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동에서 만난 그녀(6)

오젠장 작성일 08.12.06 12:4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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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날씨가 진짜 갑자기 개추워진 느낌입니다..

어제 글을 올리는 바람에 2틀 연속으로 올리게 됬네요..

 

어차피 압구정동 그녀와 주말에 생긴일을 올리다 보니 주말에서 월요일로

글이 몰리긴 하지만요....흠흠..;;

 

좋은 소식!!!! 드. 디. 어. 어제 명함이 나왔어요!!!! 악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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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핫.. 어디에 이렇게 소속 되어 보긴 참.... 뭐 크고 돈 많이 주는 회사는 아니지만

일단 제 인생에서 이런 변환점을 맞이 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어요...

 

그래서 어찌보면 연애겟도 저에게 큰 의미가 되어버린듯...^^

일단 어제 일을!!

 

 

 

 

 

 

 

회사에서 퇴근하며 시계를 보니 벌써 7시가 넘었다...

친구 생일은 9시니 집에 가서 옷 갈아입기 전 좀 쉴 시간은 남았구나...

 

근데 정말 날씨가 갑자기 너무!!!!!!!!!!!!!!!!!!!!!!!!!! 춥다.

 

 

친구 생일이라고 그녀를 부른게 미안해지는 정도다...

 

 

<오늘 생일파티 몇시야?>

 

<논현에서 9시까지 모이기로 했어>

 

<난 일 9시 넘어서 끝날텐데>

 

<괜찮아 12시에 케익 할꺼니까 그 전에만 오면 돼>

 

<알았어 오빠....ㅋㅋㅋㅋ>

 

 

낮에 회사에서 보낸 문자가 생각난다.. 괜히 늦게까지 일하는데 부르는 건 아닌지 좀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저녁 9시 논현

 

"왔냐?"

 

 

나의 베스트 오브 베스트 프렌드인 염이 기다리고 있었다. 벌써 그녀에 대한 얘기도 다 해놓은 상태고

워낙 말빨이 좋기 때문에 오늘 지원 사격을 좀 기대하고 있다.

 

 

"야 개춥다 어디든 들어가자"

 

 

자리를 잡고 친구들이 한명 두명 조금씩 오기 시작했다.

 

시계는 벌써 10시 반을 가르키고 있었다. 아직 아무 연락도 없으니 왠지 걱정 된다.

 

 

<많이 늦나봐요..날씨도 추운데 고생이에요. 너무 늦게 끝나서 피곤하고 그러면 부담 갖지 말고

  집에 가서 쉬어요~>

 

 

아주 그냥 멀티 메일로 길게 써서 보냈는데 묵묵부답......

 

답장이 없다..........

 

 

 

 

 

후...........

 

 

 

"야야~ 걔 너 별로 안좋아하나보다~"

 

"야 오늘 안오는거 아냐??"

 

"에이 오늘 안와 안와~"

 

 

 

친구들은 아주 신이 났다. 엉겁결에 내가 완전 주인공이다...

염의 여자친구 까지 와서 아주 기세등등...

 

 

"야 진이는 회사 일때매 많이 바쁘거든. 원래 못올지도 모른댔어.."

 

 

뭐 말은 좋다만....후.........속은 타들어 간다. 뭐 그냥 못온다고 문자라도 주지....

 

 

 

 

 

 

11시 반.....

 

이제 별별 생각이 다 든다.

 

'사고났나...?'

 

'범죄의 희생양이 된거 아냐...?'

 

'뭔가 나한테 감정 상한 일이 있을만한게 있던가..?'

 

'왜? 왜? 왜?"

 

 

 

 


...11시 48분....

 

 

 

 

-띠리링-

 

문자가 왔다

 

 

<미안 나 회의가 지금 끝나서!! 이제 퇴근해..근데 왠 존댓말 ㅋㅋㅋ>

 

 

ㅠㅠ 아아 회의중이였구나.....왠지 마음이 안정되는 느낌이다...휴.............

