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귀신이 온다

Coldday 작성일 06.01.20 21: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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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내공 : 어중간


흑백톤의 화면. 꽤재재해보이는 등장 인물. 영화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영화가 몇 십년은 되보인다. 근데 만들어지긴 얼마 안 된다. 아마 감독이 의도적으로 이렇게 만들었으리라.

영화의 배경은 세계 2차 대전. 일본이 패망하기 직전이다. 조용한 마을의 평범한 농부에게 맡겨진 두 개의 포대가 사건의 발단이다. 반 협박으로 떠맡게 된 포대에는 일본군과 중국인 통역관이 들어있다. 이제부터 마을 사람들과 포로 아닌 포로 사이의 이상한 관계가 시작된다. 순하디 순한 마을 사람들은 죽지 않기 위해 포로들에게 잘 해주지만 이 놈의 일본인은 반대다. 자꾸 자기를 죽여달란다. 무사도 정신이라고? 말도 안 되는 소리. 어쨌든 이 둘 사이를 연결해주는 중국인 통역관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래도 기지는 있어서 무사히 잘 넘어간다.

영화의 초반부는 이런 둘의 관게를 코믹하고 그려낸다. 마을 사람들의 수다스러움과 어리숙함. 그리고 순박함. 거기에 더해져 통역관의 재밌는 통역. 이런 영화의 분위기는 중반을 지나 종반으로 가면서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다.

역사적 현장에 서있는 평범한 마을 사람들. 아무것도 모르고 총, 칼 앞에 겁먹은 주민들. 식민지 시대의 우리가 그랬고 중국 사람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어쨌든 이런 역사적 비극의 무대에 서게된 주민들과 주인공의 행동들은 일 제국주의에 대한 저항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과대 포장은 필요없다. 주인공의 행동에 큰 대의명분을 붙여도 좋겠지만 내가 볼 때 그럴 필요까진 없다. 아마 인간의 기본 심성에서 기인한게 아닌가 싶다.

꽤나 긴 시간동안 지루하게 영화가 흘러간다. 끝까지 밝혀지지 않는 의문과(근데 솔직히 별로 알고 싶지도 않다.) 복잡 미묘한 결말. 중국 감독 특유의 블랙 유머가 가미되어 가볍게 흘러가는 듯하면서 왠지 가슴 한 쪽이 무겁게 만드는 내용. 솔직히 나도 모르겠다. 이 영화를 마음에 들어하고 있는지 아닌지. 마지막 장면에 뭔가 탁 오긴 하는데 그 장면 때문에 2시간 가까이 이 영화를 봤다고 생각치 않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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