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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눌림3에서 간략하게 나왔던
건너편 내무실의 귀신보는 선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귀신보는 선임을 A선임이라고 하겠습니다.
A선임은 저보다 3달 위의 선임으로 특별히 눈에 띄는 사람은 아니었는데
한 가지 문제는 A선임이 귀신을 본다는 것과
귀신 보는 것에 공포를 느껴서 군 생활을 하는데에 지장이 간다는 것이었습니다.
일례로
A선임과 함께 경계 근무를 섰던 선임이 있었는데 근무를 서던 중 갑자기 A선임이 경계 근무 초소의 입구를 보고 귀신이 있다고 하면서 그 곳에서 눈을 떼지 못하더랍니다.
다음 근무자가 나타나서 교대할 때까지 계속 초소 입구만 응시하고 옆에서 건드리고 화를 내고 해도 별다른 반응이 없었답니다.
그 외에도
불침번 중에 귀신이 보인다며 멍하니 있다가 당직 사관에게 혼나는 일, 밤에 귀신 때문에 잠을 못자서 낮에 훈련하다가 다치는 일 등 여러 일들로 선임들의 갈굼과 본인 스스로도 힘들어 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결국 군병원에 얼마간 입원을 하여 치료를 받다가 복귀를 하였는데
저와 있었던 일은 이 때 벌어집니다.
A선임이 입대월이 근접한 선후임들과의 관계가 좋았고 본인도 의지가 있어서 복귀 후에 다시 경계근무를 서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큰 이유는 부대에 인원이 부족해서였습니다...)
A선임이 부사수로서 몇 번의 경계 근무를 무탈하게 마치고 부대에서는 저를 부사수로, A선임을 사수로 조를 짜서 야간 초소 경계근무를 서게 되었고 근무시간은 새벽 4시~6시. 말번초 경계근무였습니다.
A선임이 귀신본다는 이야기는 본인 앞에서는 하지 않지만 모든 부대원들이 아는 공공연한 비밀이었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A선임과는 경계초소 들어가기 싫다는 건 모든 부대원들의 마음이었지만
군대는 짬순이기 때문에
짬에서 밀린 저는 두려움 반 그리고 호기심 반으로 A선임과의 경계근무에 투입되었습니다.
기대+우려와 다르게 A선임과의 경계 근무는 아무 일없이 끝나가고 있었고 교대 근무자와 인수인계를 마치고 A선임과 함께 상황실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습니다.
상황실 앞 국기게양대 옆
연병장에는 아침점호를 위하여 모든 병력들이 집합해 있었고 국기게양대에는 옆중대 아저씨가 국기게양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A선임과 저는 경계근무 후 탄알집 반납을 위하여 안전검사를 시작하였습니다.
탄알집을 제거하고
노리쇠 후퇴 고정
조정간 안전
약실확인 이상무
노리쇠 후퇴전진
어깨위에 총
조정간 단발
사격
"빵!"
A선임의 총에서 탄이 발사되는 소리가 부대에 울려퍼졌습니다.
총기에 탄이 없어야 하므로 빈 격발 소리가 나야하는데
어디서 꼬인 건지 A선임의 총에서 탄이 발사된 것이었죠.
A선임의 얼굴은 순식간에 흙빛이 되었고
저는 ㅈ됐다를 속으로 외치면서 A선임 주변의 탄피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곧 이어 상황실에서 당직사령이 달려나오고
간부들의 고성과 욕설 한숨 그리고 연병장에서 웅성대며 국기게양대를 보고있는 병사들로 아침점호는 순식간에 난장판이 되었습니다.
아침점호는 간단히 인원파악만 하고
탄피를 찾지못하여 전병력이 국기게양대 주변을 뒤졌지만
한시간이 지나도록 탄피는 찾지 못하였고
당직사령의 지시 하에 전 병력은 해산하였습니다.
A선임은 저와 내무실 앞에서 헤어질 때까지 흙빛의 얼굴로 말 한마디 하지 않았고
이 일이 있은 후 며칠 뒤 A선임은 다시 군병원으로 입원.
입원 후 몇 달 뒤에는 정신질환으로 의가사 제대 판정을 받고 전역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