근데...헉 내가 문자를 존댓말로 보냈었나;;;; 나도 참 정신이 없구나...

 

 

<응 괜찮아^^ ㅎㅎ 지금 일 끝났는데 피곤해서 올수 있겠어?>

 

<음...그럼 잠깐만 들를까?>

 

<나야 와주면 고맙지 ^^>

 

<알았어 어디로 가야해??>

 

 

술집의 위치를 그녀에게 상세히 설명해줬다. 다행히 그녀의 회사가 논현에서 가까이에 있다.

조금 있으니 그녀에게서 전화가 온다

 

 

"나 술집 앞이야 어디로 가?"

 

"내가 나갈께"

 

 

밖에 나가보니 얼굴에 화장기도 없고 모자를 푹 눌러쓴 숨찬 그녀가 보인다.

 

 

"휴~ 나 안늦었지?"

 

"응^^ 추운데 너무 고생했다 빨리 들어가자"

 

 

왠지 꾸미지도 못하고 달려온 그녀 모습에 맘이 뭉클해진다.

 

술집 안으로 안내하며 손을 살짝 그녀의 어깨에 올려본다.

 

가슴이 두근두근...언젠간 아무렇지 않게..자연스럽게 이럴수 있을까..?

 

 

 

 

 

 

 

"와아아아아아아아!!!"

 

 

내 생일도 아니건만 10명쯤 되는 친구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야 케익 빨리 세팅해!!!"

 

 

시간는 11시 58분. 이 좋은 놈의 자식들 일부러 케익 불도 안붙이고 기다렸다.

 

바로 생일 축하곡이 끝나고 촛불이 꺼진 다음 친구들의 공격이 시작됐다.

 

 

 

"와 형수님 너무 이쁜데? 이런애 왜 만나~"

 

"야~빈 이자식 능력 좋다"

 

"제수씨 이름이 뭐에요~??"

 

"날씨도 이렇게 추운데 여기까지 오시고 너무 착하다~"

 

"빈이 이 놈 착한 놈이에요 이뻐해주세요~"

 

 

 

그러던 중 갑자기 한명이..

 

 

"오 빈이 여자친구야?"

 

 

내가 형수님, 제수씨 까지는 그냥 넘어갈라 그랬는데...질문을 해오면 어쩐다냐....

갑자기 모든 시선이 집중...에구..미리 다 말을 해놓을껄.....

 

 

"음......뭐......여자친...구...라기 보다는....요즘 좋은 감정으로....만나는...그런.."

 

 

아아 진짜 애매하다....

그녀가 혹시 불편해 하지는 않을지 얼굴을 힐끔 쳐다봤다.

 

다행히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그냥 마냥 재미있다는 듯이 웃고 있는 그녀..

 

이번엔 내가 테이블 밑으로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뭐 하는 짓은 완전 애인이네~"

 

"야야 오늘 부터 사겨라~!!"

 

"사겨라! 사겨라!"

 

 

친구들의 함성 소리...

 

 

"야야;; 부담주지마라 사람 일은 떄가 되면 다 알아서.."

 

 

...............

 

 

 

 

 

 

어느새 시간은 흘러가고 내 괴짜스러운 친구들에게 분위기 너무 잘 맞춰주고 있는 그녀..

술 잘 못한다고 했는데 주위에서 따라주는 것도 다 잘 받아먹고..

 

내가 "안마셔도 뭐라 안해 무리하지마.." 라고 하니

 

"괜찮아^^" 라고 대답한다...

 

내 베스트 여자친구랑 그녀와 동갑인 베스트 여자친구의 학교후배..3명이서 어느새 단짝이다

 

같이 화장실도 다녀오고 전화번호 주고 받고 난리도 아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덧 4시....

