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텔파파] 철저한 상업영화

Coldday 작성일 05.10.20 10: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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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내공 : 어중간


요즘 우리나라 코미디 영화의 대부분은 폭력과 성으로 압축될 수 있을 것이다.
깡패나 조직 폭력배가 안 나오는 영화가 없고, 성적 농담이나 야한 장면이 없는 영화가 없을 만큼이다.
무조건 그런 것들이 나쁘다고 말하진 않겠다.
웃음을 주기 위한 방법이라면 나도 좋아한다.
하지만 그 방법이 영화의 전부이어서는 안된다.
가학적 장면과 성적 묘사는 영화를 이끌기 위한 도구일 뿐이지 그것을 보여주기 위해 영화를 만들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 영화는 참 쿨한 편이다.
감독이 자신 스스로 웰 메이드 영화보다는 그냥 웃기는 영화를 만들겠다고 했으니.
한국 영화의 부흥기라는 특수를 노리고 말도 안되는 영화를 만들면서 뭔가를 거창한척하는 감독보다는 솔직한 그가 낫다
어쨋든 감독의 솔직한 이야기 때문에 이 영화를 보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보고 싶은 영화도 많은데 굳이 이런 영화를 봐야겠느냐는 생각 때문에...
하지만 가끔은 이런 영화가 필요할 때가 있다.
나른한 주말의 오후.
시간 때우기 용으론 딱이다.
원래는 '아는 여자'를 보고 싶었지만 꿩 대신 닭.

우리 나라 코미디 영화가 가지고 있는 구조를 이 영화 역시 똑같이 가지고 있다.
깡패들과 성적 농담으로 인한 웃음.그리고 후반부에 이어지는 눈물.
감독이 그냥 웃기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하더니 거짓말인가보다.
하긴 마지막 장면처럼 극적이 장면에서 유머를 첨가한 것 보면 감독의 말이 거짓이 아닌 것 같기도 하다.

다른 영화들과 비슷한 구조에 특별한 내용이 없음에도 이 영화가 기타 다른 영화보다 괜찮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아마 배우들의 연기에서 기인하지 않았나 싶다.
'집으로'란 영화로 어느덧 우리 영화계 최고의 아역스타로 자리매김한 유승호군.
어린 나이에 어울리지 않은 많은 분량의 대사와 연기를 아주 훌륭하게 해냈다.
특히 그 쪽 계열(?)에서만 쓰이는 독특한 언어를 안쓰러울 정도로 잘 소화해냈다.
유승호군에케 많은 기대를 걸고 그 만큼 그에게 많은 짐을 지운 것 역시 사실이다.
꼭 하지 않아도 될 법한 대사들이 많았으니.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누워있는 정운인에게 하는 대사들은 나이에 맞지 않게 너무 조숙하고 너무 길어서 오히려 그 감동을 줄였다.
이런 아쉬운 점에도 불구하고 유승호군의 연기는 정말 훌륭하다.
그의 비중이 이 영화의 50%이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주인공 정웅인.
처음 그가 이 역할을 맡았다고 했을 때 솔직히 너무 안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그의 외모는 물론이거니와 이미지가 너무 않 어울리기에.
그의 연기력을 의심하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미지란게 있으니까.
그리고 그 우려는 초반부에 여실히 드러났다.
뭔가 어색해... 그런 생각을 하며 보고 있던 중 어느새 그의 연기에 조금씩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다.
아버지로써 아들에 대한 사랑은 잘 표현했지만 감동을 주기 위한 너무 작위적인 행동들은 좀 거북하다.
특히 지방 나이트에서 일자리를 구하기 위한 그의 몸부림 같은 것들은 솔직히 많이 짜증이 났다.

그리고 많은 조연들.
'이영자'나 '임호','이응경'등.
'임호'의 트랜스젠더 역은 너무 역겨울 정도였지만 그래도 그의 노력은 정말 칭찬해주고 싶었다.
개인적으로 임호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관계로 더 이상의 칭찬은 무리다.
'이영자'나 '이응경' 같은 배우들은 오랜 경험을 통해 부담스럽지도 너무 튀지도 않으면서 영화의 균형을 잘 잡아주었다.

반면 영화의 주연 중에 한명이라는 '채민서'의 연기는 그다지 볼 것이 없다.
그녀의 연기가 엉망이었다는 것은 아니지만 감정 전달도 잘 안되고 다른 연기자들에 의해 철저히 소외당할 만큼 평범하기 그지 없다.
중요한 배역임에도 불구하고 영화 전체를 '유승호'와 '정웅인'이 이끌어 가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하는 점은 많이 아쉽다.

계절 영향도 있고 경제 불황의 영향도 있는 듯 가족과 관련된 영화들이 한창 인기가 있었던 적이 있었다.
그 특수를 톡톡히 본 영화 중에 하나가 이 영화이기도 하다.
가족에 대한 뜨거운 사랑은 아니더라도 즐거운 주말 오후를 원한다면 봐도 그다지 시간이 아깝진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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