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짱공 10년차 40대 아재입니다...
전 지금 개업중인 의사로 어제까지 미친듯이 일하고 오늘은 off(주말,연휴까지 죽을뻔)입니다..2원장이 고생중..
어제 일 끝나고 홀로 곡성 보러 갔습니다..와이프는 호러물 정말 싫어해서 어쩔 수 없이..혼자 갔습니다.
보고 나오는데 예전 제주도에서 공보의할때 겪었던 두가지 일이 떠올랐습니다..그 동안 전공의, fellow
페이닥터, 개업준비하면서 바쁘게 지내다보니 잊고 있었는데 짱공에 눈팅만 하다 글한번 써보려 합니다.
우선 첫번째로 2002년도에 있었던 일입니다.
2002년도에 8월경..그때는 결혼도 안하고 여친도 없고 홀로 연고도 없는 제주도에서 공보의 생활 중이었습니다.
원래 호러물을 좋아하는 인간이라..그 당시 The eye 디아이란 영화가 개봉했었는데 모방송에서 디아이 영화보다보면
귀신이 찍힌걸 볼 수 있다 어쩐다 이야기가 많아 봐야지 하고 있는데 여행철에 환자가 많고 후배들이 놀어와 정신
없다보니 미루고 있다 8월말에 홀로 저녁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영화관에 도착했는데 그 당시 태풍까지는 아니었지만
강풍주의보에 비도 많이 내리고 있어 스산한 토요일 저녁이었습니다. 9시? 10시였나 마지막 영화가..표를 사고 근처
밥집에서 밥먹고 PC방에서 스타하고 시간을 보내다 들어갔는데 허걱...아무도 없더군요..에이..설마..영화가 시작되는데
역시나 아무도 안들어 옵니다..제가 양쪽 시력이 2.0으로 두리번 거려봐도 악천후 덕분인지 여튼 개미새끼 한마리
안보이고 영화는 시작되었습니다.. 홍콩? 대만 영화였나 무서웠죠..특히 아직도 기억나는 엘리베이터 장면은..
홀로 꺅~꺅~~(아무도 없으니까) 거리면서 가끔은 에이 씨이양~~욕도 하면서 몰입해서 보는데..귀신이 찍혔다는..
지하철씬이 나오자 어디에 있나 하고 뚫어지게 보는데..얼레? 맨 앞줄에 머리통이 보입니다..
응? 영화시작하고 들어왔나? 아이씨..부끄럽게..혼자 꺅꺅 거리고 있었는데 이제부턴 조용히 봐야징..
다시 영화 집중..몇분이 지났나...루즈해지는 타임에 다시 맨앞자리 스캔~~엇? 없네?..나갔나?
그리고...갑자기 식은땀이....전 대학생때부터 영화를 무조건 맨 뒷줄 아니면 뒷줄 바로 앞 중앙에서 봅니다..
그런데 맨 앞자리 스캔하고 다시 스크린을 보려는데 제 왼쪽끝에 누군가 있는 듯한 느낌이...
에이..에이..ㅅㅂㄹ...설마..에이..
곁눈질로 보니...오~~shit~~왠 긴생머리여자가 앉아있는게 보이는 듯 합니다..고개를 돌릴 수가 없어..
추측만 하는데..그때부터 영화는 뒷전입니다...오감이 왼쪽으로 쏠립니다....맨앞줄에서 어떻게
맨 뒷줄까지 왔을까..혹시 혼자 영화 보다 무서워서 뒤로 왔을까? 그랬겠지..무슨 귀신은 귀신이야..
의사한다는 새끼가 귀신봤다고 하면 참 사람들이 좋아라 하겠다...불현듯..그런데 이시간에 여자혼자
이런 영화를 악천후를 뚫고 보러 왔다고? schizophrenia(조현병)인가? 그냥 나처럼 호러광인가?
예전 정신과 실습돌때 조현병 여자환자한테 물린 기억이 있어 별의별 생각이 다 납디다..
그 와중에 스피커에선 공포영화 특유의 기분나뿐 사운드..깜짝 놀래키는 사운드~~가 연발하니
심박수는 100을 넘어가고 관자놀이에 제 심장이 뛰는게 느껴질 정도로 혈압상승..
그려 나가자...괜히 물릴 수도 있고...여튼 정상은 아닌 듯 하니....
그런데 뇌에서 내린 명령을 근육들이 실행을 못합니다..사람이 극도로 긴장하게 되면 대부분은 그냥 굳어 버리죠..
다리만 덜덜...어떤 분들은 에이 그런상황에서 그냥 고개 돌려 쳐다보고 확인하면 되지..뭘 쫄고 그러냐..
그러겠지만 공포영화에 심야에 혼자 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귀신인지 미친X인지 모를 누군가 맨앞줄에서
갑자기 내 옆에 와있다 느껴질때 과연 여러분들은 어떤 선택을 하실지..
그냥 확인해보고 귀신이면 도망치고 그냥 호러광 긴머리여자면 머쓱해하고 말겠다??
옛다 관심하나 드릴께..
당해보지 않으면 모릅니다..사고는 망상으로 오만가지 나쁜결론만 도출하기 바쁘고..신체는 전기충격 받은것 처럼
짜릿짜릿하면서 마비되고..땀샘은 화산분출구마냥 소금물 뿜어내며 옷을 적시고..그 옷을 극장 에어컨 바람이..
시베리아 한파처럼 살갗을 파고들고..와..스트레스 지수 100 만땅..약간 소변도 찔끔...지리고..
사실 어릴때 2번 귀신을 본 경험(이건 나중에 다시 이야기)이 있다보니 그 상황이 참 그럽디다..
갑자기 분노가 치밉니다.. 내가 무슨 죄졌나? 무슨 로켓트 날라다니는 시절에 귀신이고 나발이야..
그리고 내가 90kg정도 나가는 돼지인데 설마 여자하나 제압 못하겠나..분노가 만용으로 바뀌기 시작합니다..
으...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