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거의 죽어가던 때의 이야기를 해볼게.
초등학교 때 야구를 하며 놀고 있을 때, 공이 심장에 직격해서 심정지 상태가 됐는데, 심근(心筋)은 수의근(?意筋)1이 아니고 불수의근2이라서 자각하기까지 시간차가 있어.
내 경우엔 눈치 채지 못하고 꽤나 이곳 저곳 뛰어다녔어.
하지만, 역시 조짐은 있어서, 달리면 심장이 뛰기 마련인데 전력으로 달려도 숨 하나 흐트러지지 않았던 점에서 위화감은 느끼고 있었어.
본제에 돌아가서, 야구를 하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내가 운동장 한가운데에서 orz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챘어.
온 몸의 근육이 산소 결핍으로 생각대로 움직여주지 않는거야.
잘 생각해 보니까 내가 호흡을 못 한다는 것을 알아차렸어.(호흡정지)
이건 위험하다, 하고 호흡을 하려고 몸부림을 쳤지만 진짜로 위험한 수준이 되니까 사후 경직은 아니어도 전신의 근육이 수축해서 제대로 움직여주지 않는거야.
그 상태에서 자기 힘으로 움직이는건 힘들거야.
이 시점에서 오감의 감각기관이 제대로 활동하지 않기 시작했어.
시계가 새까맣게 변했다고 생각하자 눈 앞이 반짝거려서 영상이 보이지 않게 되는거야.
알기 쉽게 말하자면, 드라마에서 사람이 죽는 장면이 있잖아?
그거, 상당히 충실하게 재현한거야, 확실히 비슷한 느낌이었어.
이로서 순조롭게(?) 심장정지, 호흡정지, 동공확대의 고전적인 죽음의 정석을 충족시키게 되었어.
이 쯤 되자 내 이성이 날아가 버렸지만, 그건 관계 없는 이야기고.
내가 죽어가는 영상은 지금은 더 이상 남아있지 않지만 그건 정말이지 장절한 거였나봐.
원인을 제공한 녀석은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아서 기숙사가 있는 소위 등교거부 갱생시설에 들어가 버렸어.
뭐, 자기 몸에는 신경을 쓰라는 이야기야.
나는 그 후, 운 좋게 살아남았지만, 사람은 연약하니까 죽거나 미쳐버리거나 해버린다고.
이 일로 모교에 AED(자동제세동기)가 비치되게 되었다는 거짓말 같은 진실.
자세히 알고 싶으면 [심장진탕(心?震?)]으로 구글링 해봐.
심장진탕은 그 자리에서 AED를 쓰지 않으면 죽을 확률이 높다는 것 같으니까, 운이 좋았지.
죽고 나서 또 오라고.
출처 : 2ch 오컬트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