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아프기도 하고(사실 생활에 지장없습니다. 코뼈가 부서졌던거라...) 집에 아무도 없고, 그녀도 이런저런 사정으로 자취집을 뺀 상황이라 오갈 데가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래서 그냥 같이 밥 먹고, 더우면 근처 대형마트가서 시간도 때우고, 집안이 덥다는 핑계로 코엑스도 가고, 괜히 롯데월드도 가고.. 1000피스짜리 퍼즐을 하루종일 붙잡고 있기도 하고, 하나밖에 없는 선풍기 서로 쐴려고 싸움도 하고.. 그러다가 코에 지대로 한대 맞고 쓰러지기도 하고-_-;;;
오늘은 친구를 만나러 간다기에 갔다오라고 했더니 같이 가자고 하더군요. 어차피 친구집에서 잘껀데 내가 가면 혼자오니까 싫다 그랬더니 성질을 내더군요. 그래서 그냥 모르는 친구만나는 것도 아니고 해서 같이 갔다가 방금 혼자 집에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재밋게 친구랑 놀다가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더니 그녀가 우울해하더군요. 눈치챘죠. 아, 전 남자친구구나.. 괜히 저도 우울해 하다가 집에오는 택시안에서 문자를 보냈죠. "재밋게 놀아. 우울한 짓거리 하지마. 안그럼 핸드폰 정지시켜 버린다." 핸드폰이 제 명의로 되있거든요 헐헐.
그러니까 답장으로 미안하다고... 니 마음 다안다고.. 정리 다 하면 돌아온다고 하더군요. 그남자를 정리하려고 노력하고, 저한테 잘해주려고 노력하는게 눈에 보였기 때문에 뭐라 할 말이 없더군요. 택시안에서 눈물 한방울 흘렸는데, 기뻐선지 슬퍼선지 모르겠더군요.
별 말안하고 집에 오랜만에 혼자 들어오니 우울하다. 집 진짜 덥다.. 고 했더니, 내가 옆에서 깐죽거리고 화도 내줘야 하는데 ㅠ 짜증나도 나랑 같이 있는게 더 낫지? 라고 하더군요.
그렇게 또 쓸데없는 문자 몇개 보내다가 이제 잠든거 같네요.
아직 완전한건 아니지만, 우리 사이가 참 많이 돌아온것 같네요.
서로 보지말자고 욕하고 돌아설때가, 넌 내 인생에 도움이 안된다고 말할때가, 친구들도 이젠 그만하라고 한게 불과 몇일 전 인데...
참 질긴 인연인가 봅니다.
어제가 저희 형의 생일이었는데, 그녀가 왜 더 챙겨주는지.. 너무 고맙네요. 정말 미워하고 싶어도 미워할 수 없게 만드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