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동에서 만난 그녀(마지막)

오젠장 작성일 08.12.07 17: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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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벌써 8번째 글이군요...

 

이렇게 빨리 최종회가 올지 저도 몰랐습니다...;;

ㅠㅠ 뭔가 이 글을 쓰려고 하면서 만감이 교차하는군요...

 

 

 

 

 

 

2008년 12월 6일 토요일.....

 

입사하고 처음 맞이하는 주말...

왠지 주말이 남사스럽게 느껴진다. 어제 먹은 술 때문인지 배가 고픈건지...속이 쓰리다.

 

 

 

 

짱공유에 와서 글들을 읽고 올리기도 하고

웹서핑 좀 하다가 싸이도 들락달락.. 게임 한두판 정도 했다가...

 

책상에서 콩나물 국에 밥 말아 먹으며 따운 받은 애니도 좀 보고

의자 뒤로 쭉 누워 창밖을 구경하고...

 

 

 

 

평일에 일을 하니 주말에 이렇게 쉬는 것이 맘이 편하구나..^^

 

 

 

 

<띠리링>

 

문자가 왔다

 

<나 지금 일어났어; 오빠도 일어났어?>

 

<응 잘 잤어? 속은 좀 어때?>

 

<괜찮아^^ 오빠 오늘 뭐해?>

 

<몰라 뭐할까? 별일 없는데..>

 

<음..그럼 내가 이따 연락할께.. 오늘 쇼핑좀 해야해 ㅋㅋ>

 

 

 

 

 

괜히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오늘 또 보자고 하려나

 

왠지 그녀를 만나고 나서는 주말을 항상 같이 보냈던 것 같다..

 

알게 된 기간은 그리 오래 되진 않았지만...자주 봐서 그런지

 

참 오래된 사이 같이 느껴진다...

 

 

 

 

 

오후 6시 경....

 

<뚜와우와웅~ 따라라라>

 

 

"응 진아"

 

"지금 바빠?"

 

"아냐..왜?"

 

"얼굴이나 볼까 하고.."

 

"그래~ 어디서 볼까?"

 

"밖에 완전 추운데..우리 집으로 올래?"

 

 

 

갑자기 어제 밤이 다시 떠올랐다..아아..맞다..나 그녀의 집에 가봤었지.....

왠지 어제 밤에 모든게 꿈같이 느껴졌다...

 

 

 

"알았어^^ 좀만 기다려"

 

 

 

집이라.. 흠.......

아무래도 집에 가는 것이라면........역시 와인?

 

 

내 책상 아래 예전에 우리 누나가 던져 놓은 스페인 와인이 한병이 있었다.

 

'고것이 도움이 될때가 있구나...'

 

잽싸게 준비를 한 후 와인을 들고 바로 출발을 했다..

 

 

 

 

 

 

<띵동>

 

<철컹- 끼이익>

 

 

문이 열린다. 내 마음도 열린다.

 

문안에 처음 보았던 그녀의 모습이 보인다.. 빠져들것 같이 깊은 눈...

 

아름다운 입술과 오똑한 코..너무 만져주고 싶은 귀여운 볼살....

 

 

 

 

"추운데 어서 들어와 ^^"

 

 

 

문앞에서 내가 멍 때리고 있으니 그녀가 재촉을 한다.

 

 

치워 놓으니 어제 봤을때 보다 훨씬 더 집이 멋져 보인다.

 

 

전체적으로 블랙 앤 화이트로 된 벽과 가구들은 매우 쎄련되 보이고

바닥에 동그랗게 깔린 빨간 카페트로 멋지게 포인트를 주었다.

거실 벽면 전체를 차지하는 창문은 시원하게 서울을 비춰주고 있었다.

 

 

"와 집 좋다..어째 어제랑은 느낌이 다른데?ㅎㅎ"

 

"뭐야아~"

 

 

민망해 하는 그녀...귀엽기만 하다...

 

 

"이거"

 

 

난 와인을 그녀에게 건네줬다.

 

 

 

"와 고마워 ^^ 근데 어떡하지..집에 와인 안주 할거 없는데..사러 갈래?"

