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의 누] 조선시대 범죄물

Coldday 작성일 05.12.04 21:2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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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내공 : 우수함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범죄 스릴러라...우리 나라 영화에서 제대로 된 스릴러를 보기도 힘들 뿐더러 시대 배경까지 조선 시대라니 가히 기대가 크다.

한국 코믹 영화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차승원이 주연 배우로 나섰다. 그의 연기력은 벌써 충분히 인정을 받았기에 별 거부감 없이 다가왔고 꽤나 괜찮은 연기를 보여줬다. 물론 차승원 뿐만 아니라 대부분이 그랬다. 어쨌든 현대물이 아닌 사극에서 그 정도의 연기를 보여줬다는게 쉬운 일만은 아닐꺼라고 생각된다. 하나 기대에 못 미쳤던 건 '지성'의 비중이 생각보다 적다는 거다. 분명 사건에 중요한 열쇠를 가지고 있고 있긴 하나 출연 횟수부터 전체적으로 조연급으로 보기엔 뭔가 부족해보였다. 하지만 그의 평소 이미지에서 벗어나 보여준 모습들은 인상적이다.

언제부턴가 이런 스릴러 영화에서 반전은 빠질 수 없는 요소가 되버렸다. 머리 굴려서 사건을 푸는게 영화의 핵심이다보니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범인보다는 예상치 못했던 범인이 나타나는게 당연할 수 밖에 없다. 근데 문제는 그런 반전에 익숙해지다보니 왠만한 반전에는 꿈쩍도 안한다는 거다. 나도 그렇지만 영화 보는 내내 이성적 판단이 아닌 반전만 생각하고 범인을 추측한다. 그래서 맞으면 시시한 영화가 되고 뒷통수를 맞으면 괜찮은 영화인 것이다. 가끔 재수 없으면 인터넷 돌아다니다가 범인을 만나기도 한다. 하여튼 그런 기대를 한다면 이 영화는 후반부가 부실하긴 하다. 원래부터 용의자가 적었을 뿐더러 그 때문에 범인을 예상하기가 쉽기 때문에. 그래도 그 치밀한 구성은 이 영화의 맛이다. 조선 시대 범죄 수사가 과연 이랬는지 모르겠지만 당시 수법으로 수사를 해나가는 과정은 큰 볼거리다. 게다가 시대적 배경이나 기타 모든 부분에서 충실히 재현이 되어서 마땅히 눈살 치푸릴 일도 없다. 이후 잠잠하던 스릴러 영화게에 새로운 계보라고 생각한다.

참 이 영화에서는 피가 너무 많이 나온다고 거부스러워 하는 사람도 꽤 있는 걸로 안다. 피가 많이 나오고 잔인한 장면이 많긴 한데 영화에 몰입하면 그 정도는 참을 수 있을 것 같은데.. 하여튼 오랜만에 극장에서 만난 괜찮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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