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5학년 때 담임 선생님은 할아버지 선생님이었다.
폭행과 폭언으로 제자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었는데
폭행을 하는 방식이
어떤 특정한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주변의 물건을 사용하여 마치 성룡영화처럼 폭행을 하는 선생님 이었다.
수업이 시작했는데 책을 늦게 꺼내면 늦게 꺼낸 책으로 머리를 갈겼고
급식 시간에 줄을 서있는데 손수건을 빙빙 돌리고 있으면 손수건으로 목을 졸랐고
청소 시간에는 빗자루로 전신을 난타 하는 방식으로 폭행하였으며
마음에 들지 않는 대답을 하면 풀스윙 싸대기를 날려 맞는 아이의 안경이 박살나게 했다.
그리고 촌지를 주지 않으면 그 강도와 빈도는 더 강해졌다.
같은 반에 친한 세 명의 친구가 있었다.
우리 네명은 항상 같이 다니면서 웃고 떠들고 함께 선생님에게 쥐어터지곤 했는데
하교 후에 집이 비어있는 친구네서 놀다가 집에 들어가는 일이 일상이었다.
어느 날
다른 날과 비슷하게 선생님에게 쥐어터지고 빈 친구 집에 모인 우리는 그 날따라 선생님 싫다는 이야기를 길게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다가 나는 얼마 전에 본 TV영화에서 저주를 하던 장면이 생각나서 선생님을 저주 해보자고 했다.
친구들과 나는 어떠한 방법도 몰랐지만
마음은 정말 선생님을 저주하고 있었다.
한 아이가 종이에 육망성을 그렸다.
한 아이가 육망성 가운데에 선생님의 이름을 적었다.
한 아이가 육망성 모서리마다 불꽃 그림을 그렸다.
다같이 종이를 붙잡고 마지막 한 아이가 육망성 모서리마다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최대한 종이가 다탈때까지 붙잡고 있다가 이내 재가 된 종이를 보고 난 뒤
우리는 서로를 쳐다보며 웃었다.
반신반의+유치함+공범이 되었다는 생각+왠지 모를 통쾌함 등이 서로의 눈빛에 오고 가고 있었다.
다음 날 학교에 갔더니
선생님이 오늘 갑자기 아파서 학교를 못 나온다고 했다.
친구들과 나는 효과가 있다는 등 호들갑을 떨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다음 날부터는 다시 선생님이 나와서 폭행과 폭언이 난무하는 교실이 되었지만
교육청에 어느 학부모가 민원을 넣어서
담임 선생님은 1학기 까지만 수업을 맡았고 2학기에는 담임 선생님이 교체되었다.
그리고 그 선생님은 퇴직하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