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합니다.
사람이 죽음을 맞이 하면 어디로 갈까 하는.
한때 윤회를 믿었습니다.
각자 업에 따라 업씻김을 하던, 다시 인간의 육신을 받던.
어디로 갈까요? 사람은.
언젠가 좀비 영화를 보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지구 모든 사람이 좀비로 바뀌어 주인공이 필사의 탈출을 그렸던 영화 였는데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아니 왜 저렇게 힘들고 무섭게 도망다녀? 빨리 좀비로 같이 변할것이지.
저렇게 인간으로 힘들게 사는 것보다 좀비로 사는게 훨씬 행복해 보이는 구만.
가끔 생각 합니다.
뭐하러 생에 이렇게 집착할까? 사후 세계에서 바라보면 아둥바둥 살고 있는 현세가 지옥 자체 일수도 있는데.
그러다 다시 궁금 해졌습니다.
그런데, 정말 사후 세계가 있는 거야?
저는 우연찮게 여러 만신 (무당)들과 마주쳐 봤습니다.
여기저기 인터넷 공포글에 올라오는 엉터리 만신 이야기는 접어 두기로 하죠.
거의 슈퍼맨이나 예언자와 다름없는 소설 속 만신들.
우리가 현실에서 마주칠 수 있는 만신들 이야기입니다.
가끔 그들은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신비한 경험들을 하게 해줍니다.
여러 가지 말들은 많지만 제대로 된 만신이라면 망자에 대해선 정확하게 구술 합니다.
죽은 사람 사주 라던가, 지금 어디에 있다거나, 우리가 흔히 지나다니는 골목길 쓰레기 더미 위를 서성이는 억울한 영가나.....
그렇다면 만신들이 이야기 하는 사후 세계가 존재 할까요?
아니면 스님들이 이야기 하는 사후 세계는요?
알수 없지요. 우리가 죽음을 경험해 보지 않은 이상 알수 없습니다.
만신들 말을 들으면 그 말이 맞는 것 같고, 스님들이 이야기 하는 말을 들으면 또 그말이 맞는 것 같고, 그러다 또 목사들이 이야기 하는 사후 세계 이야기를 들으면..........
어릴땐 기독교 교리에서 이야기 하는 사후 세계에 콧방귀를 뀌었죠.
요즘은 생각이 조금 달라 졌습니다.
그럴지도. 하고,
생각 합니다.
그러니까 요즘은 이렇게 생각 합니다.
스님들이 말하는 사후세계와 내세도 있고, 목사들이 말하는 사후 세계도 있고, 만신들이 말하는 사후 세계도 있고.
말하고 보니 줏대 없는 놈이 되버 렸군요.
어린 시절 말이죠.
저희 외가집에 세들어 사시던 새댁 아주머니를 아주 좋아 했습니다.
제가 놀러가면 그 새댁 아주머니는 먹을걸 주시며 어린 시절 보았던 도깨비 이야기를 잔뜩 해 주셨어요. 그 새댁 아주머니는 아주아주 시골에서 자랐는데 그때만 해도 동네에서 도깨비를 보는 일이 흔했다고 하네요.
자기가 당한 얘기, 자기 부모님이 당한 얘기, 자기 동생들이 당한 얘기.
이야기를 풀어 내는 능력도 아주 수준급이셔서 날이 저물도록 놀았지요. 그 집에서.
거짓말 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꾸며낸 얘긴지 자신이 경험한 이야기 인지. 아무리 어려도 그 정도는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그런데 말이죠,
그 많던 도깨비는 다 어디로 가버렸을까요?
이 글을 읽으시는 분중에 도깨비와 마주 하셨던 분들이 계신가요?
그렇다면,
도깨비가 사라져 버린 것일까요?
아니면,
도깨비를 바라보는 사람들 마음속 상(像)이 사라져 버린 것일까요?
얼마전 어떤 스님과 이야기 하다 그런말이 나왔습니다.
“스님 저승사자가 있습니까?”
“있지요.”
“그럼 죽으면 저승사자가 데리러 옵니까?”
“그럴수도 있지요.”
“그럴수도 있으면 안그럴수도 있습니까?”
“안 그럴수도 있지요.”
“무슨 말이 그렇습니까? 그럼 저승사자가 사람 봐가면서 데리러 옵니까?”
“저승사자가 올수도 있고, 가슴 속에 담긴 부모님이 마중 나올수도 있고, 이승에서 가장 사랑 했었던 사람이 나올수도 있고, 그게 아니라면 자기 자신이 저승 길잡이로 마중 나올수도 있지요. 모든 우주 삼라만상은 서로서로 각자의 상으로 이루어진 건데 처사는 마음 속에 어떤 상을 지니고 계시오?”
할말이 없어 지더군요. 반박을 할수 없었습니다.
“이 보소 처사. 이런저런 쓸데 없는 고민하지 말고 가슴에서 시키는 대로 따라만 가시오. 자기가 천국의 상을 그리면 천국에 가고 지옥에 상을 그리면 지옥으로 가고 우주의 상을 그리면 우주로 가게 되어 있소. 그러니, 원하는 대로 살고 원하는 대로 그림을 그리시오.”
문득 우주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보니, 인터스텔라가 생각 납니다.
예전 우리 설화 중 이어도에 관한 설화에 그런 내용이 나오지요.
남자가 우연찮게 길을 잘못들어 천국같은 곳에서 일주일을 지내다 왔는데 고향으로 다시 돌아 오니 70년이 흘러 있었더라는.......
