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명작 추천"시리즈는 잘 알려지지 않은 훌륭한 작품을 소개하고자는 취지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모자란 저의 주관적인 관점에서의 평가란것을 거듭 말씀드립니다.
음..한마디로 퓨전 스릴러 갱스터 느와르 하드보일드영화(?)라고 정의하고 싶군요.. 특히 의리와 주먹하나로 모든적과 상대하는 홍콩느와르식 주인공과는 정반대의길(?)을 걷는 주인공 "톰"의 캐릭터는 정말 매력적이였습니다.(불의와 타협하지 않으며 절대선만을 추구하는 주인공스타일을 싫어하는지라..^^) 특급조연 알버트 피니,스티브 부세미의연기등을 감상할수 있으며, 코믹한 요소도 적절히 배치되어있어 잔재미를 느낄수 있습니다.
밀러스 크로싱>은 1930년 대 금주법 아래의 미국 사회의 마피아 갱들의 음모와 배신을 그리고 있다. 이성적인 아일랜드 갱인 톰은 냉철한 판단력과 번득이는 예지로 도시의 최고 실력자 리오(알버트 피니)를 보필하면서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다. 그러나 톰은 리오의 정부 베르나(마샤 게이 하든)와 내연의 관계를 맺고 있다. 한편 리오의 라이벌인 캐스퍼(존 폴리토)는 불법 도박과 밀주로 도시의 세력을 점차 장악해 간다. 그리고 캐스퍼는 자신에게 잘못을 저질렀던 베르나의 남동생 버니(존 터투로)를 넘겨줄 것을 리오에게 요구한다. 톰은 버니를 넘겨줄 것을 설득하지만 리오가 끝까지 고집을 피우자 급기야는 베르나와 자신의 내연 관계를 밝히고 조직에서 쫓겨난다. 쫓겨난 톰은 캐스퍼 수하에 들어가 캐스퍼의 신임을 얻기 위해 버니의 행방을 밝힌다. 캐스퍼는 버니를 살해 하라는 명령을 내리고, 톰은 버니를 데리고 ‘밀러스 크로싱’이라는 숲으로 가서 죽이는 척 하고 풀어준다. 이어서 캐스퍼의 심복인 에디(J.E. 프리먼)와 그의 연인 밍크(스티브 부셰미), 그리고 버니가 삼각 관계인 것을 이용해 캐스퍼와 에디 사이를 이간질 시키고 캐스퍼로 하여금 에디를 죽이도록 만들고 버니로 하여금 캐스퍼를 죽이게 만든다. 그런 다음 버니는 직접 자신이 사살한 뒤 리오를 도시 최고 실력자 위치에 복권 시켜놓고 간절히 붙잡는 리오의 곁을 떠난다.
어떤 영화를 보고 이 영화의 줄거리는 ‘이렇게 해서 이렇게 끝난다’라고 명쾌하게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 해줄 수 있는 영화가 있는 반면, 영화의 줄거리를 설명하려면 무진 애를 써야 하는 영화가 있다. 조엘 코엔의 은 후자에 속하는 영화다. 이야기를 한 줄로 갈무리 하기 힘들게 하는 이유는 우선 역의 비중을 떠나 등장 인물들이 정교하게 구현 되어 있으며, 그들이 극중에서 맺고 있는 관계들이 단선적이지 않고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의 등장 인물들은 언뜻 보면 느와르 장르의 규칙에 충실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어 감에 따라 등장 인물들은 느와르 장르의 등장 인물 전범에서 조금씩 빗나간다. 예를 들자면 이야기의 중심 인물인 아일랜드 갱 톰은 냉정한 판단력을 갖춘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그렇게 냉정한 톰 이지만 자신과 내연의 관계에 있던 베르나의 남동생 버니를 죽여야 하는 상황에서는 분명 그를 살려두면 일이 잘못 될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살려준다. 그리고 그는 보스인 리오에게 한 없이 충성스러워 보이지만 리오의 정부 베르나와 관계를 갖는 이중적인 면을 갖고 있기도 하다. 톰은 느와르 장르에 등장하는 삐딱한 영웅의 면모를 갖추고 있는 동시에 배신자의 면모도 갖추고 있다. 이처럼 등장 인물들은 종잇장처럼 얄팍한 등장 인물이 아니라 책처럼 두툼하고 다면적이다. 이런 점은 극에서 비중이 떨어지는 버니나 에디에게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이런 정교하고 입체적인 등장 인물들이 서로 맺고 있는 관계가 서로가 서로에게 투명한 것이 아니라 어느 지점에서는 모호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무엇인가 감추고 있는 듯한 관계로 얽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