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자기는 안사귈 것이라고 호언장담하는 女

己生水 작성일 09.11.01 17: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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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쓸데없이 깁니다. 본론부터 보셔도 무방합니다.

 

개강초, 2학기들어 너무 바쁘기도 하고 여자는 하나도 없고 해서, 집에서 잉여생활을 만끽하고 있었습니다..

 

9월 초쯤이었을까요, 작년 겨울에 헌팅한 아가씨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자기 기억하냐고..

헌팅 바로 다음날 연락이 안돼서 연락을 접었던 사람이었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연락 오자마자 드는 생각이 '이사람이 작정하고 날 뜯어먹어보려고 하는구나' 였죠.  근데 그 헌팅 당시(1000원 꿔달라고하면서 번호 겟) 만취상태여서 얼굴이고 뭐고 하나도 기억이 안나더군요. 이제와서 이렇게 연락하는게 괘씸하기도 하고 얼굴도 기억안나고 해서 당장 전화해서 우선 만나자고 했습니다.

 

만났는데.. 음.. 제가 헌팅하는 스타일이 딱 정해져 있는데 그런 스타일은 아니었어요. 역시 만취상태였나;

솔직하게 따져봤습니다. 왜 지금에서야 연락했냐고하니까 그당시는 남친이 있어서 그랬고, 전화번호부 뒤지다가 '돈빌림'이라는 이름이 있었길래 연락해봤다고 하더군요. 속으로 '뭐 이렇게 한번 보는것도 괜찮겠지..안보게되면 그만이고' 하면서 얘기를 해보는데,

 

고등학교 1년후배. 친구 여친과 아는사이.......역시 참 세상이 좁더군요;;

 

얘기 하면 할수록 처음 생각했던 그런 가벼운 사람도 아닌것 같고 돈도 자기가 낸다고 할정도로 개념녀더라구요. 다시 만나보자는 생각을 했죠.

 

본론

은 여기서 부터입니다.

 

그녀는 항상 벽을 두르고 삽니다. 자기를 못좋아하게 하려는 벽을 말이죠. 

보면 볼수록 너무나 호감이 가고 괜찮아서 잘해주고 했더니, 이런얘기를 하더군요.

왜이렇게 자기한테 잘해주냐고, 자기는 친구로서는 괜찮지만 여자로서는 정말 아니라고, 이럴꺼면 지금부터 연락끊자고.

저는 질겁해서 그냥 친구로써 잘해주는 거라고 해두었습니다.

 

그러구 다음에 술한잔 할 기회가 있어서 술한잔후에 헤어진다음 집에서 통화하는데 이번에는 또 이러더군요.

자기한테 대쉬한남자들 정말 많았는데 다 거절했다. 오빠도 그래봤자 소용없다. 유학간 전남친(헤어졌음)이 돌아오면 바로 사귈것이다. 혹시 자길 좋아하느냐, 만난지 얼마나 됐다고 자기한테 이러느냐.

-라고 하길래 엄청난 실망감이 생겨버렸습니다. 그래도 놓치기는 싫어서 계속 만나고 했죠.

 

근데 웃긴점이 제가 이러는 걸 다 받아준다는 것입니다. 매일매일 전화해도 받아주고. 놀자고 하면 놀아주고. 단, 먼저 연락은 문자빼고는 잘 안오더라구요.

 

그렇게 지내던 어느날.. 바로 지난 목요일이었네요.

제가 크리스마스때까지 50통정도 편지 써서 같이주려던 음악시디를 제가 가방에 그냥 넣어놓아서 가방 구경 한다는 그녀에게들켜버리고 말았죠. 전 나름 꼼꼼하게 넣어놔서 안심했더니 그걸 찾아내다니;;

아직 편지는 15통 정도밖에 못썼지만,한통한통 워낙 장문으로 써놓았던지라 거의 울정도로 감동하더라구요. 겨우겨우 감정 추스리더니 하는말이. '왜 이런 쓸데없는짓을 했어요? 아무리 이래봤자 소용없어요...' 

하아... 당시는 그냥 안어색하게 웃으면서 넘겼는데. 집까지 태워다주고 집에 오는데 만감이 교차하더군요.

 

크리스마스때 고백하려던 이벤트가 이렇게 끝나버리고.. 더욱 그녀에게 마음의 벽을 굳건히 하는 계기를 준것 같아요.

 

어떡하죠 정말? 이대로 그냥 오빠동생 사이로 지내야 하는걸까요? 더욱 감동 줄 수 있는 이벤트,또는 계기가 어디 없을까요?

 

쓸데없이 긴글 읽어주신거 감사드리며.. 좋은 답변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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