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국가보훈처에서 제대군인들에게 적합한 일자리를 확보하여 전직을 지원하겠다고 한 것을 크게 환영한다.
나 역시 20여년 이상 군 생활을 마치고 전역했는데, 군복을 벗으면서 참으로 많은 자괴감을 느꼈었다.
군대에서 경험한 것을 사회에 연결시켜 전직을 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20여년 이상 군 생활을 했으니 나이도 40이 넘었고, 그렇다고 사회와 연관된 기술이나 경험이 없으니 경력직으로 취업할 수
도 없었다. 또 사업을 하자니 사회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함부로 투자할 수도 없는 일이었고, 투자하려고 해도 퇴직금이 얼마
되지 않아 살 집을 마련하기에도 급급했었다.
그러니 오직 군 생활을 천직으로 알고 살아왔던 지난날들이 후회스럽기까지 했다.
전역 후 세일즈맨으로부터 시작하여 영업전선을 헤매다가 이제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지만 그간의 세월을 생각하면
끔찍하다.
하지만 지금도 내 주변에는 아직 일자리를 찾지 못하거나 하던 사업이 잘못되어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는 동료들이 적지
않다.
그들은 자신들이 청춘을 바쳤던 군 생활에 자긍심을 갖기 보다는 원망이 더 많을 수도 있을 것이다.
다행히 이번에 국가보훈처에서 제대군인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전직을 지원한다니 우리 후배들은 그런 고통을 겪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그들은 이제 안심하고 군 복무에 전념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