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케네디스쿨 학생들 '분단'을 보다

쇼동쇼동 작성일 08.04.02 11:2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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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방문한 미국 하버드대학 케네디스쿨 학생들이 군 관계자의 설명을 들으며 북측 지역을 바라보고 있다

 

기사입력 2008-03-31

34명 판문점 견학

봄비가 내리던 29일 오전 10시30분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행정대학원) 학생 34명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 들어섰다. 100m 정도 떨어진 '판문각' 앞에 서있던 북한군 병사는 망원경을 들어 이 학생들을 지켜보기 시작했다. 검정 선글라스를 쓴 군사분계선 남측 헌병들은 '차려' 자세를 흩뜨리지 않았다. 남·북한 헌병들의 대치 현장을 목격한 케네디 스쿨 학생들은 순간 입을 다물었다. 잠시 후 카메라 플래시들이 터졌다.

"저기 파란색 회담장 건물 중간을 가르는 콘크리트 라인을 넘어서면 바로 북한입니다" un정전위 소속 크리스 디그난(chris dignan) 중령의 설명에 학생들은 연방 고개를 끄덕였다. 로비스트로 7년간 일한 적이 있다는 빅토리아 로페즈(여·victoria lopez·30)씨는 "이곳에는 아직도 전쟁의 긴장감이 흐르는 듯하다"며 주변 광경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케네디스쿨 한인학생회는 매년 '한국여행프로그램'을 계획한다. 이번은 3번째 방문. 한인학생회장 이동욱(30)씨는 "한국의 발전된 모습과 분단된 모습을 모두 보여주려 매년 판문점 견학을 일정에 포함시킨다"고 말했다.

뒤이어 '도라전망대'를 찾은 케네디스쿨 학생들은 비가 뿌리는 날씨 속에서도 한국의 분단상황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며 군 관계자들에게 다양한 질문들을 계속했다. "햇볕정책에 반대하는 정권이 들어섰는데 남북관계엔 어떤 변화가 있을까?" 같은 '고난도'의 질문엔 군 관계자가 대답을 못해 쩔쩔매기도 했다.

이들은 28일엔 일본군위안부 할머니 7명이 생활하고 있는 경기도 광주의 '나눔의 집'을 찾기도 했다. 이곳을 찾기까지 한인학생들은 고민을 거듭했다. 일행 중엔 일본 공무원인 학생 2명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방문에 대해 학생들의 호응은 컸다. 할머니들은 사과하는 일본 학생들에게 "젊은 사람 개개인에게 책임을 묻고 싶지 않다. 괜한 죄책감을 가질 필요 없다"고 말했고, 일본 학생들은 "따뜻하게 말씀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준비한 선물을 건넸다. "이번 한국여행 재미있었나요?" 판문점에서 돌아오는 버스 안, 맨 앞자리에 앉아있던 학생회장 김동욱씨가 마이크를 들고 뒤를 돌아보며 묻자 학생들은 "예~" 하며 큰 박수를 쳤다. 인도계 미국인 자스 싱(jas singh·27)씨는 "오기 전 한국에 대한 책을 읽어봤어도 한국이 어떤 나라인지 머릿속으로 그려지지 않았는데, 이제 모든 것이 명확해졌다"며 미소를 지었다. 26일부터 시작된 4박5일의 일정을 마친 이들은 30일 오전 미국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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