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전역 후 대학교 3학년이 되었을때 학교 근처에 고시원을 구해서 지내던 시절 이야기입니다.
그 당시 서울의 한 고시원에서 정신 이상자가 불을 지르고 피해서 도망나오는 사람들을 칼로 찌르는 사건이 있은 후였는데 그 사건 때문에 고시원이 한창 위험한 곳으로 인식되던 시기였어요.
그 사건 때문에 꼼꼼히 찾다가 고른 고시원 방이었습니다.
특이한 점은 제가 고른 방의 위치가 다른 층에서는 화장실로 쓰는 위치에 있는 방이었습니다.
제 방의 위, 아래 층은 건물의 각 층마다 있는 복도 끝 화장실 자리였던거죠.
이러한 특성상 고시원의 다른 방과 분리된 외부 복도에 있고 바깥 창문도 크게 있어서 고르게 된 방이었습니다.
그렇게 고시원에서 통학하면서 생활하던 중 6월 초~중순 쯤의 기말 고사 기간이었습니다.
기말 고사준비로 인한 밤샘 공부+아르바이트로 피곤하여 한가한 낮의 공강 시간을 이용하여 잠시 고시원에서 잠을 청하였습니다.
피곤한데도 쉽게 잠은 들지 않아서 선잠 자듯이 눈을 감고 있는데 몸이 굳고 뭔가가 이불을 지긋이 누르는 감각이 느껴졌습니다.
순간 생애 처음이지만 가위 눌림이다! 라고 느끼는 감각이었습니다.
이불 위에 무언가 있는 것이 느껴지는데 눈에 보이는 것은 없었습니다.
그저 지긋이 계속 짓누르고만 있을 뿐.
평소에 귀신 같은 거 못느끼고 가위눌린 적도 없었거니와 그 당시 한창 운동할 때라 (아르바이트로 체육관에서 운동 가르쳤음) 짓누르는 것에 대해 무서움 보다는 오냐 한번 해보자!라는 오기로 저도 누르는 것에 맞춰 밀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팔로 미는건 아니었지만 누르는 힘에 맞서 밀어내려고 용쓰고 있었죠.
그렇게 체감상 5분정도 지났을까
갑자기 탁 하는 느낌과 함께 가위가 풀렸습니다.
가위가 풀리자 밀던 힘을 그대로 받아서 몸이 벌떡 일어나졌는데
첫 가위눌림에 어안이 벙벙하면서도 방안에는 큰 창에서 들어오는 햇빛이 비추고 있으니 내가 그냥 꿈꾼건가 싶더라고요.
이렇게 첫 가위눌림이 있고서 이틀 뒤에 두 번째 가위눌림을 경험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