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틴 호프만이 스타로 오르게 된 영화다. 60년대 영화 중 걸작으로 뽑히고 마지막 장면은 그 후로 수많은 영화에서 차용된다. 그만큼 유명한 영화다. 청춘 영화라는 겉모습을 하고 나름대로 60년대 미국 사회를 비판하고 있으며 젊은이의 고뇌와 사랑이 담겨져 있단다. 뭐 어느 정도 인정은 한다. 좋은 대학 나와서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에 시달리는 더스틴 호프만의 눈빛이 그걸 말해주기 때문에.
주위 사람들의 기대와 자신감 부족. 주관성 결여. 현재에도 수많은 젊은이들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60년대에도 똑같이 겪었다는거다. 이런 젊은이에게 사람들은 위로해주고 격려해주고 적당한 조언도 해줘야 하건만 하나 같이 어른들이란... 한 사람에 대한 신뢰란게 좋긴 하지만 아무런 뒷받침없는 신뢰는 오히려 그 사람에게 짐이 되는 것이다. 잘할꺼다. 성공할꺼다라는 기대. 그리고 그 기대는 자신들이 원하는 분야에서의 성공이다.
이런 기대와 더불어 아버지 친구의 부인은 더 어이없는 일을 저지른다. 도저히 상상하기 힘든. 한참 미국에서 도덕성에 대한 문제가 일고 있던 60년대라곤 하지만 이건 너무하다. 유혹한 사람이나 그 유혹에 넘어간 주인공이나. 당시 시대의 윤리적 상황이 얼마나 혼란스러웠던지를 보여준다. 영화 초반의 이런 상상을 초월한 장면들에 어찌나 놀랐던지.. 내가 생각했던 그런 아름다운 청춘물의 모습만은 아니었다.
이런 혼란은 중,후반부로 들어서면서 점차 안정이 되어간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아냈고 그것을 얻기 위한 주인공의 노력. 무모해보이고 어이없으면서도 우리는 이런 장면들을 기다렸는지도 모르겠다. 수많은 영화에서 차용되고 있는 장면들이 이 영화에서 시작되었다니 그 사실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20살이 넘으면 성인이고 거기에 더해져 대학까지 졸업하면 완전한 성인 취급을 받는다. 하지만 많은 젊은이들이 아직까지 자신의 길을 못 정하고 혼란스러워 한다. 부딪쳐서 배워가는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곤 하지만 조금 더 많은 조언과 응원이 필요한 건 당연하겠지. 무조건적인 기대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