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미달의 미스토리, 입원일지 -허리 디스크 환자 편-

미식의달인 작성일 15.06.05 07:2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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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이야기는 실화에 기초하여 작성하였습니다.

 

한때, 스트레스를 엄청 받을 때가 있었다.

월급이 4개월간 밀린 상태, 핸드폰 요금도 밀려 독촉전화가 오고, 회사는 경영난이 심각한데 야근은 필수라고 몰아세우고, 부모님은 생활비를 왜 안주냐고 재촉하시고... 정말 도망 갈 곳이 없었던 작년 여름이었다.

 

에휴... 한숨이 나온다.

 

지난 일이지만 정말 지옥 같은 날들이었다.

정말 가기 싫은 회사, 그러나 가야만 했다.

그렇게 투덜투덜 횡단보도를 걷고 있는데, 갑자기 승용차 하나가 뛰어들었다. 운전자도 놀라서 브레이크를 밟았다. 그러나 이미 차와 내 무릎은 접촉한 후였다. 번호판이 날아 갈 정도로 큰 충돌이었고, 결국 가까운 병원에 이송되었다.

 

들어가자마자 엑스레이를 비롯한 여러 검사를 했다.

 

4인실에 입원했다. 아픈 통증을 참아가며 회사에 전화를 했다.

 

“과장님, 출근길에 교통사고가 나서 입원했습니다. 자세한 건 결과가 나오면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러나 과장은 이 상황이 뭔가 불만인 듯 한마디 했다.

 

“하필 이런 상황에... 휴.. 알겠다...”

 

솔직히 ‘괜찮니? 많이 안 다쳤니?’ 라고 한 마디 할 줄 알았다. 스트레스가 빡... 정말 ‘빡 친다’는 말이 저절로 나왔다.

한 숨을 쉬며, 누워있는데... 고요했다. 말이 4인실이지, 나 혼자 있었다.

 

“에이 ㅅㅂ, 아 몰라... 이참에 푹 쉬자... X같으면 지네들이 자르겠지..”

 

그렇게 혼잣말하며, 텔레비전을 보려고 하는데, 갑자기 옆쪽 침대 아래에서 꼬마가 확하고 튀어나오는 것이었다. 어찌나 놀랐던지, 리모콘을 떨어트렸다. 너무 놀라서 화가 났다. 한 마디 하려고 꼬마를 찾는데... 아무도 없었다.

병실에는 나 혼자.. 문은 닫혀있고, 열리거나 닫힌 걸 본적도 들은 적도 없었다. 참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일이었다.

 

‘설마 귀신은 아이겠지.. 피곤해서 그런 걸 거야....’

 

당시에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어서, 허영을 본 거라고 생각했다. 일을 하면서 생활비를 구해보려고 정말 발악을 하던 때라, 잠잘 여력이 없었다. 그렇게 불쌍한 자신에게 주는 위로는 잠밖에 없었다. 이상하게 마음이 편해지며, 눈이 감겼다.

 

“타다다닥, 타다다닥”

 

누군가 뛰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별로 대수롭게 생각 안했다. 왜냐하면 너무 피곤했기 때문이었다.

 

“타다다닥, 타다다닥”

 

슬슬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눈을 떴다. 하지만 여전히 홀로 남겨진 병실일 뿐, 나 이외의 사람은 없었다.

 

“거 참...”

 

평소에 신경이 매우 예민해서 작은 문제만 있어도 잠을 못 자는 타입이기 때문에 핸드폰 게임을 하며, 결국 밤을 샜다.

 

이윽고 아침이 밝았다. 간단한 검사를 받고 다시 병실로 들어왔다. 굉장히 피곤했다. 링거를 맞으니 나도 모르게 스르르 잠이 들었다. 그런데 얼마 잠도 안자는데 부스스, 부스스 소리 같은 것이 났다. 순간적으로 눈을 떠서 옆쪽을 바라봤다. 웬 아저씨가 입원을 했는지 환자복으로 환복하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허리를 살짝 다쳐서 입원하게 된 정 아무개입니다... 학생은 어쩌다 다리를 그렇게 다쳤나요?”

 

“안녕하세요, 교통사고로 입원 했습니다... 그리고 학생 아닌데요?”

