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드라이버] 전후 미국의 참상

Coldday 작성일 05.10.08 10: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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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내공 : 상상초월


베트남전 참전 용사 트래비스.
그는 불면증 때문에 택시 운전사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다.
정의로운 미국이라는 가치관이 위협을 받고 있던 70년대 뉴욕의 밤거리는 트래비스가 보기에 마약, 매춘, 게이등의 쓰레기들로 가득차 보일 뿐이다.
그런 편집증적 증세와 그의 독특한 가치관으로 그는 세상과 어울리지 못한다.
하지만 언젠가 비가 내려 모든 쓰레기들이 씻겨나고 새로운 세상이 도래하리라 믿는다.
그런 그에게 나타난 한 여자.
그는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다고 생각하지만 그녀는 그와 너무도 다른 사람이었다.
자신의 가치관을 이해하지 못하는 그녀와 세상에 대해 그는 어느덧 혐오심과 증오심을 키우게 된다.
더 이상 비가 내려 이 쓰레기들이 씻겨내려가리라는 꿈을 가질 수 없던 그는 직접 청소를 하노라 다짐을 한다.
그가 노렸던 사람은 정치인.
사회의 가장 중심 세력인 그들을 없앰으로써-물론 베씨에 대한 보복감도 많이 작용했으리라-세상을 바꾸고 싶지만 일은 쉽지가 않다.
결국 그가 청소하게 되는 세력은 사회적 강자인 정치가가 아니라 사회적 변두리인인 매춘업자이다.
물론 매춘녀와 포주와의 사이엔 강자와 약자의 관계가 성립되지만 사회적 관점에서 보면 그들 역시 사회적 약자일 뿐이다.
그가 했던 행동이 쓰레기를 청소하기 위했던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12살 매춘 소녀를 구출하기 위했던 것인지 영화에서는 직접적으로 말해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마지막 장면에 나온 기사들은 그의 행동을 단순한 이유에 초점을 맞추도록 은근히 암시하고 있다.
사회적 낙오자가 영웅으로 변하는 아이러니한 모습.
그 영웅은 진짜 영웅이 아니라 사회가 만든 영웅이었던 것 뿐이다.

영화의 반을 차지하고 있는 어둡고 황량한 뉴욕의 모습.
그 거리를 운전하는 로버트 드니로의 우울한 눈빛.
사회적으로 혼돈스럽던 미국의 모습은 뉴욕의 밤거리로 대변되고 있다.
그 어떤 곳에도 소속하지 못하고 어디에서도 안식을 갖지 못했던 트래비스의 모습은 뭔가 혼돈스러운 삶을 살고 있는 현대인의 모습과 많이 닮아있다.
물론 뉴욕의 밤거리의 모습은 서울의 모습과 비슷하고.

너무 많은 걸 담고 있기에 무거운 영화.
마틴 스콜세지 감독 최고의 명작이라고 하기에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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