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에서만 보이는 문이 있어."
그녀가 그에게 말했다.
그는 그녀의 말을 한 치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가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통찰력이 있다는걸 줄곧 같이 결혼생활을 하며 알았으니까.
이 집으로 이사 온 이후로, 그녀는 그 거울에 시선이 줄곧 뺏겨있었다.
그녀는 아무말도 안했지만, 그는 그녀가 그 거울 때문에 눈에 띄게 불안해하는걸 눈치챌 수 있었다.
그는 거울을 띄어내 팔자고 말했지만, 그녀는 방어적인 모습을 취하며 그의 말에 반발했다.
그렇기에 마침내 그녀가 미스터리를 해결한 것에 대해, 그는 만족할 수 있었다.
드디어 그녀가 밤에 푹 잠들수 있을테니까.
"자, 와봐. 거울에 얼른 기대봐."
그녀가 말했다.
"얼굴을 여기에 갖다 대고, 이 각도에서 봐봐. 자, 뭐가 보이는지 말해봐봐."
그는 그녀가 시킨대로 따라했고, 처음에는 그들의 열린 침실문이 보였다.
"찾았어?"
그는 그녀가 그렇게 말하며, 동시에 그녀가 거울 속의 침실 문 옆에 서 있는걸 보았다.
그는 고개를 돌려 빈 벽 앞에 싱긋 웃으며 서있는 그녀에게 아직도 찾는 중이라고 얘기했다.
"찾았지? 못 찾았어? 거울을 정면에서 바라보면 침실 문이 보이는데, 옆으로 비껴 보면 내가 서있는 곳 앞에 닫힌 문이 하나 더 있어."
그는 깜짝 놀라 돌아가서는 다시 한번 거울 속을 들여다보았다.
그녀가 말한것처럼, 그 곳에는 문이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열린 문 앞에 자랑스러운 듯이 서있었다.
기다란 하얀 손들이 그녀의 허리를 감싸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지 못한 채.
그는 소리쳤다.
"거기서 비켜!"
그녀는 그의 반응에 혼란스러운듯이 보였다.
그 때, 그녀를 감싸고 있던 손들이 갑자기 팽팽해지더니, 그녀의 표정은 놀람에서 공포로 바뀌었다.
그녀도 느낄 수 있었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녀는 한 손을 뻗어 도움을 요청했다.
하얀 손들이 그녀를 방 안으로 끌어당기던것처럼.
그는 그녀의 이름을 외치며, 그녀를 붙잡기 위해 고개를 돌렸지만, 그 곳에는 빈 벽만이 있었다.
그가 들을 수 있었던건 문이 쾅하고 닫히는 소리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