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짱공님들..
저는 28살 대학생입니다. 뒤늦게 정신차린 케이스라..
저는 애초에 연애의 가치관이 조금 남달랐습니다..
제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 아닌 이상 아무리 쓸쓸해도 사귀지 말자는 별 쓸데없는 가치관이지요..
실제로 예전에 몇몇 여자들한테 고백도 받아봤는데..전부 정중히 거절했어요..
덕분에 부끄러운 얘기일 수 있지만 27살까지 모태솔로였고 동정이었습니다.
하지만 개의치 않았어요. 제가 정한 것이기 때문에. 사창가? 빨간불인가? 그런곳도 한번 안갔구요.
여태까지 살면서 3명의 이상형을 만났습니다.
학창시절때 1명. 대학교 초기 21살때 1명. 그리고 27살때 빵집에서 만난 알바생 1명..
앞선 2명은 제가 용기가 없어서 고백을 못했습니다..
그래서 작년에 이상형이라 생각한 여자친구 아니..이제 전이지요. 전여자친구한테
고백을 해서 사귀게 되었습니다. 제 인생 첫 연애죠..
제입으로 말하긴 쑥스럽지만..
제 롤모델은 계속 유재석이었습니다. 그런 자상한 성격. 남을 배려하는 성격. 선한 본성.. 정말 닮고 싶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저 자체도 그 분과 어느 정도 닮아가서 이타적으로 변하였고. (물론 어설픈 유재석이지만요;)
그게 연애할때도 작용했나봅니다..
여자친구가 담배피는 남잘 싫어한다해서 담배도 끊었고..
머리 긴 남자,왁스바르는거 별로라 해서 매일 하던 왁스도 안 바르고 다녔구요.
연락은 정말 잘해줬어요. 답변도 ㅇㅇ ㄴㄴ 이런 식으로 성의없게 보낸적 단 한번도 없습니다..
약속시간 여자친구가 자주 늦어도 화낸적 없이 웃으면서 기다렸고
여자친구가 도시락 싸달라해서 없는 솜씨 발휘해서 도시락도 싸줬습니다..
여자친구를 집에 초대했을 땐 직접 요리해서 차려줬구요..
집도 근처고 해서 싸운날 아니면 언제나 귀가길에 여자친구 집으로 데려다줬습니다.
제가 다른 여자 만난다는거 질투나서 싫다해서 주변 여자들이랑 2년가까이 연락 끊었습니다.
바람 한 번 핀적 없고요. 거짓말 한 적 한 번도 없구요.
기념일 잊지 않고 꼬박꼬박 챙겨줬습니다..
선물도 제 입장에서 볼 때 비싼 것들 기념일마다 사줬어요. (아이팟 터치, 폴카, 반지, 가방 등등..)
또 기념일이 아니래도 길가다가 예쁜 거 있으면 사줘서 선물해 줬구요.
가끔가다 영화를 본따서 꽃도 한 다발 사서 집 앞에서 기다리곤 했습니다..
편지도 기념일엔 꼭. 그리고 평상시에도 가끔가다 써줬고요..
사랑 표현도 자주 했습니다..
평상시에는 항상 여자친구한테 져줬구요..
밤중에 전화할때 노래불러 달라해서 30분 넘게 노래 불러준 적도 있구요..
싸울때에 여자친구는 홧김에 욕도 많이 했지만 저는 욕한번 한적 없습니다..
항상 오늘은 어디갈까. 만나기 전에 고민도 계속 하고 제가 정했어요. 그리고 그게 즐거웠습니다..
가방이 무겁거나 여자친구 피곤해보이는 날에는 항상 대신 들어줬습니다.. 여자친구가 딱히 부탁한 것이
아니라(부탁한 적도 물론 있지만요..) 제가 나서서요..
어느 날엔 여자친구가 오밤중에 보고 싶다해서 츄리닝으로 그녀의 집 앞에 찾아가기도 했어요.
아무리 짜증나거나 화나더라도 먼저 화낸적 거의 없습니다. (1~2번 있었는데 그땐 대판 싸웠어요 정말)
싸우고나서도 아무리봐도 제가 보기에 여자친구가 잘못한거 같았어도 항상 먼저 사과했습니다.
