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여자 ---
그날 난 선배언니 결혼식장에 가는 길이었어요
늦게 일어난데다 택시잡는데만 20분
거기다 예식장 주위 길은 온통 주차장처럼 변해있었죠
차라리 뛰는게 빠를것 같아서 일단 택시에서 내렸는데
막상 내리고 보니깐 예식장까지 꽤 멀더라구요
괜히 내렸나 후회하는데
때마침 얄밉게 빨간색으로 바뀌는 횡단보도 신호등까지
근데 그때,
막히는 길위에 늘어선 차들중에서 하얀색 자동차 한대가 보였어요
설마 하면서 내려다 본 번호판은 아직도 통장 비밀번호로 쓰고있는
낯이 익은 자동차 번호 네자리
거짓말처럼 그 차문이 열리고 그 사람이 내리더니 내 손을 잡았습니다
그게 벌써 1년전의 일이네요
그날 이후로 1초 차이로 지하철 문이 닫혀버려도
난 미소를 지을수 있는 사람이 되었어요
다음 지하철을 타면 또 어떤 행운이 있을 것 같다고 생각되거든요
우릴 다시 만나게 해준 행운이
- 이소라의 FM음악도시 '그남자 그여자' 中
연인이라 불리는 또는 연인이라 불리웠던 두 사람
같은 시간, 같은 상황 밑에서 그남자와 그여자는 서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남녀의 심리에 관한 짧은 이야기.. [그남자... 그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