 

아저씨는 인상이 좋았다. 50대 초반으로 보였고, 중장비를 운전하는 기사라고 했다. 며칠 전부터 허리에 심한 통증이 있었는데, 실수로 넘어지는 바람에 더욱 심해졌다고 했다.

 

사실 난 무서웠다. 아무리 스트레스가 머리 꼭대기까지 왔다고 해도, 환영을 볼 정도로, 환청을 들을 정도로 맛이 가진 않았기 때문이었다. 아저씨가 온 날, 나는 오랜만에 마음 편하게 잤다. 그렇게 대낮부터 코를 골며, 푹 자고 일어났다. 캄캄한 어둠이 내렸고, 이미 시간은 11시를 넘게 가리켰다.

 

“와.. 완전 꿀잠 잤다...”

 

머리가 굉장히 맑아진 느낌이었다. 심란한 마음도, 피곤한 몸도 회복이 된 느낌이었다. 그런데... 옆에 아저씨가 악몽을 꾸는지 끙끙대는 것이었다.

 

“아흐흐으으윽... 아흐흐으으윽...”

 

굉장히 신경 쓰였다. 허리가 아픈 것일까? 위험한 상태인가? 악몽인가? 여러 가지 생각이 들면서도 괜히 방해하고 싶지 않아서 다시 눈을 붙였다. 그런데...

 

“저.. 저기.. XX군... 나.. 나 좀 사.. 살려주게..”

 

나는 깜짝 놀랐다. 몸을 돌려 아저씨 쪽을 쳐다봤다.

아저씨가 고통스러워했다. 재빨리 간호사에게 연락했다. 간호사가 달려왔다.

 

“정 아무개씨... 정 아무개씨.... 괜찮으세요?”

 

정신이 없었다. 간호사는 아저씨를 흔들어 깨웠다. 그제야 아저씨는 눈을 떴다.

 

“가.. 가위에 눌렸어요... 허리가 너~무 아픈데.. 가위에 눌리니까 꼼짝도 못하고...”

 

간호사는 다행이라는 듯, 이상 있으면 불러달라며 나갔다. 아저씨는 한결 괜찮은지 한 숨을 쉬고 다시 잠들었다. 그리고 새벽 3시 즘이었다. 나도 서늘한 바람 때문에 비가 와서 시원하게 잠이 들었다.

 

“쿵, 쿵, 쿵, 쿵...”

 

아저씨 쪽 침대에서 누군가 쿵쿵 뛰는 소리가 났다. 그런데 나는 경악을 금지 못했다. 검은 옷을 입은 여자와 아이가 아저씨 허리 위를 쿵쿵 뛰는 것이었다. 여자는 신이라도 나는 듯 소름끼칠 정도 오싹한 표정으로 웃으며 뛰었다. 아이도 신이 나는 듯 같이 따라 뛰었다. 어찌나 놀라고, 무섭던지 나는 졸도를 하고 말았다. 이미 그 여자와 눈도 마주치기 전에 이미 나의 눈은 뒤집혔다.

 

“Y씨.. Y씨...? 주사 맞을 시간입니다...?”

 

간호사가 나를 깨웠다. 시간이 11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물리치료 받을 시간인 것을... 그런데 옆에 아저씨가 보이지 않았다.

 

“아저씨 퇴원했어요?”

 

“아.. 그분.. 침대에서 굴러 떨어져서 크게 다치셨는데... 모르셨어요?”

믿고 싶지 않았다. 웬만하면 허리가 아파서 안 움직이는 사람이었는데... 침대에서 굴렀다니.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네? 언제요?”

 

“아침 5시쯤이요... 간호사들이 병실을 돌다가 발견 했습니다. 저는 그때 근무가 아니라서... 자세한 정황은 모르지만, 아무래도 상태가 심각해서 큰 병원으로 옮겼습니다.. 고통스러워서 엄청 소리를 질렀다는데... 환자 분은 모르셨나 봐요?”

 

나는 전혀 몰랐다... 바로 그때, 아저씨 허리 위를 방방 뛰던 여자와 아이가 생각났다. 소름이 돋았다. 여자의 그 표정, 그 눈빛... 진짜 무서웠다. 덜컥 겁이 났다... 또 다시 병실에는 혼자가 되었다. 겁이 나는 마음에 친구보고 문병을 오라고 했다.

 

그리고... 친구 두영가 문병을 오고... 더욱 기이한 일들이 일어났다.

 

입원일지 '허리 디스크 환자'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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