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글쓴 700일된 어학연수가서 헤어진 여자친구 글쓴이입니다.. 메일이왔네요

skhd 작성일 12.05.26 01:34:22
댓글 8조회 1,818추천 5

정말 16분.. 소중한 리플 진지한의견 충고 잘읽어 보았습니다..

데미지가 생각보다 후폭풍처럼 와서.. 일일히 답장도 못드리고.. 에휴

우선 헤어지게된후  글쎄요,. 여자친구의 행동도 마냥 서운해하거나. 나쁜 행동이었다고 이야기하기에는.,

제게 많은것이 쌓여있었고 저희관계에에대해 깊이 고민하고 혼자서 무언갈 굳혀나가는 타이밍에?

아니면 현실적인 문제나 앞으로를 보고서 여자친구가 머뭇머뭇 고민 하는사이에 제가 돌직구처럼 던진

저말에 여자친구도 훽하고 저렇게 보낸거 같다는 생각도 들고 많이 어렵네요..

 

조금전에 카카오톡으로 메일보냈으니 읽어줬으면 좋겠다고 10여일만에 연락이 오더라구요...

메일 내용이 참 어려운거같아서.. 어떤걸 제게 말하려고 하는건지.. 회원님들과 이야기해보고싶어 올려볼게요..

정말 눈물이 조금나더라구요..

안녕

언제 보낸 문자인지도 모를 문자를 보내고

결국은 이렇게 메일을 쓰게 됬네..


내가 먼저 그만 만나자라는 말을 하고는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초조하게 기다려왔던것 같아

기던 아니던 어떤 답변이 있고, 어떤 대화가 오고가던 뭔가가 더 있을거라고 생각했었나봐

하지만 이미 답변은 들은것 같고..


아무런 끝 맺음도 없이 모르는채 지내기에는

그간 2년 가까이의 시간에 부끄럽고 후회가 될거 같아서 메일로라도 짧게 남겨.

마지막이니 자존심에 신경쓰지 않고 솔직하게 쓰도록할께


우선.. 문자로 그리 메시지를 남겼던 것 미안해

솔직한 심정을 얘기하면

그 문자가 마지막이 아니라 그 외에 더 많은 이야기가 오고가겠지, 생각했나봐

그래서 그렇게 문자를 보냈지.

답변을 듣진 않았지만 이제는 충분히 무슨 의미인지 알기 때문에 이렇게 메일을 써야겠다 마음을 먹었어

음..

내가 서울에 있었더라면 만나서 마지막이라도 보면서 얘기하면 참 좋겠지만

메일로 이렇게 쓰게 되서 아쉽고 안타깝다..

 

2년 가까이의 오랜시간을 같이 보냈어

그간 좋지 못했던 시간이 떠오르기보다는 즐겁고 특별했던 기억이 먼저 떠오른다

결과야 어떻든 내 기억 속 하나이고, 누구보다도 많은 시간을 보냈고, 누구보다도 내면깊이 고민해주고 행복해하던

그런 일상이었기 때문에 좋았던 시간으로 잘 기억할 수 있을 것 같아.

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2년 여간의 시간이 아깝지는 않도록 오빠도 기분 나쁜 감정보다는

후회없이 좋은 기억으로 가졌으면 좋겠어

그냥 부정해버리기엔 긴 시간이었고 그 기억을 모두 후회스럽게 생각하는건 오빠에게도 그 기억과 추억을 생각하면 너무 아쉬운 시간이잖아.

내가 하려는 말은.. 나를 좋게 기억해달라는 그런 못난 부탁을 하는게 아니라

그 시간을 그냥 좋았던 추억, 시간, 시절 처럼 잘 간직하자는 얘기야

악의나 의도없이 무슨 의미인지 잘 알아주리라 생각해.

혹시나하는 마음에.. 다른쪽으로 오해하구, 기분상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 문자 이후에 지금껏 초조해하면서 기다려왔던걸 생각하면 분명 마음은 부정할 수 없겠지만

머리로는 지금까지의 일들과, 오빠의 답변아닌 답변.

그렇기 때문에 그래 나도 지금 이 상황이 맞는거라고 정리가 되.


사람 마음이 칼같지가 않은거라 무작정 머리를 따르기에는

많이 힘들테고. 마지막이라는 이 글이 몇일도 안되서 후회가 될지도 모를 일이지만

그동안 생각할 시간도 충분히 가졌고 우리 둘 모두에게 정리.. 라는 게 좀 더 쉬울 수 있도록 하고 싶어.

반복이란건 좋지 않을 거란 걸 나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기때문에.

또 한편으로는 그만큼의 사랑은 아니였던걸까라는 생각으로 지금 이 상황을 위안삼아볼 수도 있고.


글을쓰다보니..

참.. 정리를 하겠다는 마음이면서도

어느세 또 문득 문득 드는 약한 생각들이 정말 못나고 어리석고, 또 이기적인 것 같다..

그래. 정말 이런 멍청한 생각보다는

이제는 사실을 보고 마음을 정리해나가야 하는게 맞겠지

가능성은 없겠지만 오빠도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면

오빠 스스로를 위해서.

오빠를 위해서 생각한다면 후회는 없을거야 라고 말해주고 싶다.

 

음... 그래 우리둘의 얘기가 아니더라도

비록 오빠와 나와의 관계였지만 긴 시간동안 오빠가 나에 관련한, 내가 오빠에 관련한 사람들과

즐겁게 지내왔던 시간을 생각하면

이 편지로 끝난다는게 참... 착잡하다


....


우리가 어떻게 이렇게 됬지, 그 동안 고마웠어, 잘지내

이런 말들 참 이곳저곳에서 많이 들어왔던..

2년동안 그렇게 믿어왔던 소중한 시간과 우리사이. 그걸 생각하면

이런 말을 한다는게 너무너무 창피하단 생각이 자꾸 들지만

참.. 이 말을 안하고는 아무런 말도 할수가 없구나..


너무. 너무. 고마웠던 기억이었어

 


이 메일을 받고난 뒤에 오빠를 생각하면

한편으론 혹여 흥분하진 않을까, 되려 기분나빠하지 않을까라는 생각까지 정말 수만가지의 생각이 들지만..

혹시 그렇다 하더라도 언젠가는 이 글 그대로. 읽어주고

좋았던 기억 그대로 떠올려줄거라고, 그렇게 생각해.

 

우리. 잘 지내자

 

 

 

 

이제는 정말..
안녕 잘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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