(수없이 싸웠지만 여자친구가 제게 먼저 미안하다 말한적은 3번정도밖에 없는거 같아요)
친구들한테도 여자친구를 자랑스럽게 소개시켜줬구요.
여자친구 부모님 기념일도 챙겨드렸어요.
항상 여자친구 얘기들으면 그녀의 편 들어줬구요..(1번 안들어줬다가 대판 싸웠어요.)
싸우면 여자친구는 헤어지자는 말 쉽게 내뱉지만 저는 아무리 화나도 그런 말 한 적 없습니다..
헤어지자 말하면 항상 울면서 제가 붙들었어요..
사귀는 동안에 단 한 번도 밀당같은거 한 적 없구요.
사랑 주기 바쁜데 사랑 당기는걸 상상 못해서요..
남들이 보면 어찌 제가 정말 찌질하고 한심하게 보일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제가 저 자신보다 남을 먼저 배려하는 성격이라..
여자친구면 오죽 그렇겠습니까..
그것도 제가 처음 사귄 이상형인데..
물론 저도 제가 안좋은 점은 알고 있습니다..
일단 제가 여자친구보다 나이가 6살정도 많고.. 그래서 그런지 여자친구랑 싸울 때 무언가
잘못을 지적하는 버릇이 보이나봐요. 근데 고치기 힘들었어요. 제가 보기에 여자친구가 너무도 철없이
행동한 경우도 있었고..그러다 보니 상황 따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니까 일반적으로 남자와 여자가 싸울 때 여자는 꼬치꼬치 따지고 남자는 짜증나니까 말하지 않는
상황있잖아요. 저희는 역할이 정 반대였어요. 저는 어떻게든 그 상황을 이해적으로 해결할려했고
여자친구는 짜증나니까 얘기하지 말라는 입장이라 할까요..
여자친구는 저와 반대로 기가 되게 센 여자였거든요. 하지만 심성은 착한.. 외강내유라 할까요..
또 제가 이렇게 여자친구한테 잘해줄려하다보니 무의식적으로 어느정도 여자친구도 제게 잘해줬으면
하는 바램이 조금 있는 것 같아요.. 그것 때문에도 좀 싸웠습니다.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이런거요...
"나는 너한테 이렇게까지 해주는데 너는 왜 조금도 못해주냐.."
"그럼 나 만나지 말고 그렇게 해주는 여자 만나 오빠"
이게 우리 싸울 때 흔히 하는 레파토리 였어요.
예를 들어 싸우다가 제가
"나는 너 맨날 데려다 주고 기다려주고 그랬는데 넌 어찌 나한테 이러냐.."
라 하면 대답이
"내가 언제 기다려달라했고 데려다 달라했어?" 뭐 이런 식이랄까..
여자친구 성격 자체가 원래 남한테 표현을 잘 안하는 그런 성격이라서요..
근데 저 만나면서 그런 면 조금 고쳐진건 제가 아는데..왜 이해가 잘 안되고 섭섭한 경우가 많았는지..
제가 집착? 관심?도 조금 있는 것 같아요.
항상 여자친구가 지금 뭘 할까 많이 궁금하거든요. 물론 막 그녀를 의심하고 그런 쪽이 아니라
그냥 순수하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지금 뭐할까? 라는 궁금증이랄까요..
근데 이건 여자친구가 오히려 저보다 더 쩌니까 단점이라 말은 안하겠습니다..
물론 여자친구도 저한테 잘해준적도 많아요.
원래 잘 안해주던 애가 해주면 정말 기쁘자나요? 엄청 감동입니다..
그러니 여자친구를 나쁜 사람으로 너무 오해하진 말았으면 합니다..
진짜 나쁜 사람이면 이리 힘들지도 않겠지요..
여자친구랑 처음 잠자리 갖을 때도..
저는 물론이고 그녀도 첫경험이었거든요..
여자친구의 경우 학창시절,재수시절 때 몇몇 남자는 만났지만..깊은관계까지 가진 않았거든요.
결국 엊그제 여자친구한테 헤어지자는 말 들었어요.
