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인습이란 말이 있다. 전해내려오는 것 중 취해야 할 것들을 전통이라고 하고 버려야 할 것을 인습이라고 한다. 근데 이게 구분하기가 참 애매모호하다. 사회적으로 권력을 쥔 자가 이게 맞다고 하면 맞는 줄 아는게 이 사회고 따라서 인습이라도 전통으로 받아들이고 인내하도록 요구된다. 그것이 우리의 삶을 옥죄고 무미건조하게 만들지라도 인간답게 살기 위해 그것을 반드시 지켜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인습과 맞서 싸우는 것만큼 힘든 일은 없다.
이 영화에는 두 모녀가 나온다. 바람이 불면 떠나도록 운명지어진 모녀. 그녀들은 아무 연고도 없는 마을에 들어와서 자신들의 삶을 살면서 그것이 동시에 다른 사람들의 삶도 변화시킨다. 기독교 윤리적 가치관에 얽매여 사는 사람들. 금식을 해야되고 초콜렛 같은 음식은 악마의 유혹이다. 물론 예배는 100% 참여를 강요당한다. 선대 때부터 마을을 지배해오던 이 남자는 그것이 조상들에 대한 예의이자 신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거기에는 지배에 대한 통치욕도 있으리라.
그런 그에게 어디서 흘러들어온 모녀 두 명이 막강한 적수가 될 줄이야. 바꾸려는 자와 바뀌지 않으려는 자간의 치열한 싸움. 누구의 승리로 끝나고 결말이 어떻게 날지는 뻔하다. 이 영화는 확실히 행복한 영화니까. 그렇다고 이 영화가 그렇고 그런 평범한 영화는 아니다. 마을 사람들이 변해가는 과정과 초콜렛을 통한 환타지적 요소. 그런 모든 것들이 영화를 보는 내내 나를 흐뭇하게 한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것들과 현재 해오던 것을 포기하거나 노선을 바뀌기는 정말 힘들다.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해야기 때문에. 사람들은 권위적이고 고지식하고 고리타분한 걸 싫어하면서 조금씩 그런 모습을 가지고 있다. 이것만은 꼭 지켜야 되는 마지노선이라고 자기 합리화를 시키면서. 급격한 변화는 아니더라도 조금씩 변해보자. 자신을 버릴 줄 아는 법도 배우게 될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