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푸 허슬] 주성치 그대가 있어 행복하오~

Coldday 작성일 05.11.08 23:3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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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내공 : 상상초월


요즘 같은 날 딱 보고 싶은 영화가 있다.
보고 싶은 영화는 많지만 이 영화를 선택하는데는 망설임이 없었다.
기분이 좋아지고 싶었기 때문에.
사실 난 주성치의 팬은 아니다.
오히려 그의 영화가 유치하다고 생각해서 상대도 안 했던 적도 있었다.
그러다 그의 진가를 조금씩 알게되고 과거에 유치해 보이던 영하도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보게 되었고.

물론 그의 영화 최대의 특징인 유치함은 이 영화에서도 여전했다.
뻔한 구조와 결말. 가끔은 배꼽잡고 웃게 하지만 가끔은 썰렁함에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하는 유머.
과장된 움직임과 자신을 망가트리면서까지 온몸을 던져 연기하는 그의 노력.
이런 것들이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지는 꽤 오래 된 것 같다.

이번 영화에서도 역시 주성치는 하류 인생으로 나온다.
그의 영화의 특징 중에 하나인 사회적 소수인들의 삶을 잘 보여준다는 것이다.
특히 감독이자 주인공인 주성치 자신이 그 어떤 인물보다 바닥의 삶을 살고 있다.
그래서 안타깝고 좀 더 공감이 가게 만든다.
물론 결말 부분에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며 주인공적 영학을 부각시키지만 그것이 영웅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것처럼 보인다.
능력없고 허무맹랑하지만 그래도 진실되게 열심히 살면서 발버둥치면 우리에게도 해가 뜰꺼라는 이야기다.

이 영화가 전체적 구조나 특징적인 면에서 그 전의 그의 영화와 많이 흡사하지만 한가지 다른 점은 엄청난 자본의 힘이다.
기술적 측면에 많은 투자를 함으로써 비쥬얼적 요소가 훨씬 실감나게 보였고 그로 인해 볼거리가 풍성해졌다.
특히 돼지촌에서의 도끼파와의 첫 대결 장면은 내가 뽑은 이 영화의 백미다.
물론 그 외에도 많은 대결 장면들이 있고 어떤 장면도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주성치 영화는 유쾌하다.
그것이 그의 영화의 최대 장점일 것이다.
그리고 그 유쾌함 속에 따뜻함과 진실함이 숨어있다.
우리는 그런 그의 영화를 보고 힘을 얻게 된다.
유치하다고 비웃지 말고 좀 더 가슴으로 받아들인다면 그의 영화가 유치하게만 다가오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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