 

"그럴까?"

 

 

 

 

 

그녀가 운전해 주는 차를 타고 킴X 클럽에 가 카트를 끌고 다니면서 과일과 치즈를 사러 다녔다.

 

이건 마치....부부?? 같은 느낌이랄까... 단지 식품 몇가지 장보러 나온건데

 

이렇게 설레고 재밌고 흥분 되기는 처음인 것 같다...이것도 나름 데이트구나 라고....느낀다.

 

 

 

"어어 내가 사려던 치즈가 없네.."

 

"응? 뭔데 이름이?"

 

"이름은 모르겠고..그 왜 빨갛고...동그랗고.."

 

"쪼그만한거?"

 

"응!응! 맞어 그 손으로 이렇게 까서.."

 

"응 그거 왁스 코팅 되서 부드럽게 조물 거리고.."

 

"맞아 맞아! 아하하하하하...그거 가지고 나중에 놀수도 있고 그거 그거"

 

"ㅋㅋ 알아 뭔지.. 그거 다 팔렸다고 써놓은거 같은데.."

 

"그렇구나..헤헤..오빠랑은 공감하는게 많아서 좋아"

 

 

 

 

 

아아.......!!!!!!!!!!!!!!!!!!!!!!

 

갑자기 머리를 탁 치는 느낌이 들었다.

 

나같은 것을 그녀가 왜 좋아하겠는가..라는 느낌 때문에 항상 자신감이 어딘가 없었는데

 

그래!! 이거라면 그녀도 나를 좋아할수 있지 않을까? 공감!!! 뭔가 서로 통하는 것....

 

그래 그래...나도 완전 볼 것이 아무 것도 없진 않은 것 같다....

 

나는 최고로 멋지고 잘나가는 남자친구는 못 되도 최고로 이해해주는 남자친구가 될수 있겠구나..

 

 

 

 

 

 

쇼핑을 한 후 집에 와서 7년간 혼자 살며 갈고 닦은 칼솜씨로 멋진 치즈과일 안주를 만들고

 

소파에서 서울 상공을 배경으로 몇잔을 마시다가.....떨리는 맘을 잡고............

 

후...하....후....하........사실 집에서 몇번이나 연습했던 라인인데.....머리속이 뒤죽박죽이다..

 

 

"진아 나 할말이 있어"

 

"응 뭔데. 얘기해봐 ^^"

 

"잠깐만..."

 

 

 

난 난 소파 앞으로 가 무릎을 꿇고 그녀의 얼굴을 정면으로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어...어? 왜 이래"

 

"미안. 나도 지금 참 민망한데 지금 하는 얘기는 내 진심을 최대한 보여주기 위해선

 

이렇게 눈을 보면서 얘기하지 않으면 안될거 같아서 그래."

 

"음....알았어...^^"

 

 

 

 

 

 

 

 

난 그 상태에서 그녀의 손을 잡고...후아~~~~~~~~~~~~ 심호흡을 하고....

 

 

 

 

 

 

 

 

 

"지금이 적당한 시기인지.. 너무 이르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더이상 질질 끌기도 싫어...

 

뭔가 멋진 이벤트를 해주거나 그러고 싶었지만 그런 것보다는 그냥 조용히 이렇게 네 눈을 보면서

 

얘기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지금 말하는 거야. 

 

 

지금 얘기하는게 성급하거나 무모하다고 생각이 들진 몰라도 전혀 그렇지 않아..

 

한번 기타를 잡아보고 '아 이거다' 라는 확신을 느낀 후 17년 동안 변하지 않고 음악을 사랑했는데..

 

지금 내 확신은 내가 음악을 포기할수 있을 만큼의 확신이니까..그렇다고 생각하는게 아니라 그렇단걸 알고있어.

 

 

굳이 이런 형식적인 것 안하고 자연스럽게 친밀해질수도 있겠지만 난 앞으로 어디서든 당당하게

 

너는 나의 애인이다. 나는 너의 애인이다 라고 말하고 밝히고 싶어.

