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왕의 남자-근래 이런 희비극이 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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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내공 : 상상초월
영화내공은 상상초월과 우수함 사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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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남자.. 기대했던 이상이었습니다.
정말 배우들의 감정이 절실히 느껴지는 영화는 참 오랜만에 보는 것 같네요.
리뷰게시판에서 칭찬이 자자해서 어제부터 보고 싶었는데, 결국 어제 밤 인터넷 예매를 통해 오늘 관람을 했습니다.
폭군으로 유명한 연산군의 어머니는 성종의 2번째 부인인 왕비 윤씨(정현왕후)입니다. 질투가 심해 후궁들을 독살하려고 비상(독약의 일종)을 갖고 있다가 발각되기도 했고, 성종의 얼굴에 손톱자국을 내 인수대비와 훈구파에 의해 결국 폐비되고 말죠.. 거기에 그치지 않고 연산군이 세자로 책봉될 기미가 보이자, 사약을 내려 죽게 합니다.
연산군하면 광해군과 더불어 종,조가 아닌 君을 받은 2명의 왕으로, 광해군이 그나마 왜란후 중립외교, 사고정리등으로 치적이 있는데 반해 연산군은 치적이 거의 없는 유일한 왕입니다. 오히려 어염집 처자를 강간하고, 근친상간(큰 어머니)을 일삼았다고 전해지며, 두번의 사화(무오사화, 갑자사화)로 고묘하게 당시 조정의 역학관계를 이용, 방해되는 신료들을 제거하기도 합니다.
주연배우 뿐아니라, 조연들의 연기력 또한 한점 나무랄것 없더군요.. 근래봤던 형사와 대비하면 상상초초초초초월정도 되겠네요..
공길역의 이준기는 여장연기를 정말 리얼하게 하더군요. 여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장면이 여럿 나왔고, 신인답지 않게 연기의 완성도도 높아보였습니다.
당초 장생역에는 장혁이 예정돼있었는데, 장혁이 군 비리로 입대하는 바람에 감우성이 장색역을 맡게 됐다고 합니다. 감우성 또한 배꼽잡는 질펀한 농담과 임금앞에서 신랄하게 임금과 신하를 풍자하는 모습, 줄타기의 멋진 모습 등 전혀 부족함이 없어 보였습니다.
두 사람 모두 연습을 얼마나 했으면 저런 자연스런 묘기(줄타기 등등)가 나올수 있는지 감탄 많이 했습니다.
장녹수로 나온 강성연 역시 질투나는 연기를 실감나게 잘 하더군요.. 여장남자에게 질투하는 장녹수라.. 거기다가 낮에 본 광대놀음을 밤에 연산군과 시연해보기까지!!!!! (물구나무까지 서가면서 말이죠 -0-;;)
다시 영화로 돌아와서, 정진영의 연기가 워낙 좋아서일까요? '정진영만큼 연산군을 표현할 수 있는 배우가 있을까' 생각해보니 마땅히 떠오르는 배우가 없네요. 아무튼 폭군 연산군을 광적으로 연기한 정진영 덕에, 영화를 보는 내내 연산군의 비애와 슬픔, 분노를 조금이나마 느낄수 있었습니다.
감초들의 감질나는 연기 또한 훌륭했고요, 의상이나 영상미 또한 화려하진 않지만 눈을 뗄수 없게 했습니다. 중국의 경극을 이용해 폐비윤씨 사건을 만든것도 희극과 비극이 절묘하게 결합되어 긴장감을 늦출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사약을 받고 넘어가는 장면에서 연산군의 한마디 '어머니'가 제 맘을 파고들더군요.. 정말 저까지 비통해지는 대사였습니다.
거기서 인수대비가 쓰러져 죽는 장면이 나오는데, 사서에 의하면 연산군이 구타를 해서 죽였다라고 나오는데, 글쎄요, 조선왕조실록도 훗날 사초가들에 의해서 수정되기도 하는데, 중종반정으로 정권을 잡은 관료들이 얼마나 객관적으로 사초를 작성했는지는 의문이긴 합니다만.. 자신들의 반정을 정당화시키기 위해 필요이상으로 연산군을 폭군으로 묘사했다... 충분히 가능한 얘기아닐까요?
영화를 보면서 공길과 장생의 관계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건 저뿐일까요? 대화나 행동거지를 보면 두 사람이 연인이라고 생각해도 될 만한 여지가 있던데.. 장녹수가 공길을 질투한 만큼 장생도 그러하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들기도 하더군요..
어째거나, 광기어린 연산군과 다시 태어나도 광대로 태어나겠다는 조그마한 자유를 갖고 싶어하는 두사람, 공길과 장생이 하늘로 날아오르면서 영화는 끝납니다.
2시간이 정말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정도로 몰입이 잘 됐던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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