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이란 말의 미학..

앙큼이1 작성일 08.06.23 10:4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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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이 변한다는 것은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는 속도와 같고 더운 여름날에 아이스크림이 녹는 속도와 같고 반짝 가수의 팬이 '영원히 사랑해요'라고 말하는 것과 같고 눈물이 눈에 고였다가 바닥에 떨어지는 속도와 같고 라면이 불어버리는 속도와 같고, 모기가 살을 뜯는 속도와 같다 그렇게 나도 모르게 변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생각이라는 게,

물론 없는 것보단 낫지만 너무 많아도 탈인 것 같다.

한 줄만 읽어도 이것저것 끄집어내서 생각해보고 또 생각해보고-

그냥 스쳐지나가도 될 건데 그걸 붙잡고 늘어지니...

 

'헤어지자'에 '왜?'라고 묻는 건

'네가 싫어'에 '왜 내가 싫어졌어?'와 비슷하다.

'사랑해'의 이유를 '그냥-'이라고 대답하듯이

헤어짐에도 이유는 '그냥-'이고 싫음에도 이유는 '그냥-'이다. 

좋고 싫음에는 이유가 너-무 많거나 혹은 아-예 없거나-

그리고 내가 새벽 4시가 넘도록 잠을 안 자는 이유도 '그냥-'이라는 거.

 

이유없이 눈물난 적 있냐는 물음에 이유없이 웃고 싶다고 대답했다.

대답이 맘에 들지 않다며 다시 한번 묻길래 다시 똑같이 대답했다.

말하고 싶지 않은 것도 '그냥'이며 대답을 피하는 것도 '그냥'이다.

세상에서 가장 허무하고 뻔뻔하지만 슬픈 대답은 '그냥'인 것 같다.

 

그냥-

그냥-

그냥-

마땅한 이유없는 그냥이란 말에 우리는 너무 자신들을 잃어가는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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