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만난날. 어찌해야 하나요...

기쁨의순간 작성일 09.01.17 18: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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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전 헤어졌었지요.

 

헤어질 당시 멀리 떨어져 있었기에

 

만남보다도 헤어짐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저였기에

 

얼굴을 보고 깔끔히 정리하고 싶었습니다.

 

 

 

퇴근시간에 맞춰 차를 타고 데리러 가려했습니다.

 

그런데 아뿔사,

 

그녀가 좋아하던 정장으로 옷을 갈아입고 나오면서

 

지갑을 놓고 왔더군요.

 

덕분에 늦게 도착하니 추운곳에 배고파 떨던 그녀 완전 삐져있습니다.

 

 

 

그리하여 한달만의 재회가 이루어지고

 

차 안에서 어색한 침묵이 흐릅니다.

 

눈 조차 마주치기 힘든 어색함.

 

쌀국수를 먹자는 그녀를 데리고 그냥 치킨에 소주 한잔 하러 갔습니다.

 

 

 

역시 술이 최고지요.

 

재밌는 농담과 몇번의 놀림으로

 

어느새 다시 친해져 있었습니다.

 

아마, 깔끔하게 헤어졌던 만큼 이렇게 다시 웃으며 볼 수 있는 것이겠지요.

 

오랜만에 만난 친구마냥 즐겁게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사귀었던 얘기를 꺼내기 어색했나봅니다.

 

사귀었던 얘기를 꺼내자 쑥쓰러워 합니다.

 

 

 

더 많은 술잔이 오고가고,

 

어느새 둘이서 세 병을 마셨지요.

 

10시면 들어가야 한다더니 어느새 11시가 넘었더군요.

 

취기가 오르자 저는 그녀에게 그동안 마음에 담아두었던 진솔한 이야기들을 꺼내보았습니다.

 

그녀도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있다면 모두 하라며 들어줍니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가게를 나왔습니다.

 

 

 

밖에 나와 대리기사를 부르기 위해 차로 들어갔습니다.

 

조용한 음악이 흐르고 단 둘이 작은 차 안에 있으니 예전 감정이 되살아나더군요.

 

평소 손이 찬 저의 손을 따뜻하게 만져주는 그녀.

 

저는 미안해하며 그런 그녀의 손을 들고 입김을 불어 따뜻하게 해주려 했습니다.

 

그녀는 오히려 피곤하지 않냐며 저의 손을 마사지해주네요.

 

스킨쉽도 자연스럽습니다.

 

운동 많이했다고 자랑하는 저의 팔과 가슴 근육을 쓰다듬던 그녀.

 

다시 사귀고 있는 것만 같았습니다.

 

다음날 새벽 6시 일찍 일어나 출근해야 하는데 12시가 넘도록 들어가지 못하는..

 

저도 그런 그녀를 보내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자꾸 서로의 고개가 가까워졌지만

 

차마 키스하지 못하였습니다.

 

정말 하고 싶었고 많은 갈등을 하였지만 차마 할 수 없었습니다.

 

그녀. 제 어깨에 머리를 기대다가 다시 머리를 들어 버리곤 합니다.

 

아마 그녀도 갈등하고 있었겠지요.

 

이런 그녀를 보며 더욱 가슴이 아파오고, 이런 저의 상황이 밉기만 합니다.

 

 

 

사실 저는 유학생입니다.

 

이것이 지금 이 현재 상황의 모든 원인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사실 별로 제 생각조차 나지 않았다던 그녀.

 

다시 저를 보자 너무 제가 좋고 재미있고 예전 같은 기분이 든다고 그녀 입으로 말하더군요.

 

저도 그녀에게 말했습니다.

 

나도 아직까지 누나를 너무나도 좋아하고 있다고.

 

하지만. 다시 시작할 용기가 없다고.

 

저도 모르게 뱉어버렸습니다.

 

그러자 그녀도 다음 여름까지 기다리는것이 너무 힘들다고 말하더군요.

 

다시 한숨만 나옵니다.

 

 

 

그런 그녀를 다시 돌려보냈습니다.

 

정말 가슴 아팠지만 일단 돌려보냈습니다.

 

 

 

사실, 다시 만나기 전에는

 

밑에 어떤분이 쓰셨던 글처럼

 

못먹는감 찔러나 볼까 분한마음에 자빠뜨려 볼까 하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이런 상황이 되니 가슴이 아파서 어떻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되니 잊기도 더 힘들 것 같습니다.

 

잊고 빨리 다른 여자나 찾아야지라고 생각했는데, 이 상태라면...

 

 

 

어찌해야할까요

 

출국하기 전에 다음주 중에 만나서 다시 잡아야 할까요.

 

그대로 가슴에 묻고 보내주어야 할까요.

 

친구로 계속 지내야 할까요..

 

아니면 이 어정쩡한 관계를 그대로 이어가서 다시 여름에 시작해 보아야 할까요.

 

차라리 자빠뜨려버릴까요............

 

단지 술김에 다시 되살아난 감정이었을까요.

 

친구는 잘 참았다고. 그냥 이 상태 유지해서 여름에 다시 해보라고 하더군요.

(여름방학때엔 5월말에 들어와서 3개월의 시간이 있습니다..)

 

그렇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런지도 또 막막합니다.

 

그 사이 다른 남자나 생기지나 않을런지.

(가뜩이나 똥파리 많은데..)

 

거의 다 잊었다고 생각하며 제 자신을 부정하고 있었나봅니다.

 

오히려 가슴아프고 슬프기는 한데 마음은 편해졌습니다...

 

제 정확한 마음을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다시 가슴만 아파옵니다.

 

차라리 그녀에게 저에대한 감정이 조금도 남아있지 않다면 차라리 더 쉬울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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