쎈데.. 보통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예상보다 쎄다. 그렇다면 내 취향에 안 맞다는건데 이상하게 이 영화는 끌리는구만. 영어 제목은 이다. 우리말로 굳이 번역하자면 '꿈을 위한 진혼곡'인가? 제목 한번 멋지다. 제목 자체로도 멋있건만 내용과도 절묘하게 맞다. '꿈'이란 단어와 '진혼곡' 이란 단어가 이 영화를 설명하기에 최고의 단어다.
'꿈'이란건 환상이랑 연관이 많이 있다. 무의식의 표출이니 어쩌니해서 어쨌든 현실 세계는 아니라는거다. 영화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은 이 꿈속에서 살고 있다. 환각제란 도구를 이용해서 환상 속에 살고 있고 그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처음엔 단지 현실에서 꿈꿔오던 것을 위해서 또는 단순한 향락을 위해 시작했던 것들이 그들을 파멸로 이끌고 있다.
'진혼곡'이란 단어가 여기에 어울리겠지? 그래서인지 그런 장면들마다 뭔가 음산하면서도 엄숙한 음악이 흐른다. 음악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그게 레퀴엠인지는 모르겠지만 분위기는 확실히 잡아준다. 아마 그들이 파멸해가는 과정 자체가 레퀴엠일지도 모른다.
이런 분위기 조성에는 한가지 요소가 더 작용하고 있다. 촬영 기술과 편집 기술. 일인칭 시점에서 그들을 따라다니면서 보여주는 시선처리는 왠지 기분이 묘해진다. 나마저 그런 환각 상태에 빠진 듯한... 인물들의 심정이 그대로 전달되는 듯한 느낌이다. 여기에 더해져 특정 상황을 묘사하는 편집 기술은 예술이다. 예전에 란 영화에서 보았던 장면들이 연상된다. 직접적 묘사가 아닌 간접적 묘사 그것도 롱샷이 아닌 스냅사진을 연속해서 보여주는 편집. 아마 그런 편집을 일컫는 용어가 있을 것 같은데 내가 어찌 알겠는가. 어쨌든 이런 장면들은 처음엔 어지럽지만 조금만 지나면서 오히려 일반 장면들보다 더 흥미롭게 보인다. 혼란스러움과 어지러움. 그 속에 숨겨진 간결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