혹여,
우리 조상들도 중력장을 통과 하는 어떤 지점을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이거 쓰다보니 말이 안드로메다까지 향하는 군요.
무튼, 뭔가 주절거릴려고 키보드 앞에 앉았는데 말이죠.
근자에 그런 생각을 합니다. 내 마음 속 상은 무엇을 그리고 있는지.
갑자기 어떤 스님이 했던 말이 생각 나네요.
“야 이놈아 죽는건 두렵고 사는 건 힘들고. 그럼 신이 있다 한들 뭐 어쩌란 말이냐?”
저 말 듣고 한참을 ㅋㅋ웃었습니다. 한참 웃다 보니, 어, 그렇네? 하고.
가슴 속에 어떤 상을 그리고들 계신가요?
살다보면 귀신보다 무서운게 사람이라고, 그 말이 이해되기 시작했다면 이제 당신도 늙은이...;;;;
무게에 글을 끄적 거렸으니 간단한 이야기 하나 하고 가죠.
예전, 제가 어린시절 어떤 절에 오시던 아주머니를 알게 되었습니다.
알고 봤더니 만신 이셨죠.
이래저래 친해져서 자신 이야기를 해 주시는데.
17살에 시집을 가셨대요.
남자와 알콩달콩 몇 년, 애도 둘이나 낳고 잘 살다가 갑자기 신랑이 사라 졌답니다.
흔적도 없이.
여기저기 남편을 방방곡곡 찾아 다니다 보니, 전주 어디께서 살고 있는걸 찾았답니다.
찾긴 찾았는데.
다른 가족이 있더래요. 자신의 아이들 보다 더 장성한 아이들도 둘이나 더 있고.
그래서 눈물을 머금고 뒤돌아 섰답니다.
그렇게 몇해동안 이집저집 식모 살이로 힘들게 애들을 키우고 있는데,
남편이 애들을 데리고 집에 왔더 랍니다.
전 마누라 (본마누라)가 죽었다고, 미안하지만 같이 살자고.
기억을 더듬어 보면 50년대나 60년대 이야기 일 것 같네요.
여튼 순딩이 같은 이 아줌마가 또 두말 않고 받아줘서 살고 있는데 남편이 시름시름 앓더니 병으로 죽더래요.
할 줄 아는건 식모살이 밖에 없는데 애들은 줄줄이 넷이나 달리게 되고,
몇해 고생고생을 하다 이렇게 힘들게 어떻게 사나, 죽는게 낫지 라는 결심을 하고 잠이 들었는데.
꿈에 어느 여자가 자기 앞에서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걸어 오더 랍니다.
그 아줌마 앞에 다다라서 큰절을 하더니
“그 동안 우리 아이들 귀하디 귀하게 보살펴 주셔서 감사 합니다. 이제 제가 돈 많이 벌어 남부럽지 않게 살수 있도록 해드릴게요.”
꿈에서 퍼뜩 깨어 났는데, 그 길로 신이 내려 버렸습니다.
나중에 들은 얘긴데 그 아주머니가 경상도에서 제일 유명하셨던 만신 이라더군요.
정치인들이나 기업 회장들도 예약하고 점보러 온다고.
예약해도 빨라야 한달 이라나?
그런분 인줄 알았으면 내 사주나 봐달라고 할걸. ㅋ
이런 저런 제가 알고 있는 얘기들만 해도 뭐.
저는 또 어쩌자고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알고 있을까요?
스스로 경험 한것도 많고.
발리에 겪었던 이야기나, 발리 하니까 생각 났는데 저는 발리가 ‘신 들의 섬’ 이라고 하길래 신들도 아름다워서 쉬고 가는 섬 같은 걸로 생각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 더군요. 어휴 제가 겪었던 걸 생각 하면......
참고로 말씀 드리자면 발리 가면 조심 하세요. 영기가 무척 쎈 동네입니다.
암튼,
북망산 가는 길 후기나 적어 볼까 하고 앉았다가 정말 잡소리만 쓰고 가네요.
이젠 이런 글 안 써야지 하면서도 또 어쩌다 보니 쓰게 되요. 사실 읽는 사람 입장에선 북망산 같은 글은 말초적 재미가 없죠.
그런데 인기가 (혹은 재미가) 있건 없건, 공포글에 대한 스펙트럼을 확장 시킬 필요가 있을것같아 끄적 거렸던 글입니다.
여타 사이트 공포 게시판 공식처럼 굳어진
무서운 체험 시작 ? 멘탈붕괴 ? 주변에 무속인 등장 (절대 자기는 아님) - 해결
이런 류 글들에서 탈피가 안되는 것 같아서 말이죠.
예전에 글을 쓰다보면 그런 생각들을 많이 했습니다.
결말을 그럴 듯 하게 해결 되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냥 뭐, 현실적인 해결이고 그럼 나도 쨔잔 하고 무속인을 등장 시켜 하다가, 에이 말자. 하는......
그리고 실제 겪었던 체험들 중 말해도 믿지 않을 것같은 에피소드들은 알아서 다 삭제 하고 씁니다.
제 글은 항상 픽션과 논픽션이 혼재 되었는데 장담컨대 실제 일들이 황당한 픽션으로 보일 겁니다. 장담 합니다.
말이 길어 졌네요.
암튼 잡소리 였으니까요.
애초에 무슨 말을 쓰려고 했던 아닐지니, 그저 뭐.............
인연이 있으면 다음에 뵙겠습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