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4학년때부터 지금까지 햇수로 10년간 좋아하는 여자애가 있습니다.
아니, 못 잊고 그리워한다는게 맞겠군요 -_-;;
그 여자애는 활발하고 얼굴도 이뻐서 남자한테 인기가 엄청 많았습니다.
그렇게 좋아하다가 1년뒤에 고백했는데, 며칠뒤에 걔도 저가 좋다고 하더군요..
그 얘기듣고 정말 좋았지만, 저가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사귀자 이런 얘기는 안했습니다..
그래서 약간 어정쩡한 관계가 계속 됐고... 그렇게 졸업식을 앞뒀습니다.
저는 그때 이사를 가게돼서 전교에서도 저만;;; 2시간 거리에 있는 남중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졸업식을 며칠 앞두고 그 여자애가 그러더군요
"이제 연락 못 할텐데.. 대신 고등학교 졸업하고 성인이 되는 2007년 X월 X일에 이 학교 운동장에서 보자."
그렇게 졸업했고, 저는 그 날짜 혹시 잊어버릴까, 메모까지 했었습니다.
멋진 모습으로 나타나고 싶어서 정말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대학에 합격했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07년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만나기로 했던 그일이 생각나서 날짜를 떠올려보니 생각이 안 나는 겁니다.
아무래도 6년전 일이고.. 워낙 입시에 신경이 쏠려서 잊었나봅니다..-_-;;
메모해뒀던 종이를 몇시간이나 찾아봤지만 아무리 찾아도 없더군요..
그렇게 .. '걔는 아예 까먹었을꺼야..' 하며 애써 내 자신을 위로 했습니다......
그 후에 걔 싸이찾으려고 이름찾기 검색해봤지만.. 워낙 흔한이름이라 결국 못 찾고
그렇게 포기하려다가 몇주전에 6학년때 절친이었던 동창이랑 연락이 되었습니다.
설마하고 동창한테 좋아하는 그 애(SH라고 하겠습니다.)랑 연락이 되냐고 물어보니까, 가끔 연락하고 만난다고 하더군요..
그러다 얼마 후에 그 동창한테 연락이 왔는데.. SH가 천안에 있는 대학교 다니는데 주말이라
서울에 올라와서 7시에 동창 여자애들이랑 어디에서 만나기로 했다고 정보를 주더군요.
저는 그 연락을 받자마자 제 친구들한테 걔가 만난다는 장소, 그리고 같은 시간인 7시에 술 한잔하자고 연락을 돌렸습니다.
실은 동창이 번호알려줄테니까 직접 연락하라고 했는데.. 그렇게 하는 것보다 왠지 우연히 마주치고(?) 싶었습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6시 50분쯤에 도착했는데 저가 만나기로 했던 친구들만 몇명 있더군요..
그렇게 몇 분 정도 지나고 익숙한 얼굴이 오더군요... 걔(SH) 였습니다.
진짜.. 그때 심장이 터지는줄 알았습니다. 막상 나오기는 했는데..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더군요.
그리고 좀 있다가..... 그 여자애가 있는 쪽을 봤는데 눈이 딱 마주쳤습니다.
그냥 '에라 모르겠다'는 마음으로 걔 쪽으로 갔습니다.
"혹시 저........ SH 아니세요?"
"우와~ 설마했는데, MC맞지? 오...!! 정말 오랜만이다..!"
"어..? 기억하는구나..?"
번호 교환하고 정말 반갑다 몇년만이냐 식으로 얘기나누다가 제 일행이 다와서 금방 헤어졌습니다.
그 다음날에 문자 주고 받다가 전화했습니다. 만나자고... 그랬더니 오후에 시간이 난다더군요.
그래서 만났습니다. 같이 밥도 먹고 영화도 보고... 진짜 행복했습니다..
같이 다니는동안 그때 약속 얘기는 안하길래 역시 얘도 잊었구나 했습니다.
같이 놀다가, 집까지 바래다 주고 인사하고 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걔가
"너, 작년에 왜 안나왔어?"
그러는 겁니다... '기억하고 있었구나..'하고 한편으로 좀 기쁜맘도 있었지만 뜨끔하더군요
그냥 솔직하게 얘기했습니다
"아.... 날짜를 까먹어서.. 아.. 미안.."
"..........아... 그렇구나.. 잘가..."
그렇게 헤어지고 다음날 천안으로 다시 내려간다고 해서 문자를 보내니 답변이 없더군요..
그래서 전화를 해봤는데 전화도 안 받는겁니다.
그렇게 좌절하고 있다가 약 일주일 뒤인 어제 SH한테 갑자기 전화가 왔습니다..
진지한 목소리로 천안에서 올라왔는데 내일 밤늦게라도 잠깐 볼 수 있냐고.. 할말있다고...
그래서 오늘 8시 30분 쯤 걔 집앞에서 잠깐 보기로 했습니다.
참... 떨리네요.. 약속시간 기다리고 있다가.. 그냥 한번 써봤습니다..
그냥 태연하게 나가면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