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중에 남자애 한명 여자애 한명이 서로 사귀는데요.
일단 여자는 제가 아는 이성친구중에 제일 허물없이 지내는 놈이구요
남자는 제가 아는 동생중 제일 맘에 드는 놈입니다.
연상연하 커플이죠. 뭐 이건 중요한게 아니고..
이제부터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여자애를 A라고 하고 남자를 B라고 하겠습니다.
A가 솔직히 친구인 제가 봐도 좀 많이 이쁩니다. 키도 160몇에 피부도 하얗고 얼굴도 작고 암튼 인기 많은 스타일입니다.
이런 애가 B한테 고백했습니다. 근데 고백할 당시 B가 첫사랑이랑 헤어져서 많이 힘들어했었는데요.
A가 고백하자 B가 승낙했다고 합니다.
근데 A가 저한테 하는말이 얘가 나랑 사귀는게 얼굴보고 사귀는 거 같다고 말을 합디다. (이 말만 들으면 완전 공주병 말기 증세 아니냐 이러실 분 많을텐데 별로 그런 애는 아닙니다 -_-;)
그래서 전 그냥 그럼 어떠냐 어쨋든 얼굴보든 뭘로 보든 걔가 너 사랑하고 아끼는 건 진심 아니겠냐 이런식으로 위로했죠.
요 몇달 간 계속 투정부리는거 그런식으로 받아줬었습니다.
근데 제 친구중에 B랑 굉장히 친한놈이 있는데요. 친구랑 저랑 얘기하다가 얘가 엉겹결에 했던 말이 문제의 시작입니다.
정확히는 기억 안납니다만 대충 내용이
'B도 A진짜 좋아하고 진심으로 사랑하고싶어 하는데 아직 첫사랑이 잊혀지질 않는다'
였습니다.
제가 이 얘길 듣고 이 얘길 A한테 해야할지 말아야할지 엄청 고민했습니다.
결론은 B도 A좋아하고 싶어 하니까 첫사랑 잊혀질만 하면 괜찮아지겠지 하는 마음에 말 안하기로 했습니다.
근데 이틀전에 A,B랑 친구 둘이랑 저랑 총 다섯이서 부산까지 놀러갔었을 때 일이 터졌습니다.
A가 화장실 간 사이 B가 휴지 찾으려고 A가방을 뒤졌는데 수첩을 발견하고는 혼자 읽더군요.
점점 읽을수록 표정이 굳어가길래 혹시 그 내용인가 하고 볼라했더니 보지 말라하더군요 혼자 보겠다고...
알았다고 하는데 계속 신경이 쓰이더군요.
다 보고 나더니 엄청 착잡한 표정으로 다시 수첩 접어서 가방에 넣었는데요.
혹시 그 내용일까 엄청나게 걱정됩니다.
그렇다고 A한테 수첩에 적혀있던거 니가 나한테 말한내용이냐 라고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고...
지금 이걸 A한테 말을 해야하나 엄청나게 갈등때립니다.
물론 지들끼리 사귀는데 니가 왠 참견이냐 이러는 분도 계실 지 모릅니다만...
제가 A를 많이 좋아합니다. 이성으로써가 아니라 친구로써 많이 아껴주고 싶은 놈입니다.
애가 생긴거랑 안맞게 맘이 많이 약한놈이라 첫사랑도 4년인가 잊지 못해서 고등학교 내내 고백하는 남자 수십명을 고대로 돌려보내고 그랬거든요.
그러다가 이제 겨우 좋아하는 애 생겼는데 이런 상황이라니..
진짜 너무 걱정됩니다 둘 사이...
개인적인 바램으로는 잘 풀렸으면 합니다만...
A가 B를 좋아하긴 하는데 미심쩍어하고
B는 그런 A 맘 눈치챈 거 같고...
어쨋든 제가 고민하는건 A한테 이런 B의 상황을 말해야하나 말아야하나 입니다.
말을 하자니 훼방놓는 거 같고
그렇다고 말을 안하자니 A가 너무 안쓰럽고...
누구한테 말할 수도 없는 내용이라 여기에 찌끄려봅니다.
긴 글인데 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