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전남장성으로 후반기교육을 받으러 갔을때의 이야기입니다.
하도 오래전이라 기억에 왜곡이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여하튼 그 당시 교육생들은 A,B,C 3개의 막사에서 생활하고 있었는데, 문제가 생긴건 C동이었습니다.
나중에 옮기긴 했으나 그당시 전 A동에 있었구요.
2층막사에서 불침번을 서던 한놈이 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에 앉아서 자고 있었다고 했죠.
개념없다고 생각하겠지만 후반기교육은 일과이후엔 딱히 누가 터치도 안하는 그야말로 이등병들의 파라다이스.
아무튼 그 자는 와중에 누군가 자신을 깨우더랍니다. 아마도 옆내무반에 서있던 불침번서던 놈이라 생각했겠죠.
귀찮아서 쳐다도안보고 하지말라고 두어번 그러다가 계속그러는게 짜증나서 고개를 돌려 보니 하얗고 좀 투명한 누군가가 자신을보면서 웃고 있더랍니다.
그대로 기절. 병원에 갔다고 했습니다.
새벽에 일어났던 그 일은 당연하게도 아침이 되자마자 다른동 교육생들 모두에게 퍼졌고, 그날 저녁에 간부(거기서는 구대장이라 불렀습니다.)들이 전 교육생들을 연병장에 모아놓고는 '귀신 없다. 니네 이상한 소리하지마라'고 연설아닌 연설까지 해야했습니다.
착각이겠지만 전 그때 텅빈 건물을 뛰어다니는 무언가를 봤습니다. 사람, 아니 짐승이라도 결코 불가능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나중에 간부병중의 하나가 얘기해주더군요.
헷갈리는데, 죽은게 간부병인지 교육생인지 확실치 않다만 여하튼 누군가가 C동 화장실에서 목매달고 자살을 했다고..
아무것도 입지않은채로.
나중에 속옷등은 찾았지만, 전투복은 나오지 않아 태울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그 이후, 밤이면 투명한 물체가 관물대 위로 지나다니는 걸 많은 교육생들이 목격했고, 결국 어떤놈은 기절하는 일까지 생긴거였죠.
거기에 대해 딱히 어떤 조치도 취하는걸 본적은 없습니다만, 제가 나중에 C동으로 옮겨갔을때 내무실 앞 화장실은 아예 봉인지를 붙여놓아 이 이야기에 신빙성을 조금 더 실어주었습니다.
개념없게 그 아래틈으로 담배피러 기어들어갔던 몇몇 미chin놈들은 무섭다고 그냥 나오더군요.
좀 다른 이야기지만 사실 그당시 진짜 무서웠던건 아침에 전투화안에 또아리를 틀고있던 커다란 지네들. -_-
완전히 지네와 도마뱀천국이었던 그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