 

이 세상에 단 한명 만이 내 편이라면 그게 너였으면 좋겠고 누군가 단 한명이 나를 위로해주고 칭찬해준다면

 

그게 너였으면 좋겠어....

 

 

내가 엄청 잘생기지도, 그렇게 능력이 있지도, 뭔가 뛰어난 사람도 아니지만..

 

너를 좋아해주고 너를 아껴주고 너를 이해해주는 것 하나만큼은 이 세상 그 누구한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고

 

너랑 같이 있으면 그 어떤 것이라도 다 해낼수 있을 것 같아.

 

 

나도 사람이기 때문에 앞으로 항상 똑같이 최고로 잘해주지 못할때도 올지 모르겠지만

 

지금 이 마음만 내가 기억하고 있다면, 지금 얼마나 내가 너를 좋아하는지 잊지 않는 다면 꼭 잘해줄수 있을거야.

 

절대 잊지 않도록 매일 기도할꺼야...그래서 어떤 일이 일어나도, 아무리 서로 부딛혀도 널 놓치지 않게..

 

왜냐하면 우리 서로가 아무리 기분이 안좋아도 너랑 헤어지는 것 보다 나쁘진 않을테니까..

 

 

진아.....넌......

 

 

이런 나의 애인이 되어 줄래?"

 

 

 

 

 

사실 위에 써있는 것보다 엄청 더듬고 뜸들이고 뒤죽박죽이었다..

 

속으로 '흐아....결국 해버렸다.....' 라고 생각하는 나를 그녀는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갑자기 내 목을 감싸 안으며 말한다

 

 

 

 

 

"난 이미 오빠 애인이었고...지금도 애인이고...앞으로도 계속 애인이 되어줄께...."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지금쯤 누가 멋지고 상쾌한 음악이라도 틀어달라고!!!!!!!

 

 

근 한달만에 다시 그 천사들이 나타나 나팔을 불고...

 

이번엔 내 머리위에서도 금가루를 흩날리고 있었다.....

 

 

 

"바보야...지금까지 뭐하다가 이제야 나타난거야......"

 

 

 

목을 살짝 풀더니 날 쳐다보며 그녀가 말한다.

 

 

 

"이렇게 너 만나려고 지금까지 여기서 쭉 기다려왔지....^^"

 

 

 

 

 

 

 

 

그리고...2008년 12월 6일 저녁 10시쯤.........

 

 

그녀와 나의 첫 키스.......

 

 

 

 

 

 

 

 

 

 

 

이렇게 압구정동 그녀와 저는 어제부로 커플이 되었습니다 (^-^)v

 

앞으로 연애겟에 고민을 올릴일이 절대로 없었으면 좋겠어요 ㅠㅠ

 

그리고 계속계속 행복하게 만나서...언제 같이 정모라도 한번 ㅎㅎㅎㅎ;;;

 

 

그녀에게 그동안 사실 속으로 이랫다는 얘기나...음악 한답시고 일도 없다가

 

직장을 구한 얘기나...많은 얘기들을 털어 놓았습니다.

 

 

단 하나.. 연애겟 얘기는 아직 못했는데.. 할까 해요. 사실 글 올렸다고..

 

다시 보면 그녀가 뭐라고 생각할지..ㅎㅎㅎㅎㅎ;; 화내진 않겠죠 설마;;;

 

 

그동안 글 올리며 사실 처음에 올리기 시작한 것은 조언을 구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나중엔 그냥 이 글을 쓰며 다시 상황을 되돌아 보고 그 때 그 느낌을 느끼며

 

직접 글을 쓰며 저도 혼자 웃고 몸이 덜덜 떨리기도 하고 그랬어요...

 

 

응원해주신 dfsdfl님, 나른한저녘님, 탁로더님, ohniz님, GUN@님, 브라이언메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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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월이님(개월님 힘내세요!!), 진마팬텀님, 그리고 쏜가님!!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많은 힘이 되었어요 ^^

 

여기에 이렇게 으름장을 놓은 만큼 앞으로 잘 사귀겠습니다. (__)

 

 

모든 분들 행복하시길 빌며

 

 

그래도 연애겟은 절대 안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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