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무서움을 조장하는 공포영화들은 많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단순 공포물을 뛰어넘어 인간 심리까지 파헤친 수작이라고 생각됩니다. 이야기의 흐름이 정말 놀랍더군요.
동굴 내부에서 기괴하게 진화된 괴물들이 외부의 공포라면 6명의 여자친구들이 동굴속에서 출구가 막혀 공황상태에 빠졌을때의 서로의 불신과 억눌린 증오의 감정들이 내부의 공포로 작용하게 되지요.
이 6명의 멤버들은 매년 한번씩 모여서 지구상의 유명하다는 곳을 탐험합니다. 어느 별장에 그들이 모이고 불의의 교통사고로 가족들과 사별한후 우울해하는 사라에게 친구들은 하나같이 깊은 위로의 말을 전해주더군요. 겉보기엔 참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들을 뒀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듯 우애있는 모습이 후반부에 참 묘하게 뒤틀립니다.
동굴안에서 사라가 통과하던 좁은 통로가 무너지면서 갑자기 출구가 사라지는 암담한 상황에 처하게 되죠. 여기서부터 이야기가 잼있어 지더군요.
환경이 열악해짐에 따라 인간의 야수성이 어떻게 표면화되는지를 잘 보여주네요.
괴물들과 마주치며 싸우고 예기치 못하게 동료들이 하나둘 숨져가자 친구들간의 우정과 배려는 이내 자신만의 생존본능으로 채워지고 이내 잠재되었던 증오가 하나둘씩 고개를 들게 됩니다.
가족을 잃고서 인생에서 더 잃을 게 없게 된 사라가 과거의 진실을 알고는 야수같은 광기를 드러내는 과정이 흥미진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