 

집에 가려고 술집에서 나왔다..술이 좀 취해서 덜 추울법 한데 이건 장난이 아니게 춥다.

 

 

"나 취한거 같아"

 

그녀가 나오며 나한테 말한다.

 

"괜찮아?"

 

"응 그냥 평소보다 많이 마셔서...."

 

"내가 집에 데려다줄께"

 

 

 

 

친구들한테 인사하고 택시에 같이 타고 그녀의 집앞으로 갔다.

 

 

 

 

"왜 이렇게 많이 먹었어"

 

"그냥 빼기 싫었어...힛..."

 

"걱정되게..아예 문 앞까지 데려다 줄까"

 

"응^^"

 

 

사실 그냥 해본 소리였는데 얼떨결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그녀의 집 바로 앞에 오게 되었다.

 

 

"오늘 추운데 와줘서 고마웠고..좀 푹 쉬어 피곤할텐데"

 

 

"잠깐 들어올래?"

 

......

 

"잠깐 들어올래?"

"잠깐 들어올래?"

"잠깐 들어올래?"

 

 

 

.....응?

 

뭐...뭐라고요?

 

 

 

"응...? 그래도 괜...찮겠어?"

 

"음....잠시만 기다려봐"

 

 

 

뭔가 부시럭 되면서 집 치우는 소리가 난다. ㅎㅎ 왠지 귀엽다......

하지만....

하지만 말야....

10분이나 밖에 서있으니까 그냥 집에 갈까 하는 생각이 든다...-_-.....

 

 

 

 

<끼이익>

 

 

 

 

문이 빼꼼 열리더니 안에서

 

"들어와~"

 

라고 한다.

 

 

 

 

 

와...........................뭔가 느낌이...........

 

 

 

 

 

파이널 스테이지 등극!!!!!

 

 

그녀의 사적인 공간이구나....집 참 좋다..... 선릉이 훤이 보이는 전면유리에....

깔끔하며 세련된 인테리어... 이 향기........ㅠㅠ

 

옆을 보니 그녀는 이미 방에 들어가 침대에 누워있다.

 

"모자는 안 벗고 잘라고?"

 

"으응"

 

"너 안씻고 자?"

 

"으응"

 

"마실 것좀 갔다 줄까?"

 

"으응"

 

 

 

 

 

...좀 취한것 같다. 그녀의 방을 나와 집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열심히 노력한 흔적은 보이지만....

 

 

 

 

참 안치우고 산다 -_-;; 변기 안엔 담배 꽁초... 부억 테이블 밑에 급히 밀어 넣은듯한 빨래들..

쌓여있는 설거지...ㅎㅎㅎ...왠지 그녀의 인간적인 면을 보는 듯 하다.

 

여기서 그녀가 밥을 먹는 구나... 여기서 컴퓨터를 하는 구나.. 여기서 창밖을 보는 구나..

여기서 잠을 자는 구나.. 여기서 옷을 갈아입는 구나....

 

 

 

 

 

 

다시 그녀의 방으로 들어가 보니 어느새 쌔근쌔근 잠이 들어있다.

 

조심 스럽게 그녀의 모자를 벗겨주고 발그레 하게 달아오른 그녀의 볼을 살짝 쓰다듬어 주었다.

 

 

"으음......"

 

 

몸을 웅크리는 그녀의 모습이 너무 이뻐보인다... 흐......... 오늘은 일단.....

 

후퇴닷!!!!!!!!!!!!!!!!

 

 

조용히 신발을 신고 나와...집으로 향한다..................

 

 

 

 

 

 

 

 

사실 크리스마스때 까지 고백을 기다리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안돼겠어요.... 미리 스타트를 끊어야 할듯.

 

요즘에 추위가 전 시린게 아니라 어딘가 시원한 느낌이 드네요...

 

이제 마지막 관문...만 남은듯... 응원해 주세요 ㅠㅠ

 

연애겟 모두가 커플이 되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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