600일 넘게 사귄 날들이 끝이네요.
저번주에 정말 정말 사소한걸로 싸웠어요. 들으면 우습게 여길만한 그런 꺼리로요...
그리고 저도 이번만큼은 여자친구가 잘못한거라 생각해서 먼저 사과 안하고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곧있으면 빼빼로데이고 그다음날이 제 생일이기도 해서..
연락이 계속없어서 그냥 이번에도 제가 먼저 사과할려고 먼저 말 걸었어요..
작년에 빼빼로데이때 좀 소홀하게 해준거 같아서 1주일간 열심히 준비한거 선물하고 화해할려고요..
근데 헤어지자는 말을 하네요..
단언코 말할 수 있는데 여자친구가 꽃뱀 그런 건 절대 아니었고
진심으로 제가 그녈 좋아하듯, 그녀도 절 좋아했어요.
남자문제 때문이 아니란것도 확신할 수 있구요..
제가 너무 잘해주는게 부담스러워서,혹은 절 만만히 봐서라든가 그런것도 아닙니다..
정말 좋아했거든요..
저희가 보통 1달에 1~2번은 싸웠거든요.
여자친구가 워낙 감정기복이 심해서 짜증을 잘 내는 성격이라..(혈액형이 B형...;)
짜증낼 때 제가 참고 넘기면 안 싸우는 것이었고...
참지 못해서 저도 같이 짜증내면 대판 싸우는 것이었구요...
하지만 심성이 착한건 확실합니다.. 근본이 노란 그런 아이 아니란걸 알았기에
제가 좋아한거구요..다만 그걸 표현하는게 좀 아쉬웠을 뿐..그래도 정말 사랑했습니다.
여자친구는 저랑 행복하게 있는 시간보다 싸운 뒤 힘들어하는 시간이 너무 고통스러워서
헤어지자고 한거 같은데..그건 솔직히 저도 마찬가지자나요..오히려 제가 더 힘들죠..짜증 안내고
그냥 넘어갔으면 하는데 그렇게 못해주니..
애초에 짜증을 좀 줄이거나 참으면 되는데..부탁해도 그리 안되고
항상하는 말인
"나한테 그런 거 바라지말고 오빠한테 잘해주는 여자 만나"
이런 말 보다
"나도 오빠만큼 잘해줄수 있도록 노력해볼께" 라고 말하는 걸 기대한게 너무 큰 바램이었을까요..
근데 전 이렇게 싸울때 고통보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더 컸는데 여자친구는 아니었던 것일까요..
솔직히 너무 속상합니다..
여러 웹사이트에 올라오는 여자들이 올린 글들 보면
막 무뚝뚝하고 연락안하는 남자친구. 기념일 안챙겨주는 남자친구, 표현 안하는 남자친구.
욕하는 남자친구. 여자 많은 남자친구. 거짓말하는 남자친구 등등등...
각양각색의 남자친구들이 많은데..불만은 토로하는데 잘사귀고 있는거 보면 억울하기도 합니다..
난 저런 행동 절대 안하는데..이런생각들고..
여자친구나 저나 정말 지금 너무 힘듭니다.
차라리 여자친구가 저랑 헤어지자 한 후 속 시원해하면 차라리 제 가슴이 덜 아플텐데
왜 저따라 같이 아파할까요..왜 같이 힘들어할까요...그럼 애초에 왜 헤어지자 한건지..
만약 돌아온다면..전 어떻게 해야하는지..아니면 그냥 오빠 동생 사이라도 봐야하는지..아예 쌩까는지..
여자란.. 정말 모르겠습니다..
연애란거.. 정말 무섭네요..많이 하신 분들은 그만큼 많은 이별 하신 것일테고.
이 고통 어찌 매번 감수하시는지..존경스럽습니다..
이별의 치료약은 또다른 사랑이나 시간이라 들었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사랑도 이런 이별있는 사랑이라 생각하니 두렵기도 하구요..(스캔들 영화가 이해가 갑니다..)
시간이 해결해준다고 했는데 너무 안갑니다..지옥같이..
군대 이등병때보다 더 안가네요......잠도 못자고 밥도 계속 못먹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