)해서 놀려댔던 나는 흥을 돋우려는 거라고 받아들이고,
“어? 뭐야, 그렇게까지 선두에 서고 싶은 거야?” 라며 부추겼다.
다른 반 친구들도 이에 편승하여 반 강제로 A군을 선두로 보냈다.
나는 문만 열고 A군 뒤로 물러났다. 통자물쇠 같은 것이 달려있었지만 자물쇠 자체는 잠겨있지 않아서 간단히 문을 열 수 있었다.
그리고는 A군의 등을 밀어 억지로 안으로 밀어넣었다.
내부는 먼지투성이에 축축했었다고 기억한다.
솔직히 나도 조금 무서웠기 때문에 계속 A군의 등을 미는 것처럼 하며 손을 대고 있었다.
계단이 의외로 길어서, ‘거대한 지하실인가?’ 하며 기대하던 마음도 있었다.
그 순간, A군의 등이 내 손에서 떨어졌다. 걷는 속도를 높인 것 같았다.
내가 “야, 서두르면 위험하다구ㅋ”라고 말하기가 무섭게 전방에서 분명히 “우아아아아아아아아우우우우우” 하고 개의 울음소리 같은 것이 들려왔다.
어떻게 생각해도 A군이 울부짖는 소리가 아니었고, 그보다도 무서워서 반 친구 모두 서둘러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길이 얽혀있던 것도 아니어서 의외로 금방 나올 수 있었다.
그곳에서 나온 뒤, 어째선지 모두 다른 방향으로 도망쳤다.
나는 무서웠기 때문에 가까이에 있던 친구와 아까 불꽃놀이를 했던 장소까지 돌아갔다.
되돌아와 보니, 몇 명인가가 그 곳에서 “진심으로 쫄았네. 대체 뭐야 저거” 라는 둥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한동안 그곳에 있었지만, 도망치면서 그대로 돌아갔는지, 이곳으로 돌아오지 않는 녀석도 있었다.
A군도 돌아오지 않는 녀석 중 하나였다.
그날은 그대로 해산하여 모두 귀갓길로 들어섰다.
돌아가기 전에 한 번 더 친구들과 그 불상의 문을 보러 갔다.
문은 잠겨있었다.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당시에는 누군가가 잠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집에 돌아와서 목욕을 마치고 나서 휴대폰을 보자, 본적 없는 번호로 부재중 전화가 들어와 있었다.
그것도 같은 번호로 2건이.
“등록해놓지 않은 녀석한테서 온건가? 뭐, 볼일이 있으면 또 전화하겠지.” 그 정도로만 생각하고 그날은 잤다.
다음날 학교에 가보니 어제의 익숙한 얼굴들이 모여 있었다.
도망쳐서 그대로 돌아간 녀석들도 학교에 와 있었고, 어제 있었던 일이 화제가 되어있었다.
하지만 A군만이 혼자 학교에 오지 않았다.
“어제 일로 화난건가?” “겁나 쫄아서 밖으로 못 나오는거 아냐?ㅋ”
라는 둥, 적당히 너스레를 떨었지만, A군은 3일간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그동안에도 모르는 번호로 부터의 착신은 계속되었다.
하지만 착신은 꼭 휴대폰이 주변에 없을 때에 왔다.
그 학교에서 친구에게 그 이야기를 하자,
“그거 A의 번호잖아?”
당시엔 ‘A군한테 전화번호 알려준 적 없는데 말이야. 그전에 전화를 걸 정도면 학교에 오라고.’ 따위의 생각을 하고 있었다.
3일 후, A군이 겨우 학교에 얼굴을 내밀었다.
모두 각자 A군을 놀리거나 걱정하거나 했다.
A군은 평소처럼 태클을 걸거나, 대답을 해주고 있었다.
그러나 딱 하나 다른 점을 모두가 눈치 채고 있었다.
표정이 없었다. 웃지도 않고 화내지도 않는다. 항상 무표정인 것이다.
그로부터 쭉 A군은 무표정이었고, 수업중엔 교과서도 꺼내지 않고 교탁을 계속 쳐다보고 있었다.
이야기를 해도 A군만이 이야기가 서로 맞물리지가 않았다.
“그러고 보면, 그 때 말이야~”같은 이야기를 해도 기억하지 못하는지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그러한 느낌으로 졸업까지 지냈고, A는 결국 졸업까지 변하지 않았다.
이상하게도 졸업 후의 A의 진로를 아는 사람이 없었다.
졸업하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나서도 A군으로부터의 착신은 계속되었다.
솔직히 기분 나빠서 착신거부를 하고 있었다. 그래도 이력에는 남았다.
어느 날 휴대폰 기종을 바꾸고 설정하는 것을 잊고 있었는데, 또 그 착신이 왔다. 평소와 달랐던 점은 자동응답기에 메시지가 남아있었던 점.
조금 흥미가 있었기에 들어보았다.
“스읍-…”하는 숨을 빨아들이는 소리 같은 것이 계속 들리는 것 외엔 아무것도 없었다.
제대로 기분이 나빠져서 끊으려고 귀에서 땐 순간 무언가 들린 듯한 기분이 들었다.
신경쓰여서 한 번 더 재생해 보니, 이번엔 들을 수 있었다.
후회했다.
“너 때문이야” 보이스 체인저라도 사용한 것 같은 목소리였다.
나는 그 때 겨우 깨달았다. A군은 화를 내고 있는 것이다. 그 때 선두에 서게 한 것을.
아니, 어쩌면 안에 있던 무언가가 화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5년이 지난 지금도 착신은 계속되고 있다.
출처 : 2ch 오컬트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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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 없는 프리랜서는 그냥 백수네요...
일을 안 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