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크레더블] 애니메이션.. 이젠 어디까지?

Coldday 작성일 05.12.27 22:3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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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내공 : 상상초월




애니메이션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었다. 내용도 유치하고 영화라는 느낌이 잘 안들어서. 그러다 를 보고 나의 선입견이 바뀌었다. 애니메이션 중에 재미있는 것도 있구나 하는 생각. 그래도 순순히 다가가기 힘든 건 사실이다. 이 영화가 나왔을 당시에도 그랬다. 미국의 영웅주의를 표방한 또 다른 유치한 애니메이션이겠구나 생각했다. 근데 어찌된게 평판이 꽤나 좋다. 내가 만났던 사람들 중 열에 아홉은 강추란다. 막 땡기기 시작할 무렵 극장에서는 만나기 어려웠고 비디오가 나오고서야 만나게 됐다.

한때 시민들의 영웅이었던 인크레더블. 하지만 모든 영웅은 언론의 작품이 아니던가. 언론이 마음만 먹으면 그 어떤 영웅도 악당으로 만들 수 있는게 이 사회다. 인크레더블 뿐만 아니라 수많은 시민들을 구해주던 영웅들은 언론의 공격으로 궁지에 몰리고 결국 소시민으로 돌아간다. 소시민들의 무료하고 지루한 일상. 당연히 그들은 과거를 그리워하지만 그들이 돌아갈 곳은 없다. 하지만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에게서 내려진 새로운 임무. 삶에 활력소를 찾은 인크레더블. 그리고 그의 미래는...

애니메이션의 기술이 이만큼 발전했구나라는 사실을 실감할 만큼 등장 인물들의 섬세한 묘사와 움직임. 빠른 화면 전환. 단순히 움직이는 만화의 차원을 넘어선 화면들이다. 영화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장면들을 애니메이션에서는 볼 수 있고 그것이 이 영화의 재미다. 각기 가진 독특한 캐릭터와 그들의 능력. 그런것들이 적절히 조화되어서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영화처럼 질질 끄는 것도 없다.

우리들이야 이런 화면과 내용에 흥미를 느끼겠지만 미국 사람들은 왠지 다를 것 같다. 지구상의 어떤 나라보다 영웅을 좋아하는 미국 사람들. 그런 만화 주인공들에게 열광하는 그들에게 이 영화에 등장하는 영웅들은 꽤나 환호받을 만한 존재들이 아닌가 싶다. 게다가 그냥 악당을 물리치는 단순한 내용이 아니라 그 영웅 이면에 숨겨진 소시민적인 삶은 그들에게 자기 위안을 줄 것이다. 슈퍼맨도 그렇고 스파이더맨도 그렇고 그들의 영웅들은 보통땐 그냥 시민이었다. 그러나 위기가 닥치면 영웅이 되고 아무도 몰라주는 삶이지만 그들은 그것이 그들의 의무라고 생각하고 살아간다. 끊없이 고뇌를 하면서. 그것 자체가 그들에게 희망일 것이다. 그래서 그 나라 사람들이 이런 영웅에 열광하는 것이고.

하여튼 이 영화는 유치하지만 그래도 볼만하다고 생각된다. 수많은 볼거리와 봐줄만한 스토리. 그리고 등장 인물들의 독특한 캐릭터. 조그만 티비보다 극장에서 보았으면 더 좋았을 것 같은 아쉬움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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