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남자 ---
난 내가 안 그럴줄 알았어
뭐 죽으러 가는 것도 아니고 영원히 헤어지는 것도 아닌데
괜히 심각한 분위기로 널 울리게 될줄 몰랐어
그냥 "어...나 화장실 갔다올께" 그런 말처럼
"나 군대갔다 올게." 그렇게 말할 수 있을줄 알았지
기다리는거? "나야뭐. 들어가면 힘이있냐 네가 기다려주면 고맙지."
그렇게 배짱좋게 말할거라고 생각했었어
근데, 아무리 배가고파도 혼자서는 절대로 밥도 못먹고
택시비 좀 빌려달란 소리를 못해서 집까지 그 먼거리를 걸어서가고
싸우고 난뒤 30분이 지난후에
혹시나해서 돌아가보면 그자리에 그대로서서 울고있고
그런 네 모습들이 다 생각나고 그런 네가 혼자지낼 생각을 하니깐
마음이 많이 그러네 남자답지 못하게 자꾸 눈물도 나구
야! 울지말고 나 똑바로 보고 말해봐
나 없이도 혼자 밥먹을 수 있지? 응?

--- 그여자 ---
나도 내가 이러지 않을줄 알았어
울고, 기다리고, 하루하루를 편지만 기다리면서 보내고
그런거 너무 진부하잖아
정말 멋있게 널 배웅할거라고 생각했어
내가 너 기다려줄것 같냐구?
훈련소에서 너 보내자마자 돌아가는길에 소개팅부터 할꺼라고 약올리면서
진짜 씩씩하게 너 보낼 수 있을줄 알았거든
그런데 어떻게 하지?
약간 매운음식만 먹어도 탈나고 평소에도 단거 너무 좋아하고
낯가림도 심하고 노래방가는거 그렇게나 좋아하고
너무 말라서 나보다 팔뚝이 더 가는 널 생각하면... 자꾸 눈물이 나
너, 지금 입고있는 그 티셔츠 빨지말고 그냥 나한테 벗어줘
이렇게 맥주 두병 마시다가 자꾸 눈물나면
그 옷에 남아있는 네 향수냄새라도 맡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