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그때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탁로더 작성일 08.10.22 04:3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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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예비군 1년차 복학생입니다^^

 

벌써 전역한지도 1년반이 되어가네요.

 

군생활 2년내내 바라본건 전역날짜

 

병장때는 정말 이 지긋지긋한 곳에서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어서 안달이었는데

 

시간이 흐르고 보니 그곳에서 보냈던 시간들이 아련한 추억으로 기억되네요.

 

저는 군생활을 너무 빡시게 해서 사회에 나와서는 오히려 불안해 하는

 

사회부적응자는 아닙니다.

 

오히려 남들이 보기엔 전역후 아주 성공적으로 적응에 성공한 편이죠.

 

전역후 2개월동안 여행을 다닌 뒤 4개월 빡시게 공부해서 편입에 성공했죠.

 

지방대 출신이라는 꼬리를 떼어내고 집에서 10분거리에 인서울대를 입성하고

 

복학생으로 보이지 않게 잘 꾸미고 최대한 밝게 사람을 대했더니

 

편입생임에도 불구하고 재학생들과 많이 친해지고 학점도 만족스럽게 나왔고

 

모두 만족입니다.

 

전역후 사회에 특별히 불만같은 것도 없습니다.

 

근데 요즘 자꾸 그때가 그리울까요^^

 

이곳 예비군게시판에 들리는 사람이라면 분명 이 시 를 알겁니다.

 

여자친구에게 편지를 보내는 식으로 쓰여진 시인데요

 

'당신이 화장을 하고 멋을 낼 때 나는 훈련을 위해 위장을 해야했고'

 

뭐 기억은 확실히 안나지만 대충 이렇게 진행되는 시입니다.

 

저는 이 시를 현역생활중 대대장의 정신교육을 통해 처음 접했는데요

 

이 시를 처음 듣고 대대 200명은 아무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조용했습니다.

 

당시로서는 상당히 마음에 다가오는 시였습니다.

 

하지만 제 마음은 오히려 그 시와 정 반대였습니다.

 

그 시의 진행은 대부분이

 

당신이 사회에서 좋은 뭐뭐를 할때 난 군대에서 비슷한 나쁜 뭐뭐를 했다.

 

이런식인데요..

 

저는 항상 반대로 생각했습니다.

 

당신이 늦잠을 자고 아침인지 점심인지 모를 짜장면을 시켜먹을때

 

나는 규칙적으로 새벽6시에 일어나 건강하게 구보를 하고 식욕을 돋궈 맛있는 소고기무국에

 

밥을 말아서 맛있게 아침식사를 하고 깨끗이 씻고 커피를 마시며 전우들과 대화를 하고

 

담배를 피우며 아침햇살이 무엇인지 바라볼 수 있었다.

 

뭐 이런식으로 말이죠.

 

당신이 새벽1시에 잠이 안온다고 밖에 나가 담배를 피우고 컴퓨터 게임을 할때

 

나는 야간근무를 마치고 부사수와 뜨거운 라면으로 허기와 달래고 몸을 녹이고

 

꿀맛같은 단잠을 이룰 수 있었다.

 

당신이 아버지에게 용돈 모자르다고 따지고 어머니에게 반찬투정할때

 

나는 그리운 부모님에게 편지를 쓰며 가족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낄수 있었다.

 

뭐 이런식이죠.

 

전 입대전 상당히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입대후 가장크게 바뀐것은 바로 긍정적인 마인드입니다.

 

그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그 때문에 훈련이나 비상등 상황이 점점더 힘들어질 수록

 

제 긍정적 사고는 더욱더 강해졌습니다.

 

덕분에 분대장을 달게될 군번이 아니었지만 소대장의 추천과 바로윗선임의 양보로

 

분파를 가서 최선을 다해 훈련이 임했고 높은 성적으로 사단장 표창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훈련을 마치고 훈련장까지 1호차를 보내주신 대대장님 덕분에 편하게 대대로 복귀하여

 

포상휴가를 다녀오고 돌아온 저에게는 견장이 수여되고 한 생활관에 분대장이 될 수 있었습니다.

 

분파의 높은 성적을 통해 간부들과 병사들에게 인정받고 제가 꺼내는 의견은 다시 한번 귀기울이는

 

모습에 모두들 감사습니다.

 

완정을 차고 당직근무를 서며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새로 들어온 신병에게는 먼저 들어온 선임으로서

 

기득권을 부리기 보다는 안내자의 입장으로 하나하나 세심하게 알려주고 충분한 대화를 통해

 

면담일지를 작성하고

 

분대원들에게는

 

'군대에서 가장 큰 배울점은 자신과 잘 맞지 않는 윗사람을 인내하며 잘 지내는 것이다.

 

 잘 익히고 나가면 사회에 나가서도 어려운 윗사람은 꼭 존재하기 마련 그때 큰 힘이 될것이다.'

 

라는 말을 항상 강조했고 덕분에 제가 맡은 생활관은 특히나 선후임간의 관계에 있어서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고 그렇게 모범분대장을 추천받아 말년에는 대부분을 휴가로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인정을 받고 전역날짜가 되고 대대장과 중대장에게 경례보다는 악수를 통해 인사를 하고

 

사회로 나올 수 있었습니다.

 

다시 입대하라면 자살한다고 말하겠고

 

예비군 받을려고 군복을 입는 순간 나는 짬냄새와 불편한 군화가 제 스스로를 토나오게 만들지만

 

그래도 막연히 그때가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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