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남자... 그여자] 지하철 문이 닫혀버려도

고아라남친 작성일 12.12.15 03: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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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남자 --- 
그때 난 선배의 결혼식장에 가는 길이었습니다 
11시에 식이 시작이었지만, 눈을 뜬 시간이 10시... 
택시도 잡히지 않았습니다 
급한 마음에 집으로 뛰어들어가서 차를 몰고 나왔죠 
그날따라 가는길마다 신호에 걸리기까지 했습니다 
예식장에 다 왔을 때쯤에 또 한번 신호에 걸렸는데 
정지선에 멈춰서서 초조하게 신호등만 바라보고 있는데 
그때 횡단보도에 서 있던 한사람과 눈이 마주쳤습니다 
바로... 그녀였습니다 
헤어진지 1년이 다 되어가고 있었지만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가 있었죠 
나는 차문을 열고 뛰어나가서 
그녀를 붙잡고 내 차에 무조건 태웠습니다 
그날 결혼식에 늦지 않았다면은 택시가 금방 잡혔거나 
길이 막히지 않았더라면 가는곳마다 신호에 안걸렸다면 
그녀를 다시 만날 일은 없었겠죠 
그렇게 우리가 다시 만난지 오늘로 1년째 되는 날입니다 
우리 두 사람은 이제 
아무리 길이 막혀도 절대 불평하는 법이 없습니다 
운명처럼 우릴 다시 만나게 해준 아주 고마운 교통체증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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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여자 --- 

그날 난 선배언니 결혼식장에 가는 길이었어요 

늦게 일어난데다 택시잡는데만 20분 

거기다 예식장 주위 길은 온통 주차장처럼 변해있었죠 

차라리 뛰는게 빠를것 같아서 일단 택시에서 내렸는데 

막상 내리고 보니깐 예식장까지 꽤 멀더라구요 

괜히 내렸나 후회하는데 

때마침 얄밉게 빨간색으로 바뀌는 횡단보도 신호등까지 

근데 그때, 

막히는 길위에 늘어선 차들중에서 하얀색 자동차 한대가 보였어요 

설마 하면서 내려다 본 번호판은 아직도 통장 비밀번호로 쓰고있는 

낯이 익은 자동차 번호 네자리 

거짓말처럼 그 차문이 열리고 그 사람이 내리더니 내 손을 잡았습니다 

그게 벌써 1년전의 일이네요 

그날 이후로 1초 차이로 지하철 문이 닫혀버려도 

난 미소를 지을수 있는 사람이 되었어요 

다음 지하철을 타면 또 어떤 행운이 있을 것 같다고 생각되거든요 

우릴 다시 만나게 해준 행운이 

그렇게 숨어서 찾아왔던 것처럼 말이죠 




- 이소라의 FM음악도시 '그남자 그여자' 中

연인이라 불리는 또는 연인이라 불리웠던 두 사람

같은 시간, 같은 상황 밑에서 그남자와 그여자는 서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남녀의 심리에 관한 짧은 이야기.. [그남자... 그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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