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남자... 그여자] 겨우 한마디 물어보고 나서

고아라남친 작성일 12.09.10 04:5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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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남자 --- 
새벽 5시 지금쯤 한국은 저녁이겠네요 아... 정말 많이 망설이다 수화기를 들었습니다 
우리는 뭐~ 아무 사이도 아닌데 이렇게 먼데서 자꾸 전화를 걸면 그녀가 부담스러워하지 않을지 
신호가 떨어지고... 이제 선 너머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어렵게 건 전화지만 하고 싶은 말 꺼내기가 아... 진짜 어렵네요 정작 궁금한 것은 따로 덮어놓고 계속 다른 사람들의 안부나 묻고... 
도서관 앞에 벤치가 있었는데요... 저녁을 먹고 나서 자판기 커피를 한잔씩 뽑아서 벤치를 자주 석권했었는데 작년 이맘때 눈도 좀 내리고 해가 저가던 어둑하던 하늘 그리운 풍경 속 한가운데는 그녀의 얼굴이 있었습니다 
쌀쌀한 날씨에 기침을 하던 그녀의 모습이 떠오르네요 감기안걸렸냐고 겨우 한마디 물어보고 나서 또 전화를 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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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여자 --- 

정말 오랜만이네요 
기다리다 기다리다 이젠 더 이상 연락하지 않을꺼구나 
포기를 할때 쯤이면 겨우 한번씩 전화가 걸려옵니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그사람.. 
너무 멀리있고 너무 가끔 연락하는데 
그사람이 하는 말이란 어쩌면 이렇게 아무렇지 않은걸까요

 
친구들 소식, 도서관 앞 벤치와 은행나무, 
그리고 커피자판기의 안부까지 묻고나서야 
이제서야 내게 한마디 전하는군요 감기조심하라고 


함께 있을 때도 멀리 떨어진 지금도 난 여전히 정물화의 배경같은 존재 
이제 전화를 끊고 나면... 내 마음 속에선 
또 한번 그사람이 탄 비행기가 떠나가겠죠... 아주 먼곳으로 




- 이소라의 FM음악도시 '그남자 그여자' 中


연인이라 불리는 또는 연인이라 불리웠던 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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