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당황스러웠던 상황

은빛상어 작성일 14.10.17 00:2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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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쌀쌀해진 날씨에 다들 따습게 입고 다니시는지요..

얼마전 휴학을 하고 학원을 다니며 자격증 공부를 하고있는 지방에 사는 20대 남자입니다.

최근에 있었던 이야기를 한번 해볼까 합니다.

저에겐 정말 친하고 아끼는 오랜 친구들이 있습니다.

그 친구중 한명이 몇달 전 여친이 생겼죠.

다같이 모이는자리에 데려와서 모두에게 소개도 시켜주고

또 그 여친은 저희랑 같은 게임을 하고있어서 가끔 게임도 같이 하고 얘기도 하면서 친해졌죠.

따로 개인적으로 만나거나 연락처를 묻거나 한 적은 없고 그냥 게임속 채팅에서만 말을 주고받고 했죠.

전 별 생각없이 재밌게 대화하고 인사도 잘 하고 채팅도 자주 했습니다.

 

그렇게 지내고 있는데 얼마 전, 제가 다니는 학원 끝나는 시간에 맞춰서 그 여자애가 기다리고 있더군요.

평소에 게임에서 채팅하면서 학원다닌다 몇시까지 한다 이런 평상시 대화같은건 자주 했었기에 거기에 맞춰서 온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잠깐 커피한잔하고 집에 가려고 카페에 가서 얘기를 하는데 제가 좋다고 말하더군요.

평소에 항상 신경써주고 친절하게 대화도 해주고 해서 호감이 생기고 말도 잘통해서 좋다고 하더군요.

농담도 자주하고 가끔 고민상담같은것도 들어주고 했는데 이렇게 되어버리고 말았네요. 전 평소에도 말이 많고 드립도 자주치고 하는편이라 별 생각없이 대화한 것 뿐인데 그 부분에서 착각을 하게 만들고 말았네요. 

그러면서 그여친이 말하기를 물론 바람을 피거나 따로 계속 만나자는건 아니고 그냥 마음이 이렇다 말하고 싶었다고 하네요. 말하고 나니깐 속이 후련하다고 하고 저보고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보더군요.

전 당황했고 좀 갑작스럽기도하고 놀랐지만 그래도 친구여친이고 친한동생으로 생각한다고 했죠.

그여자애도 엄청 저를 좋아하거나 그정도까진 아니고 마음이 살짝 끌리는 정도라고 했기에 알겠다고 하고 어색해지지 않기로 했죠. 솔직히 서로 개인적으로 만나다 보면 더 많이 끌릴 수도 있겠지만, 그 여자애도 저도 제 친구에게 상처주거나 미안한 일은 하지 말자고 하고 집에 보냈는데 마지막에 그 애가 버스타기전에 아쉽지않냐고 물어보길래 안아쉽다고 하고 보냈죠. 그런데 그여자애가 여우짓하거나 어장하는거라고 느껴지진 않았네요.

 

전 스스로 이성적인 사람이라 생각하고 그렇게 말한건데 그래도 사람인지라 좋다고 해주는 상대가 있으니 보내고 나니 착잡하고 혼란스럽기도 하고 그럽니다. 그래도 다행인건 마음이 흔들리거나 여지를 남겨두는 행동같은건 일절 하지 않았기에 스스로에게 떳떳하고 신경 안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상처주는 행동을 하면 그게 그대로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을 알기에, 그리고 순간의 외로움에 휩쓸려 오랜 친구를 등지고 싶지는 않았기에 확실하게 선을 그을 수 있었습니다. 원래 제가 사람앞에서 냉정하게 딱 잘라서 직선적으로 말하는 걸 잘 못하는 타입이지만 그래도 최대한 할 말은 한 것 같네요..

전혀 아쉽지는 않지만 이런 일이 일어나니까 조금 신기하긴 하네요...그래도 전 사람다운(?) 행동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뭐 이게 당연한거겠지만요ㅎㅎ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구요 짱공 형님들 동생들 다들 감기조심하시고 건강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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