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추천으로 쓸쓸한 가을의 외로움을 언능 이겨내기 위해 멜로 한편을 다운받았다. 그 전에 이프 온리와 러브 액츄얼리를 이틀 연달아 감상했는데 서양 식 멜로의 여운과 감동에 물씬 젖어 있을 때였다. 자정이 다되고 부모님이 모두 주무시는 걸 확인한 뒤 불을 끄고 소리를 높여 이 영화를 감상하게 되었다.
이야기의 시작은 18살이 된 어린 유지의 나레이션으로 시작된다. 18세 유지의 나레이션은 곧 어린 시절 귀여운 유지의 목소리로 전환된다.
내용은 이렇다. 주인공(닷군(?))의 아내(미오)가 아들 (유지)을 난산에 힘들어하다가 젊은 나이에 죽었는데 닷군이 아들에게 심어준 엄마는 비의 계절에 아카이브 행성에서 돌아온다는 희망이 현실이 되어 세 식구가 오손도손하게 산다는 것. 그러나 가족물로 치우치지 않고 두 사람의 연애초기로 돌아가 그때의 감정을 안은 채 가족으로 살아간다는 것.
비의 계절에 돌아온 미오는 가족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다. 닷군과 미오는 산책을 하면서 두 사람이 고교 시절 동창이었으며 대학시절에 만나 지금 결혼에 이르기에 과정을 설명해 준다. 그러면서 싹트는 사랑... 그것은 부부의 사랑이 아닌 첫사랑의 풋풋한 감정이었다.
그러나 불행은 머지않아 찾아오게 된다. 비의 계절이 끝나면 미오는 다시 가족의 곁을 떠나야 한다는 것.
시간이 흘러 비의 계절이 다가오고 미오는 가족들 곁을 떠난다. 그리고 다시 과거로의 시간 여행...
영화는 대체적으로 조용하면서도 약간의 지루함을 느낄 정도로 차분하게 전개된다. 후반부에 가서는 두 사람의 사랑에 관한 숨겨진 이야기가 등장하면서 앞부분에 잠잠했던 감동이 한꺼번에 몰아쳐 눈물을 왈칵 쏟아지게 만든다.
겨울을 앞둔 가을.. 아직 낙엽이 바닥에 깔려 있다. 쓸쓸한 가을에 가족애가 훈훈한 감동의 멜로를 한편 보시는 건 어떠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