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스펙타클한 파혼 얘기 pt.2

바나나나빵 작성일 17.12.31 03:06:28
댓글 1조회 2,897추천 7

이어서 쓰겠습니다.

 

 

그렇게 사업 규모도 늘리고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좀 걸었을 때 즈음에 가장 큰 시련이 닥쳐옵니다.

같은 지역에 대기업 규모의 큰 기업이 제 사업채를 경쟁업채로 인식하고 무한경쟁이 시작되면서부터 이죠. 이때 이년은 제대로 뻘짓을 하는데 아직까지도 이 사실을 제가 알고 있다는 것도 모르고 있을 것이고 본인은 완전 범죄라고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가을쯤이었을 겁니다..

가족들과 여행을 간다고 하더군요, 네 그럴수있죠. 그런데 이상한 점이 팬션을 잡고 '가족끼리' 논다는데 저녁 8시에 취침할 예정이라서 이 시간 이후로 전화도 문자도 못한다는 얘기입니다. 누가 봐도 이상한 상황이죠. 우선 저녁 8시에 잠을 보통 안 자고 이 시간에 잠을 자지 않는 사람이라면 강제로 자기도 힘든 시간대입니다. 설령 (나중에 진짜 이상한 가족으로 확인이 되었지만..) 행여나 초저녁에 잠을 자는 가족이라고 해도 본인은 그 시간에 안 자니까 밖에 나와서 남친과 수다 좀 떠는게 오히려 자연스러운 모습이죠. 아니, 뭐 산골이라 추워서 전화를 못하면 카톡을 못 할 이유는 또 없죠.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습니다. 그러다 문뜩 잔머리 아이디어가 떠올랐는데, 분명 가족 여행이라고 했으니 가족이 집에 없으면 최소한의 앞뒤는 맞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이년 아파트 관리사무실에 전화를 했습니다. 택배원이라 하고 밤 늦게 (당시는 이미 잘 것이라던 8시가 넘은 밤 9시)라도 꼭 배달 해달라고 해서 가려고 하는데 고객이 전화를 안 받으니 집에 있는지 없는지 정도만이라도 확인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잠시만 기다리라 하더니 '계시는데요?' 라는 대답을 받았습니다. 네, 애당초 가족여행이 개소리라는 얘기죠.

 

무슨 병1신같은 생각이었는지, 이걸 또 그냥 넘어갔습니다.

애당초 "걱정할 까봐 가족 여행이라 했는데..." 라고 시작해서 시나리오 쓰면 어짜피 확인도 안 되고 오히려 "너 그렇게 해서 내 뒷조사 한거야?!!" 라고 시작해서 역공이 들어올게 뻔 했으니 말이죠. 그래서 아무일 없었던 것 처럼 넘겼습니다.

 

 

이러다 제 사업이 잘 풀리게 됩니다.

제 회사를 장기적으로 큰 위협으로 판단했던 위에 언급한 그 큰 기업은 제 업채를 'buy-out' 즉, 인수합병을 제안한 것 입니다. 저는 직원 전원 고용승계와 꽤 큰 거래금액을 제시했고 그대로 성사되었습니다. 거래금액은 50%는 일시불로 지급하고 나머지 50%는 3개월에 걸쳐서 지급하는 것으로 합의를 했죠. 저는 이 때 받은 50%로 그동안 대출금과 직원들 보너스 그리고 같이 고생한 가족들에게 지분대로 상여금을 주고 이년에게도 그동안 '마음고생' 했다고 명품백 사라고 돈을 또 줬죠.

 

이년은 제가 사업으로 잘 풀리니 사업이 만만해 보였나봅니다.

갑자기 자기도 사업을 하겠다고 설치기 시작하네요. 상품 중간 브로커 일을 시작했는데 처음엔 그럭저럭 쏠쏠히 한달에 이익금 100만원 정도 용돈 벌이 하는 셈 치고 할 만한 것 같더라구요. 그러더니 점점 좀 위험한 상품까지 맡기 시작합니다. 주위 지인들이 하나 둘 만류했지만 전 이 때까진 설사 실패한다 해도 감당이 되는 수준이라서 실패 안 해보고는 사업 스킬이 늘 수 없다고 독려해줬습니다. 이때 이미 직장을 다니던 이년은 회사원이 개인사업자를 열면 회사에서 알 수 가 있으니 제 명의 사업체를 쓰자고 해서 그렇게 허락을 해줬었죠. 네, 제가 미1친놈이었습니다.

 

물론 이년은 사업을 말아먹다 못해 사기를 당합니다.

진작에 1억 미만의 피해금으로 막을 수 있었던 일이었습니다. 이렇게 일이 진행되면서 전 만류를 했고 바로 경찰에 신고 할 것을 강력하게 얘기했지만 본인 사업이니 본인이 알아서 한다면서 누가봐도 시간끌기 혹은 이미 보통 사람이면 사기인거 눈치 챘을 탠데 혹시 모르니 마지막 던져보는 사기를 계속 그대로 받아주며 사람들을 계속 연결해주다가 결국 피해금이 3억여원에 이르게 됩니다. 금액이 이렇게 되고 나서야 경찰에 신고할 각오를 하더군요...이때까지 이년은 자기 부모에게도 이 사실을 숨기면서 일을 키워놨습니다. 전 이년의 가장 큰 장점이 그래도 나름 똑똑하고 현명하다고 생각한 점이었는데 이 사기껀 처리하는 모습 보면서 평균도 안 되는 이년의 지능과 멍청함의 민낯을 확인하였죠.

 

 

 

 

 

 

다음 글에서 마무리 하겠습니다.

바나나나빵의 최근 게시물

연애·결혼·육아 인기 게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