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소개팅을 했었지요....
나빴다기 보다는 호감이 생기지 않길래... 첫만남 후 그날저녁에 안부전화만 하고 애프터를 신청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틀 후에 잘지내고 있느냐며 먼저 문자가 오더군요...
뭐랄까... 여자분인데도 불구하고 먼저 문자를 보내는 모습이 용기있어 보여서 좋았습니다...
주선자(女)도 그 여자분이 맘에 들어하는거 같으니 몇번 더 만나보라고 하기도 하고,
저도 호감이 없었을뿐 싫은건 아니니 전화해서 약속을 잡고 한번 더 만났습니다...
여자분이 눈치도 빠르고 대화의 리액션도 괜찮아서 좋은 분위기에서 두번째 만남을 가졌습니다만..
문제는 또 돈입니다....(첫 만남때 모든 비용을 제가 지불한것에 대한 글을 올렸었죠)
밥값은 당연히 제가 냈고 근처 공원벤치에서 대화 좀 나누려고 편의점에 가서 실론티 두캔을 샀는데요...
그냥 가만히 서있는겁니다. 제 딴에는 이번엔 여자분이 내실차례라고 생각해서 테이크 아웃커피가 아닌
부담없는 음료수를 택했는데...(솔직히 말하면 여자분의 나이도 적지않은 나이고(25) 직장인이니까 테이크 아웃 커피정도 얻어 마셨다해도 전혀 실례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어이가 없더군요......
그래도 뭐... 편의점에서의 일을 맘에 담아두면 공원에서의 대화까지 잘 안될것 같아서
공원에서는 다시 좋은 기분으로 유쾌하게 얘기를 나눴습니다....
얘기를 마친 후 걷다가 근처 편의점에서 또 음료를 사면서 설마했는데... 이번에도 역시 망부석.....
이분이 처음부터 눈치없고 버릇없는 케릭터였더라면 이해라도 되는데,
인간관계도 넓고, 센스도 있으신 분이 이렇게 행동하니까 정말 남자를 돈줄로 여기는 여자로 밖에
안보이더군요...(제가 최고는 아니지만 어느정도 인정받는 자격증을 가지고 있어서 이 때문에 더욱 이런 생각이 들었는지도 모릅니다...)
지갑을 열어 가볍디 가벼운 천원짜리 두장을 건네며 음료수를 계산하는데, 마음은 어찌나 무겁던지.....
"정말 인생그리 살지 말아라" 하고 수백번을 말하려 했으나 친한친구가 가장 아끼는 동생이라 하기에 애써 참았습니다...
집에가는 지하철역까지 바래다 주고서는 이번에는 잘도착했냐는 안부전화도 안했습니다...
이대로 조용히 끝낼렵니다.... 지금까지 있었던 불만도 친구에게 말하지 않으렵니다....
남자녀석이 속 좁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이런여자 안만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