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리 원칙은 그것이 설 수 있는 기반이 있어야 기능합니다.
근데 유독 한국에서는 이걸 모르시는 분들이 많은 것같습니다. 그리고 그 병증이 특히 진보측에 서 있는 사람들이 더 심합니다. 저는 한국에서만 그런 줄 알았는데, 미국의 진보파 지식인 마이클 무어가
자국 진보들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것을 보니, 이건 아무래도 세계적 공통 사항인 것같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
진보들은 사회적인 능력이나 현실 파악 능력이 보수들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는 애기였습니다.
하긴 뭐, 그건 진보측에 서는 자들이 가지는 필연적인 한계겠죠. 보수측도 그에 비슷한 한계,
즉 정치적 상상력이 모자라고 현실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한계가 있지만...
거듭 중언부언하지만 우리 나라에서만 이상하게 그게 심하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군내 구타 근절 문제만 해도 그렇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때리고 괴롭히는 게 나쁘다는 거 모르는 자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 한국군은 지금껏 근 30년이 넘게 구타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를 근절하려고 자체적으로 무진 애를 써왔지만, 실패했습니다.
그러자 진보측 인사 몇몇은, 여기서 참으로 쉬운 문제 진단책을 내놓습니다.
"한국 남성들이 근본까지 파시스트 근성에 쪄들어서 그렇다!!!!!!"
"학교에서 선생님들한테 맞고 커서 그런다!!!!"
"일제 군대의 잔재다!!!! 상병장들 인격을 단속하자!!!!"
..................
그래서 요즘은 성공하는 듯 보이지만, 군내 전투력이 갈수록 붕괴하고 있다는 게 현실입니다.
불과 일이년전부터 들리는 애기인데, 장교들이나 부사관들이, 주특기하는 게 예비군이 현역 상병장보다 낫다고 애기들을 하더군요. 저도 그 애기 들었고...
이게 기분좋은 애기가 아니라, 현실이라면 그건 정말 무서운 애기인 것입니다.
실제로 제가봐도 현역들 실력 정말 개판이더군요. 그리고 이등병이 일병한테 기어오르질 않나..
분대장은 그거 쳐보고도 한숨 푹푹 쉬고 딴데로 가버리고..
결국 요는 즉슨 왜 구타가 횡행했는지, 그 근본 구조에 대해서도 따져봐야 되는데, 그걸 원리 원칙 캐치프레이즈 하나로 때우려니 그런 일이 발생하는 거지요.
과거 우리 선조들도 그런 식의 생각을 하다 결국은 실패했습니다.
조선 시대만 해도 말이죠. 징병제로 전환했을 때는 그것이 모종의 효과를 볼 것을 기대했을 테지만..
그 시대 조상들이라고, 내가 나가서 군역을 종사해야 가족들이 편히 살 수 있다는 거 몰랐을 리가 없었습니다. 근데 군역 해봐야, 나한테 떨어지는 건 하나도 없고, 맨날 손해만 보며, 나라에서는 무시만 당하니 그 따위 노릇 정말 하기가 싫어지는 거죠.
결국 조선군은 건국 초의 강군의 모습은 무색하게도, 일본군 고작 몇천에 몇만 대군이 박살이 나는 개망신을 당했습니다. 의병들이 일어나 무서운 전투력을 자랑했다지만, 그건 그들에게
절박한 동기부여가 되어있었기 때문이었죠.
...이런 원리 원칙 캐치프레이즈가 한 국가를 말아먹은 사례..뭐 멀리 갈것도 없죠.
그대 한몸 일어나 혁명 조국 건설하리~~~~~~~!!!!!!!!!!
........... 막상 내앞에 떨어지는 게 없는데?
저 휴전선 위의 나라... 그런 유치한 캐치프레이즈로 국민들을 선동하고, 팍팍 굴리다가, 결국 그게 안먹히니까 저모양 저꼴이 되는 것입니다.
일부 좌파들이 수구들한테, 친북이라는 욕을 먹는 게 괜히 그런 게 아닙니다.
그런 일그러진 잔상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군가산점이나 폐지하고, 현역 근무하는 병사들 무시하면서, 그런 거 항의하면 마초라고 몰아붙이는 분들. 정말이지, 왜들 그러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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