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첫눈이 왔네요..
사실 군인이 아닌 민간인으로서의 맞이하는 첫 눈이라 기분이 새롭네요..
민간인은 참 좋네요.. 눈이 와도 치우지 않아도 되니까..
그저 눈 오는 분위기를 즐기며 질리면 따뜻한 집으로 들어가서 쉬면 되니까..
사실 어색한건 사실이에요..
추울땐 그저 춥게 지내왔었는데..
이렇게 보일러 빵빵한 방안에서 창문으로 내리는 눈을 바라볼 수 있다는게..
사회에서의 겨울.. 별로 춥지 않네요..
밖에 있따가 추우면 얼른 따듯한 곳으로 들어갈 수 있는 자유가 있네요..
그렇게 춥고 서럽고 어머니 생각나던 배고픈 시절..
사림의 주위 환경이 이렇게 쉽게 바뀌다니..
전 아직 군인인가봅니다.. 전역을 했는데도 마치 군인이 휴가나와서
눈안치운다는 사실만으로 기뻐하고 있으니까요.. ㅋ
이번 9월에 전역을 하고 벌써 3달이 다 되어가는데도..
이러네요.. 10월에 전역해도 본래 바깥 생활 관리해오던 애들은
나오자마자 적응하던데.. 저처럼 뭔가 착각의 빠져서..
난 군인이다! 라고 생각하고 지내온 사람들은..
아는 친구가 충고하네요.. 넌 '사회부적응자!'
그말이 맞네요.. 뭔가 착잡하고..
그곳에서는 빨리 벗어나고 싶어 안달이었는데
그렇게 전역을 하고 뛸뜻이 기뻐했는데
이곳에서 하루 이틀이 지나고 가슴속으로 전해오는
뭐랄까.. 허무함.. 공허함..
이건 뭐 누구한테 위로를 받을 수도 없네요..
먼저 전역한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전역을 하고도 다시 복귀하는
꿈을 꾼다고 합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에요..
하지만 다른 점은 그 사람들은 악몽이었다고 하지만..
전 그꿈을 꾸고 그렇게 기분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뭔가 더 편안했다고 해야 할까요..
아직도 그 딱딱하지만 인간의 냄새가 나는 그곳이 그리워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전역을 하고 첫 겨울을 맞이하고 첫눈이 오고 따뜻하게 지내자니
많은 생각들이 떠올라서 이렇게 글 써봅니다..
지금 현역분들.. 특히 상병장분들..
군생활 하루이틀 한것도 아니고 잘 해오시겠지만
저처럼 너무 빠져있지 마세요..
후유증이 크네요.. 언제쯤 고쳐질지..
지금도 티비나 길거리 인터넷에서 군관련 소식만 나오면
눈에서 빛이 나옵니다. 저랑은 상관도 없는데..
도로에서 레토나만 봐도 몇호인지를 확인하고
계급을 떠올리고..
친구 면회가서는 그곳 간부한테 경례할뻔하고..
전 아직도 인가요..
제가 좀 늦긴 늦은가봅니다..
두서 없는 말 그냥 생각나는 대로 써봤습니다.
제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
그런의미에서 선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